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우승 너무 어렵다' 바이에른뮌헨 13년 만 무관 현실화 되나, 브레멘에 0-1 패…1위 레버쿠젠과 7점차

김희준 기자 2024. 1. 2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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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바이에른뮌헨이 베르더브레멘에 0-1로 패하며 13년 만의 무관에 가까워지고 있다.


2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18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이 브레멘에 0-1로 패했다. 바이에른은 승점 41점으로 리그 1위 바이어04레버쿠젠(승점 48)과 격차가 7점이 됐다.


바이에른이 무난히 승리했어야 할 경기였다. 특히 브레멘과는 상성이 좋았다. 2009년 이후 브레멘과 맞붙은 32경기에서 28승 4무로 절대 우위를 점했다. 바이에른이 마지막으로 브레멘에 진 경기는 2008년 9월 20일 리그에서 2-5로 무릎꿇었을 때였고, 당시 브레멘과 지금 브레멘은 현실적으로 전력차가 크다.


그런데 바이에른은 브레멘에 일격을 당했다. 바이에른이 전반적인 주도권을 쥐었으나 브레멘의 효율적인 역습을 당해내지 못했다. 전반 8분 옌스 스타게가 폭발적인 스피드로 1대1 기회를 맞았을 때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테이스 더리흐트 모두 스타게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


다요 우파메카노(왼쪽), 마테이스 더리흐트(오른쪽, 이상 바이에른뮌헨). 서형권 기자

전반 25분에는 아찔한 상황도 맞았다. 로마노 슈미트가 지체없이 앞으로 보낸 패스를 저스틴 은진마가 하프라인 뒤에서부터 쇄도해서 받아냈고, 1대1 상황에서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비디오 판독(VAR) 결과 이전 상황에서 스타게가 자말 무시알라를 넘어뜨린 게 확인돼 득점이 취소되지 않았다면 큰일이 날 뻔했다.


이 장면은 아시안컵으로 바이에른을 떠난 김민재 공백을 실감케 했다. 김민재는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하는 바이에른에서 빠른 발과 뛰어난 축구 지능으로 상대 역습을 무력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더리흐트는 김민재보다는 순간 속도나 민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같은 장면에서 은진마를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계속 흔들리던 바이에른은 결국 상대 일격에 무너져내렸다. 후반 14분 미첼 바이저가 오른쪽에서 공을 잡아 중앙으로 전진해 알폰소 데이비스를 벗겨낸 다음 윗그물을 노리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더리흐트와 우파메카노는 노이어를 믿고 크로스를 막는 데 집중했고, 바이저는 단 하나 있는 득점 루트를 정확히 공략했다.


이후 바이에른은 경기 막판 20분 동안 강하게 밀어붙였으나 미하엘 체터러 골키퍼를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 체터러 골키퍼는 바이에른의 유효슈팅 7번을 모두 막아냈고, 특히 후반 42분 마티스 텔의 결정적 헤더를 쳐내 브레멘의 승리를 이끌었다.


바이에른은 16년 만에 브레멘에 고개를 숙였다. 날짜로 환산하면 무려 5,601일 만이다. 최근 브레멘이 리그 4경기 연속 무패(1승 3무)를 달렸음에도 하위권을 전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패배였다.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 바이에른뮌헨 홈페이지 캡처

해리 케인에게도 다시금 무관 그림자가 드리웠다. 케인은 올여름 9,500만 유로(약 1,384억 원)에 토트넘홋스퍼를 떠나 바이에른으로 이적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만 213골을 넣었음에도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경험이 매년 손쉽게 트로피를 거머쥐는 바이에른 이적을 가능케 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 바이에른은 우승컵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인다. 케인이 이적하자마자 우승할 기회였던 DFL 슈퍼컵에서 RB라이프치히에 3-0으로 패한 게 시작이었다. 라이프치히가 더 안정적인 조직력을 구축했음을 감안해도 충격적인 대패였다.


또한 DFB 포칼(독일 FA컵)에서도 3부리그에 있는 자르브뤼켄에 1-2로 역전패를 당해 32강에서 일찌감치 짐을 싸며 우승컵을 들어올릴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자르브뤼켄이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DFB 포칼에서 돌풍을 일으킨다는 점은 바이에른에 전혀 위로가 되지 못했다.


리그에서는 사비 알론소 감독의 레버쿠젠이 너무도 강력하다. 레버쿠젠은 이번 라운드 라이프치히와 경기에서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올 시즌 리그 무패 기록을 18경기(15승 3무)로 늘렸다. 모든 대회로 확장해도 24승 3무로 27경기 무패다. 도저히 꺾이지 않을 기세로 현재 바이에른과 승점차를 7점까지 벌렸다.


사실상 바이에른에 남은 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뿐이지만 이 또한 녹록치 않다. 기본적으로 유럽 최강 팀들이 모두 모인 자리기 때문이다. 16강에서는 비교적 약체인 라치오를 상대하게 됐지만 지금 같은 경기력이라면 쉽사리 승리를 장담할 수만은 없다.


만약 바이에른이 이번 시즌 우승컵을 들지 못하면 무려 13년 만에 무관 시즌을 보내게 된다. 바이에른은 2011-2012시즌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 분데스리가와 DFB 포칼을 모두 내줬고,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UCL 결승에서도 첼시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이후 2012년 DFL 슈퍼컵 우승을 시작으로 모든 시즌에 적어도 한 개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투헬 감독은 이번 경기 종료 후 우승을 위해 선수들에게 분발을 요구했다. "분명 부족했다. 70분 넘도록 나는 우리가 승리를 위해 뛰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전반에 우리는 극도로 정적이었다. 공을 많이 잃었고, 역습을 많이 허용했고, 점유도 엉성했다. 패배할 만했다"며 "경기 시작 후 70분 동안은 승리하고 싶은 팀처럼 뛰지 않았다. 나머지 20분 동안만 그렇게 했다. 마치 10점을 앞서는 것처럼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바이에른의 정신적 지주 토마스 뮐러 역시 "너무 부진했다. 공격적으로 나설 때 단단한 수비벽이 형성되면 당연히 어렵다. 그럼에도 그냥 포기하는 것과 계속 시도하고 어떻게든 통과하려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며 바이에른이 충분히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은 게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케인은 우승을 위해 바이에른에 도착했고, 현재까지 리그에서만 22골을 넣으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팀은 결정적인 분기점마다 패하며 우승과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줬다. 케인은 2011년 1군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린 적이 없으며, 2018-2019시즌 UCL 준우승으로 대표되는 무관의 대표주자다. 올 시즌 우승을 위해 뮌헨에 당도했지만, 지금 바이에른에도 무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바이에른뮌헨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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