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일본도 없다…최종전 앞두고 16강 조기 확정 ‘5개 팀뿐’ [아시안컵]
김명석 2024. 1. 22. 10:41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가 이제 최종전만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팀은 5개 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한국과 일본은 최종전까지 치른 뒤에야 16강 운명이 결정돼 자존심을 잔뜩 구기게 됐다.
24개 팀이 6개 조로 나뉘어 치르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는 키르기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의 F조 경기를 끝으로 모든 팀의 2차전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제 조별리그는 6개 조가 순차적으로 최종전을 치러 16강 진출 팀을 최종 결정한다. 각 조 1, 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도 16강 진출권을 얻는다.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한 팀은 모두 5개 팀이다.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A조)를 비롯해 호주(B조) 이란(C조) 이라크(D조) 사우디아라비아(F조)가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이 가운데 카타르와 이라크는 각각 조 1위까지 모두 확정됐다. 이라크를 제외하면 다른 4개 팀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들인데, 이변 없이 16강을 확정했다.
반면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한국과 일본은 16강 조기 확정에 실패했다. 한국이 속한 E조는 유일하게 16강 확정 팀이 안 나온 조다. 요르단과 한국이 나란히 승점 4(1승 1무), 바레인이 승점 3(1승 1패)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한국은 요르단전 무승부로 16강 조기 확정은 물론 경고 변수를 지우는 데도 실패, 대회 구상이 완전히 꼬였다. 한국은 오는 25일 최약체 말레이시아와 격돌하는데, 이 경기 결과와 같은 시각 열리는 바레인-요르단전 결과에 따라 조 1위부터 3위까지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큰 이변이 없다면 한국은 16강에서 일본 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게 된다. 각각 조 1위,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을 경우 대진이다. D조의 일본 역시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라크에 1-2 충격패를 당하는 바람에 자존심에 상처가 났다. 일본의 조 1위 등극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대회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결승 한일전 대신 16강 한일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카타르(승점 6)가 조 1위까지 확정한 A조는 중국(승점 2)의 16강 진출 여부에 가장 관심이 쏠린다. 조 2위인 중국은 하필이면 개최국 카타르와 최종전에서 격돌한다. 카타르의 로테이션 가능성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홈 이점이 명확한 팀이라 중국 입장에선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 중국은 카타르를 이기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르지만, 무승부 이하에 그치면 탈락 그림자가 드리운다. 맞대결을 앞둔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이상 승점 1)은 중국의 카타르전 무승부 이하를 전제로 승리 팀이 16강으로 간다.
B조는 호주(승점 6)의 16강 확정 속 우즈베키스탄(승점 4)이 남은 16강행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호주와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를 확정한다. 만약 호주에 덜미를 잡히면 같은 시각 시리아(승점 1)가 최약체 인도(승점 0)에 몇 골 차로 승리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우즈베키스탄과 시리아는 상대전적이 무승부라 조별리그 전체 성적을 따지는데, 우즈베키스탄은 득실차가 +3, 시리아는 –1이다.
이란(승점 6)이 16강을 확정한 C조 역시 사실상 아랍에미리트(UAE·승점 4)의 16강 진출이 유력하다. 이란과 최종전을 펼치는 UAE는 무승부만 거둬도 2위로 16강이 가능하다. UAE가 지더라도 팔레스타인(승점 1)이 홍콩(승점 0)에 대승을 거둬야만 순위가 역전된다. UAE의 현재 득실차는 +2, 팔레스타인은 –3으로 격차가 크다. 최하위 홍콩 역시 16강 직행은 아니더라도 3위를 통한 16강 가능성이 열려 있다.
D조는 이라크(승점 6)가 1위와 16강을 확정한 가운데,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나란히 승점 3을 안은 채 최종전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조 2위로 16강으로 향하게 된다. 무승부가 나오면 일본이 조 2위, 인도네시아가 3위로 조별리그를 마친다. 득실차에서 일본이 +1, 인도네시아가 –1로 순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도네시아가 승리하면 일본은 조 3위로 떨어져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야 한다.
E조는 아무래도 한국(승점 4)이 가장 유리하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최약체 말레이시아(승점 0)와 최종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 16강이 확정된다. 이기면 요르단(승점 4)-바레인(승점 3)전 결과에 따라 조 1위까지 오를 수 있지만, 반대로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덜미를 잡히면 3위로 떨어질 수도 있다. 맞대결을 펼치는 요르단과 바레인은 승리 팀이 16강으로 향하고, 무승부가 나오면 요르단이 16강 진출권을 획득한다. E조는 모든 경기가 끝난 뒤에야 순위가 최종 확정된다.
마지막 F조 역시 앞선 다른 조들과 비슷하다. 사우디아라비아(승점 6)가 16강을 확정한 가운데 그 뒤를 잇는 태국(승점 4)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이 확정된다. 만약 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지고, 오만(승점 1)이 키르기스스탄(승점 0)을 이기면 승점 동률을 이루지만 태국이 +2, 오만이 –1인 득실차를 뒤집는 스코어가 나와야 한다.
특히 F조 2위가 누가 되느냐는 한국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조 2위로 통과하면 F조 1위와 16강 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하지만, 만약 태국이 최종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으면 태국이 16강 상대가 될 수도 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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