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서 다이빙하다 중상입은 고교생, 시 상대 2억 소송했지만…

계곡서 친구들과 함께 물놀이 즐기다 사고
바위에 가슴과 배, 강하게 부딪치며 췌장 파열

대구 팔공산 계곡에서 다이빙하다 크게 다친 고등학생이 대구시를 상대로 낸 2억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했다. 21일 대구지법 제23민사단독 박상인 부장판사는 팔공산 계곡에서 다이빙하다 다친 A군(18)이 관리청인 대구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2022년 7월 20일 오후 2시경 대구 동구 도학동 팔공산 자연공원 내 한 계곡에서 발생했다. 당시 A군은 이 계곡에서 친구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겼다. 그러던 중 A군은 다이빙을 하다가 수면 아래에 있던 바위에 가슴과 배를 강하게 부딪치면서 췌장이 파열되는 등 중상해를 입었다. 그는 119에 의해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같은 날 췌장 밑 비장 절제술을 받았다.

대구 팔공산 계곡에서 다이빙을 하다 크게 다친 고등학생이 대구시를 상대로 낸 2억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A군 측은 사고로 인해 입은 일실수입 및 치료비, 위자료를 포함해 대구시가 2억여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계곡은 물놀이 사고 발생 우려가 높기 때문에 대구시가 ‘다이빙 금지’ 표기를 하는 등 사고를 미리 막을 관리상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대구시가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의무'를 다했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취사, 수영, 야영을 할 수 없다'는 위험을 경고하는 현수막이 팔공산 공원 입구와 도로 등 여러 곳에 설치돼 있다면서 "원고가 사고지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현수막 내용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A군은 사고 당시 만 16세의 고등학교 2학년생으로 사고지점의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갖춘 나이였으며 하천 아래 다수의 바위가 있는 것도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사고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