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거란 전쟁’ 지승현의 ‘이유 있는’ 전성기 [D:인터뷰]
배우 지승현이 ‘고려 거란 전쟁’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고려 거란 전쟁’에서 장군 양규의 활약을 무게감 있게 소화해 내며 ‘지승현을 다시 봤다’라는 열띤 반응을 끌어낸 것이다. 그러나 지승현은 큰 주목에 반가워하기보다는 양규를 알리고, 앞으로 연기를 해나갈 원동력을 얻은 것 같아 감사했다.
지승현은 현재 방송 중인 KBS2 대하 사극 ‘고려 거란 전쟁’에서 양규 장군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났다. 잘 알려진 영웅은 아니었지만, ‘흥화진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이후 철군하는 거란군 앞을 막아서며 결국 온몸에 화살을 맞고 장렬하게 전사하는 과정이 담기며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고려의 숨은 영웅 양규 장군이 각광을 받는 동시에, 이를 무게감 있게 연기해 낸 지승현을 향한 호응도 쏟아졌다. 양규 장군의 전사와 함께 ‘고려 거란 전쟁’에서 하차했지만, ‘배우 지승현이 새롭게 태어난 날’이라는 극찬까지 받으며 데뷔 이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양규 장군의 마지막 죽음을 맞이할 때, 마지막 촬영 날이 나의 생일이었다. ‘양규가 죽고, 지승현이 태어나는 날’이라고 해 주시더라. 장군이 전사하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오늘처럼 눈이 왔다. 며칠 후 다른 장소에서 시신을 옮기는 장면에선 눈이 펑펑 내렸다고 하시더라. ‘양규 장군님이 날씨를 맞춰 주셨다’라고 우리끼리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날 잘 알리라’는 의도가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봤다.”
남다른 각오로 임했던 작품인 만큼, 시청자들의 반응에 더욱 감사했다. ‘배우 지승현’을 향한 관심도 물론 감사했지만, 양규 장군을 제대로 알리게 된 것 같아 다행인 마음이 더 컸다. 남은 사료가 많지 않아 파악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자료를 ‘고려 거란 전쟁’으로 채운 것 같아 만족했다.
“현종이 직접 (양규 장군의) 가족들에게 편지도 쓰셨더라. ‘정말 훌륭한 정치가였고, 지략가였고, 아버지였다’고. ‘평생 쌀을 하사할 것이다’, 이런 걸 직접 쓰셨다고 하시더라. 그 정도로 추앙을 받은 인물이었던 거다. 조선 세조 시대 때는 양규 장군을 포함한 여러 고려 장군들을 모시는 사당을 지으려고 계획을 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었다. 지금 이순신 장군처럼, 그렇게 추앙을 받던 인물이었는데 그 후 몇백 년 동안에는 그러지 못한 시기가 있었던 것이다. 다시 알린 것 같아 좋았다.”
지승현은 양규 장군에 쏟아진 관심에 대해 “감독님, 스태프들 덕분”이라고 제작진에 공을 돌렸다. 물론 고증을 바탕으로, 전쟁 씬을 스펙터클하게 구현해 내며 젊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한 것은 사실이다. 이를 통해 각종 명장면을 만들어내고, 이것이 SNS상에서 공유가 되면서 시너지가 확대되기도 했던 것이다.
“명장면이 주로 전쟁 씬에서 많이 나왔다. 감독님께 ‘연신님’이라고 불렀었다. 연출의 신이라고. 이 외에도, 촬신(촬영의 신), 조신(조명의 신) 등 모든 신들이 다 계셨다. 정말 믿고 움직일 수 있었다. 흥화진 전투 때부터 구현을 너무 잘해주셨다. 연출, 편집, CG 같은 기술적인 부분이 모두 어우러져서 시청자들에게 잘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양규 장군이 정말 말도 안 되는 업적들을 이루셨다. 40만 대군을 3만명으로 버텨내기도 하고. 전쟁학자들은 ‘이건 말도 안 되는 게임’이라고 할 정도라고 하더라. 양규라는 인물 자체가 너무 멋지게 그려진 것 같다. 내가 양규 장군의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이걸 잘해서 꼭 알리겠다고 했었는데, 그렇게 돼서 너무 좋다.”
