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00억' 몸값 평가 류현진, 샌디에이고 이어 마이애미행 가능성 제기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마이애미 말린스로 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몸값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마이애미 팬 매체 '말린 마니악'은 22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가 류현진을 영입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류현진 영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말린 마니악'은 "류현진은 지난 10년 동안 내셔널리그 올스타였고 사이영상 후보에도 올랐다"며 "류현진을 영입할 수 있다면 단기 계약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류현진은 2023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커리어 통산 두 번째로 FA(자유계약) 선수가 됐다. 2020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맺었던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74억원)의 계약이 종료된 가운데 4년 전에 이어 또 한 번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토론토는 예상외로 류현진을 적극적으로 붙잡지 않았다.
류현진은 2022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으면서 커리어 최대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1년간 피나는 재활 과정을 이겨낸 뒤 지난해 8월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빠르게 기량을 회복했다. 류현진은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이라는 충분히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토론토가 정규리그 막판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승리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데는 류현진의 기여도가 적지 않았다.
류현진은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줄어든 직구 스피드와 구위를 보여줬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유의 안정된 제구력, 다양한 변화구 구사, 뛰어난 게임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빅리그 베테랑 선발투수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류현진은 다만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엔트리 26명에 류현진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토론토가 미네소타 트윈스에게 2연패로 무릎을 꿇으면서 류현진은 추가 등판 없이 2023 시즌을 마감했다.
류현진은 1987년생으로 올해 만 37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기량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선발투수의 가치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최근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의 기류를 놓고 봤을 때 무난하게 새 둥지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도 지난해 11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단장 회의에서 류현진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빅리그 팀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관람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에이전트에게 모든 걸 맡겼다는 입장이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류현진의 행선지가 미궁에 빠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계약 소식은 새해에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선발진 보강이 필요했던 뉴욕 메츠와 강력하게 연결되기도 했지만 메츠는 류현진이 아닌 1992년생 좌완 숀 머나이아를 영입했다. 숀 머나이아는 메츠와 계약기간 2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8억 48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최근 미국 매체 '블리처 리포트'가 '이마나가 쇼타, 마커스 스트로먼의 계약에 따른 선발 FA 시장 재설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류현진의 토론토 잔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토론토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선발진 보강을 위해 류현진에게 접근할 수 있는 추측 보도를 내놨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베테랑 좌완투수 류현진은 토미존 서저리 수술 후 돌아온 2023 시즌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채점 3.58의 성적을 기록했다"며 "류현진은 여전히 유능한 선발투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발 로테이션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또 "류현진은 베테랑으로서 많은 경험을 가져다 줄 것이고 샌디에이고가 탐낼 수 있는 부분"이라며 "류현진이 예전 같은 (전성기) 투수는 아니지만 샌디에이고 선발 로테이션의 뒷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을 영입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남은 겨울 동안 류현진의 이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마이애미 말린스도 류현진과의 계약 가능성이 나왔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지난해 정규리그 84승 78패, 승률 0.519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에 올랐다. 같은 지구 소속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104승 58패, 승률 0.642)와 필라델피아 필리스(90승 72패, 승률 0.556)에 크게 밀리기는 했지만 와일드카드 2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전형적인 스몰 마켓팀으로 대형 투자는 쉽지 않은 팀이지만 스토브리그 마운드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2022 시즌 32경기 228⅔이닝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했던 에이스 샌디 알칸타라가 지난 시즌 막판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마운드에 큰 공백이 생겼다.
'말린 마니악'은 "류현진은 내구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샌디 알칸타라를 1년 동안 대체할 수 있는 거래가 성사된다면 마이애미와 류현진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며 "류현진은 2018, 2019, 2020 시즌 2점대 평귡자책점을 기록했고 이후 평균적으로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부상 복귀 시즌 평균자책점 3.46은 류현진이 LA 다저스 시절과 같은 보수를 받을 가치가 있다고 설득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말린 매니악'은 다만 류현진이 1년 단기 계약이라면 1500만 달러(약 200억 25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마이애미가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애미는 지난해 1986년생 우완 자니 쿠에토와 1년 보장액 850만 달러(약 113억 5400만 원)에 계약한 바 있다. 쿠에토는 2022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25경기 158⅓이닝 8승 10패 평균자책점 3.35의 성적을 기록한 뒤 2023 시즌 마이애미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13경기 52⅓이닝 1승 4패 평균자책점 6.02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재계약에 실패했다.
류현진의 경우 쿠에토보다 전년도 성적이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긁어볼 가치가 있는 복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다음달 중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 시작 전 새 둥지를 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류현진이 만약 메이저리그 구단과 새 계약을 따내지 못한다면 선택지는 KBO리그 복귀다. 류현진은 FA가 아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리그로 나갔기 때문에 KBO리그 규약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올 경우 친정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한 이후 2012년까지 7시즌 동안 KBO리그 누적 성적 190경기 1269이닝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 1238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류현진은 2012 시즌 종료 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로 진출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LA 다저스는 류현진에게 포스팅 이적료 2573만 7737달러(약 331억 3733만 원)와 류현진에게 첫 6년간 총액 3600만 달러(약 463억 5000만 원)의 거액을 안겨줬다.
류현진은 빅리그 입성 초기 다저스가 오버 페이를 했다는 미국 언론의 우려를 비웃는 활약을 펼쳤다. 2013 시즌 30경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순조롭게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했다.
2014 시즌 26경기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 2017 시즌 25경기 5승 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7, 2018 시즌 15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 2019 시즌 29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류현진은 2020 시즌을 앞두고 커리어 첫 FA 자격을 획득, 시장에서 평가를 받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4년 8000만 달러를 베팅해 코리안 몬스터를 품었다.
류현진은 2020 시즌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했다. 당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단축 시즌으로 치러지기는 했지만 토론토가 기대했던 에이스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류현진은 2021 시즌 31경기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로 주춤했다.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부상 없이 풀타임을 치른 정규리그 평균자책점이 4점대를 넘어선 건 처음이었다.
류현진은 2022 시즌 반등을 다짐하고 의욕적으로 준비했지만 커리어 두 번째 팔꿈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와 잦은 부상 경력 탓에 류현진의 재기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쓰러지지 않았다. 2023 시즌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준수한 성적을 찍었다. 부상 복귀 첫 시즌 6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특유의 안정적인 게임 운영 능력도 여전하다는 걸 보여줬다.
사진=AP, AFP/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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