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한국판 위고비' 나오나…IPO 삼수생 첫 관문 통과[증권신고서 읽는 기자]

유현석 2024. 1. 22. 07: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수 끝에 코스닥 예심 통과
2026년 흑자전환 전망
기술이전 달성 여부가 '관건'

디앤디파마텍이 코스닥 상장을 재도전합니다. 세 번째, 삼수생입니다. 바이오기업인 디앤디파마텍은 경구형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치료제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주성분이 비슷하기도 합니다. 한국형 위고비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죠. 디앤디파마텍은 이번 상장을 통해 임상 등 연구개발(R&D) 자금을 조달할 계획입니다.

디앤디파마텍의 세 번째 코스닥 도전

최근 디앤디파마텍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공모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신주 110만주를 공모합니다. 2014년 설립된 디앤디파마텍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펩타이드를 활용한 만성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입니다. △경구형 비만 치료제 △주사형 NASH 치료제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등 다수의 GLP-1 기반 신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GLP-1은 음식 섭취 시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입니다. 인슐린 합성 및 방출 증가, 글루카곤 분비 억제, 소화 흡수 과정 지연의 기능을 합니다.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 등 해외 기업이 개발한 비만 치료제가 GLP-1 계열이기도 합니다.

디앤디파마텍의 코스닥 상장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2020년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승인받지 못했습니다. 이어 2021년에도 재차 신청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첫 번째는 기술이전과 경영 안전성 부족, 두 번째는 개발하던 파이프라인의 유효성 입증이 어렵다는 부분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세 번째 도전에서는 달라진 부분은 사업성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비만이랑 뇌 질환 치료제가 중심이었는데 뇌 질환 비중이 더 높았다"며 "이번에는 기업평가에서 뇌 질환 부분을 완전히 제외하기도 했고 비만 부문에서 실제로 성과가 나왔던 만큼 승인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디앤디파마텍은 작년 4월 미국 업체 멧세라와 당뇨·비만 경구형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금 130억원에, 총계약 규모는 5500억원이었습니다.

보수적으로 예상한 미래 실적…실제 성과가 '과제'

디앤디파마텍의 희망 공모가는 2만2000~2만6000원입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2295억~2712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과거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바이오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낮아지고 디앤디파마텍의 상황도 변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은 디앤디파마텍의 공모가를 정할 때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종근당, JW중외제약, 일양약품, HK이노엔 등 4개 회사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습니다. 이들의 평균 PER은 31.47%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디앤디파마텍의 주당 평가가액은 4만8640원, 기업가치 평가액은 5364억9600만원입니다. 여기에 할인율 46.55~54.77%를 적용해 공모 희망가를 내놨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공모가를 정할 때 2026년 추정 순이익을 활용했습니다. 디앤디파마텍이 적자기업이기 때문에 미래 실적 추정치를 활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관사는 디앤디파마텍이 2025년까지 적자를 기록한 후 2026년 흑자전환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술이전과 마일스톤 등을 바탕으로 599억9400만원의 매출액과 335억5600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순이익은 332억9700만원입니다.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DD01'이 실적의 핵심입니다. 2026년에만 매출액 374억3500만원이 발생하며 전체 매출액의 62.3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한국투증권은 'DD01'에 대해 보수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DD01은 임상 2상 후 기술이전 계획"이라며 "임상 2상 완료 물질의 계약금 비율이 19%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적 추정을 위해 계약금 비율을 해당 수치의 절반인 9.5%로 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관사가 보수적으로 예상했다고 해도 디앤디파마텍이 실제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바이오 사업의 특성상 언제든지 임상 실패를 비롯해 기술이전 지연 등 다양한 변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회사도 증권신고서를 통해 "신약 개발 사업은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최종 상용화된 제품으로의 성공확률이 매우 낮은,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장기투자 사업"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추정 당기순이익을 산출하기 위한 항목별 추정 근거는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나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시험 및 상용화 성공 여부, 매출액의 안정적인 증가 여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앤디파마텍의 공모규모는 242억~286억원입니다. 자금 대부분을 임상 등 R&D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156억원은 'DD01' 임상 2상 시험에 투입하고 62억원은 섬유화질환 후보물질 'TLY012'의 임상 1상 시험비로 지출할 계획입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