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호흡이 중요" 고우석 연착륙 키워드, 피치 클록

배중현 2024. 1. 2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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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0811="">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한 투수 고우석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피치 클록(pitch clock).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연착륙 여부를 좌우할 핵심 키워드다.

MLB는 지난해 피치 클록을 도입했다. 투수들은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이내 투구를 마쳐야 했다. 타자는 피치 클록 종료 8초 전까지 타석에 들어서야 했다. 투수가 규정을 위반하면 볼 1개, 타자가 어기면 스트라이크 1개가 자동 선언됐다. MLB는 경기 시간을 24분(3시간 4분→2시간 40분)이나 줄여 '스피드 업'을 외친 1차 목표는 달성했다. 하지만 투구와 타격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정, 경기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투구 템포가 긴 투수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표적인 선수가 알렉스 베시아(LA 다저스)다. 다저스 핵심 왼손 불펜인 베시아는 2022년 깜짝 활약(63경기, 평균자책점 2.15)을 펼쳤다. 그런데 피치 클록이 적용된 지난해 성적(56경기, 평균자책점 4.35)이 크게 악화했다. 개막 후 6월까지 평균자책점이 7.58에 이를 정도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베시아는 2022년 주자가 없을 때 24.5초, 주자가 있을 때는 27.5초에 투구를 마쳤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경기 중 피치 클록이 움직이는 모습. 게티이미지


피치 클록 때문에 투구 시간을 대폭 줄여야 했던 그는 "좋지 않았다. (마운드 위에서) 서두르는 느낌(really rushed)이 들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앤드류 벨라티(필라델피아 필리스) AJ 민터(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카일 피네건(워싱턴 내셔널스) 같은 불펜 투수들도 피치 클록 적응에 진땀 뺐다.

지난 4일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고우석은 피치 클록 경험 없이 미국 땅을 밟게 됐다. KBO리그는 2024년부터 피치 클록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고우석의 행보와 엇갈렸다. 마이너리그부터 피치 클록을 연습한 현지 투수와 비교하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고우석을 지도한 김경태 LG 투수 코치는 "불펜 투수들은 (중요한 순간) 이닝을 소화하니까 긴장을 많이 한다. 호흡이 중요한데 (피치 클록 때문에) 호흡이 가빠지면 투구 밸런스가 불규칙해질 수 있다"며 "고우석의 투구 속도는 느린 편도 아니지만 빠른 편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우석의 약점은 제구다. KBO리그 구원왕에 오른 2022년 9이닝당 볼넷이 3.12개. 지난해에는 4.50개였다. 불같은 강속구로 많은 삼진을 잡아내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가 볼넷이었다. 투구 템포를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피치 클록 때문에 제구가 더 흔들릴 수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제구는 하루아침에 좋아지는 게 아니다. MLB 스타일이 제구로 싸우는 건 아니지 않냐"며 "(기존에 던진 커브 외에) 스플리터 하나만 장착하면 고우석은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염 감독은 "(피치 클록에 적응하려면) 밸런스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급해진다"며 "우석이는 (변화를 주더라도) 금방 적응할 수 있는 투구 메카닉을 갖고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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