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타·애플 '밀리면 죽는다'…AI기술 집약체 'XR' 협력사 몸값 ↑
XR기기 스마트폰만큼 대중화 기대…IT업계 새 먹거리
'제2의 리노공업' 꿈꾸는 부품주 찾기 열풍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확장현실(XR) 기기가 '제2의 스마트폰'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메타 등이 X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인터플렉스와 뉴프렉스 등 XR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온디바이스 AI와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AI 반도체 신기술 관련주가 지난해 말부터 주목받은 데 이어 AI 기술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할 새로운 단말기 부품업체가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전 인터플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0% 가까이 오르며 1만8000원 선을 웃돌고 있다. 지난 19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데 이어 급등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뉴프렉스도 13% 이상 상승하고 있다. 리노공업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이 3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XR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는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스앤드마켓스에 따르면 XR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1억달러(약 53조5000억원)에서 2028년에는 1115억달러(약 148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평균 성장률은 22.7%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X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퀄컴은 삼성전자와 구글이 함께 만드는 XR 기기에 들어갈 칩을 공개했다. 기존보다 세밀한 VR 및 MR 경험을 제공하는 ‘스냅드래곤 XR2+ 2세대’ 플랫폼을 활용해 XR 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냅드래곤 XR2+ 2세대를 탑재한 기기는 온디바이스 AI를 지원하는 12대 이상의 동시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이나 주변 환경을 추적한다. 삼성과 구글의 XR 제품이 나오면 애플의 비전 프로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XR 분야에서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이매진을 인수했다. 이매진이 확보한 '다이렉트 패터닝(dPd)' 기술은 마이크로 LED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기기 부피를 줄이고 배터리 수명을 늘리면서도 XR을 구현할 수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애플이 비전프로(MR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며 "관련 생태계가 확장하면서 신규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도 3분기 전후로 새로운 XR기기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터플렉스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은 XR 구현 프로그램 'UEVR' 효과로 XR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UEVR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기반 PC·콘솔 게임을 무료로 XR로 구현하는 프로그램이다. PC와 콘솔 게임 속 세상을 직접 들어간 것과 같은 몰입감을 소비자에게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UEVR을 통해 XR로 제공되지 않던 1000여개 게임이 XR 게임으로 변환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UEVR은 단기간에 게이머의 XR 시장 유입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XR 및 S24 울트라향 생산 확대를 통한 믹스 개선을 반영해 올해 뉴프렉스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AI 기술 발달은 XR 기기의 효용성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준다. 생성형 AI 챗GPT를 탑재한 솔로스테크놀로지의 ‘에어고3’는 오디오와 텍스트 형식으로 실시간으로 통번역한다. 중국 가전업체 TCL은 자사 AI를 탑재한 레이네오X2라이트를 내놨다. 넷플릭스 CES에 전용 부스를 마련, 헤드셋을 활용해 즐길 수 있는 자사의 몰입형 콘텐츠를 소개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XR기기 출하량은 2022년 1800만대서 2025년 1억1000만대, 2030년 10억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폰만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XR기기 시장의 경우 올해부터 애플과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 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성장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신규 애플리케이션(앱)용 단말기 소켓 수요가 늘어나면서 리노공업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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