‘AI 대부’ 엔비디아 젠슨 황, 4년만의 중국行…주가는 사상 최고치

신경진 2024. 1. 2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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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상하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신년 행사장에서 젠슨 황(가운데) 최고경영자(CEO)가 동북 민속 복장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 웨이보 캡처

‘AI 대부’로 불리는 미국의 그래픽칩 제조사 엔비디아(Nvidia)의 최고 경영자 젠슨 황(黃仁勳·61)이 지난주 4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만 태생의 미국인 기업가 젠슨 황은 지난주 중국 베이징, 상하이, 선전 사무실을 방문했다.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지사의 연례행사에도 참가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엔 젠슨 황이 중국 동북 특유의 꽃무늬가 새겨진 붉은 조끼를 입고 민속춤을 추는 영상이 유포됐다. 젠슨 황이 중국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엔비디아 측은 “직원과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제로 코로나 방역이 풀린 지난해 6월 젠슨 황은 중국 텐센트·바이트댄스·샤오미·비야디·리샹 등의 고객사 경영진을 만나 현안을 이야기하고, 중국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려 무산됐다. 이번 중국 방문은 지난 2019년 12월 인공지능(AI) 행사에 참여한 뒤 4년 만이다. 4년 전 황 CEO는 쑤저우(蘇州)에서 연설을 통해 무인 운전, 게임, 의료 등 첨단 영역에서 엔비디아의 기술 진전 상황을 소개했다.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엔비디아 신년 행사장에서 젠슨 황(뒷줄 오른쪽에서 11번째) 최고경영자(CEO)가 현지 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웨이보 캡처

지난해 6월 황 CEO의 방중이 무산된 이유로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기술 경쟁 심화와 미·중간 긴장 고조에 따른 규제 과녁에 엔비디아가 정조준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젠슨 황의 이번 방중은 중국 시장에서 엔비디아 제품이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미 행정부는 첨단 반도체 칩의 중국 수출에 대한 제한을 강화했다. 엔비디아가 기존 제한에 맞춰 중국 고객을 위해 특별 설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중국 수출까지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매출의 약 20~25%를 차지했던 중국 시장이 이번 새로운 규정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 “대폭 감소”할 전망이라고 지난해 11월 밝혔다. 현재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 맞춤형 다운그레이드 제품을 개발 중이다. 다만 중국 고객과 미국의 규제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시장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열풍 영향으로 1년 만에 주가가 240% 폭등하며 시가총액 1조4700억 달러(1963조원)를 기록했다. 2001년 창사 이래 최대상승 폭이다.

최근 엔비디아가 개발 중인 중국 전용 칩은 최상위 모델인 H100GPU 대비 80% 수준의 성능으로 전해진다. 다만 낮은 성능에 비해 가격 인하 폭은 크지 않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대형 클라우드 업체가 엔비디아의 중국 맞춤형 AI 칩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올해 구매 계획은 기존 수량에 크게 미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은 주말인 20일 타이베이 야시장에서도 목격됐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날 밤 젠슨 황이 타이베이 닝샤 야시장에서 굴전과 빙수를 먹으며 시민들과 셀카를 찍는 등 특유의 친화력을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중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주 19일 하루 동안 엔비디아 주가는 또다시 4% 상승한 594.9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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