활의 종류, 잡는 방법까지 신경을 쓰며 ‘디테일’도 채워 나갔다. 양규 장군의 업적과 촬영, 편집, CG 등의 조화로 주목을 받은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한 지승현이지만,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또 이를 체득하기 위해 연습을 반복한 그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빛을 발하진 못했을 것이다.

“제작진이 국궁 선생님을 바로 붙여주셨다. 승마도 필요했다. 배우들 대부분이 승마를 해야 했지만, 양규 장군의 옆에는 ‘정말 잘 타야 함’이라고 쓰여 있었다. 달리면서 활을 쏘고, 이런 것도 굉장히 많이 연습했다. 총을 장전하는 것처럼, 활시위를 걸 때 빠르게 할 수 있게끔 활을 차와 집에 가지고 다니면서 연습했다. 단순히 흉내를 내는 게 아니라, 정말 훈련된 것처럼 보여드리고 싶어서 연습을 많이 했었다.”
그간 쌓아온 그의 내공 또한 양규의 묵직함을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처음 도전하는 대하 사극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안정적인 모습으로 고려의 영웅이 가진 무게감을 제대로 표현해 낸 것은 오롯이 그의 몫이었던 것이다.
“영화 ‘바람’ 찍고 나서도 많이 안 불러주셨다. 지금은 목소리가 좋다고 하지만, 친구 역할을 할 때 목소리가 너무 무겁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목소리를 왜 그렇게 까냐고 하신 분도 있다. 주눅이 든 적도 많았다. 그래서 단역을 굉장히 많이 경험했다. 그게 자양분이 되는 것 같다. 경찰도 해보고, 양아치도 해보고. 가다가 주인공과 부딪혀서 넘어지는 역할도 했었다. 안 해본 역할이 정말 없을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지금의 유연함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연인’에 이어 ‘고려 거란 전쟁’까지. 연이어 사극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렇다고 비슷한 도전으로 인기를 이어갈 생각은 없었다. 다시 새로운 도전을 통해 안주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그에게서 ‘롱런’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다음 작품은 현대극으로 하려고요. 제가 그렇지 않아도 센 역할을 많이 했었다. 벗어나고 싶어서 로코도 해보고, 웹드라마도 했었다. 아직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은 물론 아니다. 주시는 걸 다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비슷한 걸 하다 보면 관성으로 연기를 하게 된다. 당연히 마음을 다해서 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이 들어가더라. 그러면 나태해질 것 같다. 비슷한 건 지양하고 싶기도 하고. 다양하고, 폭넓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다. 사극 2편도 연속으로 할 생각은 없었다. 변주를 해보고 싶은 게 꿈이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中·필리핀, 남중국해 영유권 놓고 한판 붙나
- 송영길, 옥중 창당선언…"반(反) 윤석열·한동훈 연합 추진"
- 말레이시아 탈락, 한국 16강 상대 일본? 사우디??
- 尹행사장 퇴장 사건에 '전과 5범' 이력도 재조명…강성희 진보당 의원 [뉴스속인물]
- 로또1103회당첨번호 '10·12·29·31·40·44'…1등 당첨지역 어디?
- 국민의힘 "노란봉투법 후폭풍 현실화" vs 민주당 "낡은 인식 규탄"
- 김관영은 제명, 전재수는 무조치…野 "민주당 친명횡재·비명횡사 재방송"
- 민주당, 충북지사 후보로 신용한 선출…결선 투표서 승리
- 미국도 매료시킨 K-문학…‘장벽’ 허물어진 지금, 필요한 노력
- "승리 빼앗겼다"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 KOVO에 공식 이의 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