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만 추가하면 KBO 홈런 1위…최정 "시즌 초반에 넘었으면 좋겠다"

유준상 기자 2024. 1. 2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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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최정(SSG 랜더스)이 2024시즌 대기록에 도전한다.

2005년 SK(현 SSG)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성한 최정은 입단 2년 차인 2016년부터 한 시즌도 빠짐없이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터트리며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거듭났다.

특히 KBO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40홈런 고지를 밟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0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도 29개의 홈런을 생산하면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해까지 개인 통산 458개의 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이제 10홈런만 추가하면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의 467홈런을 뛰어넘고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와 함께 KBO리그 역사상 첫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대기록까지 세울 수 있다.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최정은 2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4 SSG랜더스 팬 페스티벌'이 종료된 이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제발 시즌 초반에 넘었으면 좋겠다. 2006년 최연소 두 자릿수 홈런을 처음 칠 때 (전)병두 형 공을 쳤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9홈런에서 10홈런으로 넘어갈 때 홈런이 잘 안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게 목표라고 생각하고 나도 모르게 '10홈런을 친 느낌'이 돼야 하는데, 계속 신경 쓰면 안 될 것 같아서 그게 좀 걱정이다. 부담감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싶다"며 "이승엽 감독님의 이름 위에 (내 기록을) 올려놓는 게 대단한 것이고 영광스러운 일인데, 기록에 더 근접했을 때 8홈런 정도 치면 부담될 것 같다. 그래도 10홈런에 만족하면 안 되는 위치이기 때문에 더 쳐야 하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아니다 보니까 걱정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정은 평소 누적 기록보다 매년 달성하는 기록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 그만큼 꾸준하게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자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정은 "차라리 올 시즌 25개 정도 쳐야 기록을 깰 수 있다고 하면 별로 신경 쓰지 않을 텐데, (대기록이) 항상 목표로 삼았던 두 자릿수 홈런에 걸려 있어서 그게 걱정"이라며 "최대한 부담 없이 해보려고 노력할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최정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차분하게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는 "팀이 일찍 포스트시즌에서 떨어지면서 운동할 시간이 많았던 것 같고, 포스트시즌 이후 일주일 정도 쉬고 바로 야구장에 나왔다. 연말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또 계속 운동을 하다 보니까 스프링캠프에 갈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롱런'의 비결은 무엇일까. 최정은 "'20'이라는 숫자가 다르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가면 갈수록 정신만큼은 30대 초반이라고 생각하고 플레이를 하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 중"이라며 "20년 차라고 해서 의미를 부여하면 플레이가 이상하게 나올 것 같고 뭔가 더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할 것 같더라. 한창 힘이 많이 붙었던 30대 초반이라고 생각하고 시즌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또 최정은 "비결이라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날 기용해 주신 감독님들 덕분이고, 두 번째는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즌 아웃될 정도로 부상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만족하고, 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했던 최정으로선 비교적 올해가 좀 더 여유로울 법도 하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보다 올해가 빠르다.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운동을 다 해도 더 할 게 없더라. 그래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급하게 할 필요 없이 준비한 대로, 루틴대로 잘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했던 최정으로선 비교적 올해가 좀 더 여유로울 법도 하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보다 올해가 빠르다.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운동을 다 해도 더 할 게 없더라. 그래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급하게 할 필요 없이 준비한 대로, 루틴대로 잘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2023년은 나름 괜찮은 해였지만, 팀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고참' 최정의 마음도 무거웠다. 그는 "우리 팀이 잘 달리다가 어느 포인트에서 완전히 떨어지는 타이밍이 있었는데, 그 분위기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좀 남았던 것 같다. 분위기도 그렇고 뭔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한편으로는 지난해의 경험이 선수들의 성장에 큰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최정은 "다시 그런 기억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좀 더 선수들이 뭉쳐서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더그아웃 분위기나 이런 걸 신경 쓰지 않고 재밌게 했으면 한다. 그런 것만 좀 잘 되면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겨울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김강민(한화 이글스)과 최주환(키움 히어로즈) 등 중고참급 선수들이 팀을 떠났고, 코칭스태프도 대거 바뀌었다. '리모델링'을 거듭 강조 중인 SSG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팀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정은 "처음에는 많이 당황하기도 했고 믿기지도 않았는데, 어차피 메이저리그도 스타급 선수들이 트레이드되지 않나. 어차피 시즌은 시작될 것"이라면서 "(김)강민이 형 이적할 땐 많이 놀랐다. 강민이 형도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은 강민이 형도 마음을 다잡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프로니까 유니폼을 입고 현역 생활을 하면 그 팀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는데, 그게 맞는 것 같다. 나중에는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면 좀 적응되지 않을까"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최정은 노시환(한화)과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 전 NC 다이노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정규시즌 시상식에 불참한 최정은 "올 시즌 내가 시즌 막바지에 부상을 당하면서 장타율상을 받았다. 내가 다치지 않았다면 노시환이 3관왕에 올랐을 텐데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영상으로 전달했다. 그러자 노시환은 "최정 선배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이 정도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최정 선배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지난해 가장 껄끄러웠던 타자로 최정을 꼽은 페디는 "최정이 타석에 섰을 때 특히 마음이 불편했고, 그가 KBO리그의 레전드라는 걸 잘 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맞대결 성적은 4타수 2안타.

의도치 않게 '시상식 조연'이 된 최정은 "(노)시환이가 그렇게 언급해준 건 그냥 예의상 해준 것 같은데, 생중계 중에 그렇게 언급해 주니까 기분이 좋았다. 페디의 이야기도 기분이 좋았다. 잘 친 기억이 없는데, 많이 괴롭혔나 보다"며 "후배한테 밀리지 않았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욕심이다. 시환이가 지난해처럼 잘해도 좋으니까 이렇게 경쟁할 수 있는 구도였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최정은 기록 달성 여부와 별개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을 앞두고 있다. 2024년이 갖는 의미가 남다른 이유, 바로 FA(자유계약) 때문이다. 최정은 2014시즌 이후 데뷔 첫 FA 자격을 취득하면서 SK와 4년 총액 86억원에 도장을 찍은 데 이어 2018시즌을 끝낸 뒤에는 6년 총액 106억원으로 '특급 대우'를 받았다.

세 번째 FA를 앞둔 최정은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안 다치고 무사히 시즌을 끝냈으면 좋겠다"며 "다른 팀은 모르겠다. 일단 그런 걸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시즌을 잘 마치는 게 우선이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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