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회사채 시장 불타네…1530억 달러 채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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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회사채 시장이 30년 만에 최대 '불장'을 보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를 인용해 미국 투자등급 기업들이 이번 달 1530억달러(약 204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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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자 비용 낮추려 채권 발행 서둘러
투자자, 금리 인하 전 장기 수익률 확보
미국 회사채 시장이 30년 만에 최대 '불장'을 보내고 있다. 올해 채권 발행 규모는 이미 1500억달러를 넘어섰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를 인용해 미국 투자등급 기업들이 이번 달 1530억달러(약 204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1990년 이후 최고치다.
차입금의 3분의 2 이상은 은행과 LSEG가 금융기관으로 분류한 기업에서 이뤄졌다. JP모건, 웰스파고, 모건스탠리는 각각 85억달러(약 11조3535억원), 80억달러(약 10조6856억원), 67억5000만달러(약 9조160억원)를 조달했다. 비금융 기업으로는 에너지 그룹인 에너지 트랜스퍼가 30억달러(약 4조71억원), 천연가스 생산업체 EQT가 7억5000만달러(약 1조18억원), 통신사 T모바일이 30억달러(4조50억원), 캐나다 리버티 유틸리티가 8억5000만달러(약 1조1353억원) 회사채를 발행했다.
기업들은 이자 비용을 낮추기 위해 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투자자들은 올해 말 미국이 금리 인하를 본격화하기 전에 채권을 사들이려고 하고 있다. 양쪽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리처드 조게브 시티그룹 글로벌 부채 자본시장 책임자는 "시장이 불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를 앞두고) 장기 수익률을 확보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조게브 책임자는 특히 은행의 채권 발행 수요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은행의 규제 자본 요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가장 큰 요인은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한 뒤 많은 금융기관이 채권 발행 계획을 연기하며 수요가 억눌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마무리했다는 신호를 보낸 뒤 급등했던 기업 차입 비용은 최근 다시 떨어지고 있다. 미국 투자 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연 5.34%다. 지난해 말보다는 높지만, 연 6%대였던 11월 중순보다 낮다.
ICE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지수에 따르면 미국 국채 수익률 비용 대비 회사채 수익률 간 스프레드(격차)는 1.01%포인트로 줄었다. 이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트 브릴 인베스코 픽스 인컴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불과 몇 달 전보다 지금 대출하는 것이 훨씬 저렴해졌다"고 말했다.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지만, 기업들이 추가 하락을 기다리기보다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다는 분석도 있다. 모린 오코너 웰스파고 글로벌 고등급 채권 신디케이트 책임자는 "모두가 연착륙 가능성에 동의하지만,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는 촉매제가 있다는 것도 신경 쓰이는 요소"라고 말했다. 한 은행 고위 임원은 "재무 담당자가 10~15bp(1bp=0.01%포인트)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고 해고되는 일은 없지만, 자금을 제때 조달하지 않았는데 시장이 침체하게 되면 해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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