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축구계 인종차별 잡는다… 인판티노 회장 “자동 몰수패해야”

이누리 2024. 1. 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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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이 잇따른 인종차별 사태에 '자동 몰수패'를 거론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22일(한국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팬에 의해 인종차별을 행사한 팀에 대한 경기 자동 몰수패 시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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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밀란의 골키퍼 마이크 메냥(왼쪽)이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프리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디네세와 AC 밀란의 세리에 A 경기에서 엔조 마레스카 심판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메냥은 전반전 도중 상대 팀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항의한 뒤 결국 경기장을 떠났다. AP뉴시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잇따른 인종차별 사태에 ‘자동 몰수패’를 거론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22일(한국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팬에 의해 인종차별을 행사한 팀에 대한 경기 자동 몰수패 시행을 촉구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일련의 사건들을 “완전히 혐오스럽고,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3단계 절차(경기 중단, 경기 재중단, 경기 포기)와 더불어 인종차별을 저지른 팬이 있는 팀에 대해 자동 몰수패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종차별주의자에 대한 전 세계 경기장 출입 금지와 형사 고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사건이 빈번하게 벌어진 데 따른 조치다. 지난 주말에만 유럽 프로축구 무대에서 두 차례나 관련 사례가 있었다. 두 사례 모두 피부가 검은 선수가 상대 팀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21일 이탈리아 세리에A에선 AC 밀란 골키퍼 마이크 메냥이 우디네세전 원정 경기 중 홈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프랑스 출신인 메냥은 카리브해에서 태어나 피부가 검다. 관중들은 메냥을 향해 원숭이 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참다 못한 메냥이 전반전 도중 심판에게 어필했고, 이 과정에서 동료들과 라커로 이동하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메냥은 “축구계에서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되지만 불행히도 수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며 “가해자들은 플랫폼의 익명성 속에서 집단으로 행동하기에 침묵한 관중들도 연루된다. 상황을 바꾸기 위해선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코벤트리 시티의 미드필더 케이시 팔머도 같은날 셰필드 원정 경기를 마친 후 “(경기장에서) 인종차별적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팔머 역시 잉글랜드 출신이지만 검은 피부를 가졌고, 메냥의 사례처럼 경기 도중 일부 관중들의 원숭이 흉내와 인종차별적 제스처에 시달렸다. 팔머는 자신의 SNS에 “인종차별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축구는 말할 것도 없고 세상에 설 자리가 없다”며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상황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한탄했다.

필드 위 인종차별이 하루이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슈퍼컵 우승을 이끈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비니시우스는 지난해 5월 경기 도중 자신에게 인종차별을 한 관중들과 설전을 벌이다 상대 팀 선수들과도 충돌해 결국 퇴장 조치됐다. 경기 후 비니시우스는 “라리가에서는 인종차별이 일상화됐다”며 고발했다. 그에 대한 연대 물결이 거세지자 FIFA는 인종차별에 대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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