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없이 '충격패'...케인은 또 무관인가, 뮌헨 홈에서 브레멘에 0-1 패배

김환 기자 2024. 1. 2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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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리그 우승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홈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경기에서 충격패를 당했다.

뮌헨은 2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브레멘과의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8라운드에서 0-1 패배를 당했다.

이 패배로 뮌헨은 리그 선두인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승점 차를 좁히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뮌헨과 브레멘의 경기보다 앞서 열린 RB 라이프치히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피에로 인카피에의 극장 결승골에 힘입어 3-2 승리를 거뒀다. 리그 선두 자리와 무패 기록을 모두 유지한 레버쿠젠이다.

현재 레버쿠젠은 승점 48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브레멘전에서 승점을 얻지 못한 뮌헨의 승점은 41점이다. 아직 뮌헨이 한 경기를 덜 치르기는 했으나, 7점 차를 따라잡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승리를 자신하던 브레멘전과 같은 결과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도 보장할 수 없다.

뮌헨이 브레멘전에서 전력을 아낀 것도 아니었다. 뮌헨은 해리 케인을 최전방에 내세웠고, 2선에 르로이 사네, 자말 무시알라, 킹슬리 코망을 배치해 케인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겼다. 3선에는 하파엘 게헤이루와 요슈아 키미히가 섰다. 수비진은 알폰소 데이비스, 마테이스 더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 그리고 콘라트 라이머가 구성했다.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뮌헨은 초반부터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공격에서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최전방의 케인과 그 뒤를 받치는 무시알라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시즌 뮌헨은 케인에게 득점을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케인이 터지지 않자 득점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브레멘은 확실한 역습 한 방으로 뮌헨을 공략했다. 전반 24분 뮌헨의 공격을 막아낸 뒤 빠른 역습을 시도한 브레멘은 미첼 바이저의 슈팅으로 뮌헨 골문을 위협했다. 바이저의 슈팅은 데이비스에게 맞고 굴절돼 뮌헨 골문으로 향했다. 노이어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뮌헨은 비교적 이른 시간 브레멘에 선제골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브레멘의 역습은 매서웠다. 브레멘은 전반 25분 다시 한번 역습을 시도했고, 이번에는 뮌헨의 골망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 저스틴 은진마가 공을 몰고 뮌헨 수비진을 휘저었다. 드리블 돌파에 성공한 은진마는 정교한 오른발 슈팅으로 뮌헨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앞선 상황에서 파울이 범해졌다는 판정이 내려졌고, 은진마의 득점은 취소됐다. 뮌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유의미한 공격 없이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는 점은 부정적이었다. 

결국 뮌헨은 후반전 들어 브레멘에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14분 브레멘이 후방에서 긴 패스를 시도해 뮌헨 수비를 허물었고, 바이저가 박스 안 오른편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 뮌헨 골문에 꽂혔다. 뮌헨은 실점 이후 키미히, 게헤이루, 데이비스를 불러들이고 마티스 텔, 레온 고레츠카, 그리고 토마스 뮐러를 한꺼번에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하지만 뮌헨의 교체카드는 실패했다. 텔, 고레츠카, 뮐러 모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뮌헨은 홈에서 열린 브레멘과의 경기에서 0-1 충격패를 당하며 우승 경쟁에서 더욱 멀어졌다. 브레멘이 뮌헨과의 경기 전 하위권에 머무르는 팀이었기 때문에 이번 패배의 충격은 더욱 컸다.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 기록에 의하면 뮌헨은 이번 경기에서 6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2회의 슈팅 중 7회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한 개의 빅 찬스가 있었지만 이를 득점으로 살리지 못하며 무산됐다. 코너킥도 무려 10회로 브레멘(2회)에 비해 더 많은 세트피스 찬스를 챙겼으나 득점은 없었다.

주포인 케인도 부진했다. 케인은 슈팅 3회 중 유효슈팅 1회 성공, 터치 23회, 패스 성공률 83%, 지상 경합 성공 0회(1회 시도), 공중 경합 성공 1회(2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폿몹'은 케인에게 뮌헨 선수들 중 가장 낮은 평점인 6점을 줬다. 하지만 득점이 필요했던 뮌헨은 케인을 경기 도중 빼지 않았고, 케인을 풀타임을 소화했다.

물론 아직 리그 우승 경쟁이 끝났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 경기 한 경기가 우승 경쟁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번 패배는 뮌헨에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레버쿠젠이 개막 이후 18경기에서 15승 3무를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에 뮌헨 입장에서는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한 게 부정적이다.


여전히 뮌헨에 기회는 있다. 다만 뮌헨은 앞으로 있을 경기 대부분에서 승리하면서 레버쿠젠이 미끄러지길 바라야 한다.

이번 패배로 케인의 무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토트넘 홋스퍼 시절부터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꼽혔던 케인의 유일한 단점, 혹은 아쉬운 점은 트로피가 한 개도 없는 그의 커리어였다. 케인은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반면 팀 커리어를 통틀어 단 한 차례도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없는 선수다.

우승과 가까워진 적은 있었다. 토트넘 시절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아래에서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PL) 준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을 때다. 그러나 토트넘은 이후 우승에 가까워진 적이 없었다. 사실상 케인이 토트넘에서 우승을 차지할 마지막 기회였던 셈이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황금 세대로 불리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이지만, 정작 국제 대회 우승 기록은 자국에서 열린 196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멈춰 있다. 케인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지난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또다시 우승에 실패했다.

우승은 케인이 뮌헨 이적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뮌헨에 오면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판단 때문. 뮌헨은 속된 말로 우승을 '밥 먹듯이' 차지할 정도로 매 시즌 우승에 가까운 팀이다. 분데스리가 최다 우승에 빛나는 뮌헨은 지난 2012-13시즌부터 2022-23시즌까지 한 차례도 리그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직전 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우승을 내줄 수도 있었지만, 시즌 막바지 뒤집기에 성공해 리그 11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뮌헨은 시즌 개막에 앞서 열린 DFL-슈퍼컵에서 라이프치히에 0-3 대패를 당하며 준우승으로 시즌을 시작하더니, DFB 포칼에서는 전력 차에서 한참 차이가 있는 자르브뤼켄을 상대로 1-2 패배해 대회에서 탈락했다. 여기에 리그에서는 사비 알론소 감독 체제에서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레버쿠젠에 밀리는 중이다.

현재 흐름이 지속된다면 케인은 토트넘에 이어 뮌헨에서도 무관을 깰 수 없게 된다. 우승을 하기 위해 뮌헨에 왔지만 우승을 하지 못하는 건 케인이 뮌헨행을 선택할 때만 하더라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하기는 했으나, 아직 우승까지 바라보기에는 일정이 많이 남았다. 당장 리그에도 집중해야 하는데,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해야 하니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는 고민이 많을 듯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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