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조용히 보낸 바이든…재선 '빨간 불'에 고심

하수영 2024. 1. 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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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로 향하는 헬리콥터를 타기 위해 델라웨어주 뉴캐슬에 있는 델라웨어주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조용하게 보냈다. 재선 도전에 나선 만큼 지난 3년간의 업적을 과시할 수도 있었겠지만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낮은 지지율 등 온갖 악재가 겹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을 아내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델라웨어주 러호버스 해변의 별장에서 보냈다.

토요일이기는 했지만 공식 일정은 없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에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귀가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월 20일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주년 당일인 지난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오늘은 카멀라 해리스(부통령)와 내가 취임 선서를 한 지 3년 된 날로 그동안 우리는 힘들게 일하는 미국인을 위해 매일매일을 싸워왔다"고 밝혔다.

이어 "처방약 가격 상한과 역사적인 기반시설 투자부터 의료 서비스를 더 저렴하게 만들고 학자금 대출 1300억달러를 탕감하는 것까지 우리는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 일을 마무리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선 캠페인에 기부하는 사이트 링크를 올리고서 "카멀라와 내가 승리해서 백악관에서 4년 더 있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백악관은 코로나19 방역, 인프라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기후변화 대응, 중국과 펜타닐 대응 협력, 민주주의 강화, 동맹 복원, 총기 규제 등 행정부 성과를 홍보하는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그러나 이처럼 업적을 선전해도 유권자들로부터 열띤 반응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국정운영 지지율 때문이다.

최근엔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에 기여한 흑인 유권자들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 대열에서 이탈하는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집토끼'마저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 경선 압승에 이어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지 선언까지 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미국을 둘러싼 국제 환경도 녹록지 않다.

다음 달이면 2년이 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 내 추가 지원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고, 다수 민간인 피해에도 이스라엘을 계속 지지하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아랍계 미국인과 젊은 지지자들의 반발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대선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트럼프와 맞대결로 규정하며 민주·진보 유권자를 결집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또 2022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 요인으로 꼽히며 11월 대선에서도 최대 정책 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큰 낙태 문제를 적극 부각하려는 태세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낙태를 헌법 권리로 규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 51주년(1월 22일)을 맞아 오는 23일 버지니아주에서 열리는 집회에서 낙태권 보호 문제에 대해 발언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측이 낙태권을 개인의 자유 문제로 부각해 힘 빠진 지지 기반을 활성화하고 무소속 유권자들을 진영으로 끌고 오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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