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등장한 ‘공허 유충’, 각 구단의 밸류 판단은 [LCK]
‘리그 오브 레전드(LoL)’ 2024 시즌 새롭게 등장한 ‘공허 유충’에 대해 구단마다 밸류 판단이 달라 주목된다.
지난 17일 개막한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에서는 공허 유충과 용을 둘러싼 선수단 판단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공허 유충은 게임 시작 후 5분쯤 지나면 상단 둥지에 3마리씩 생성되는 오브젝트다. 이들은 물기와 공허 진드기 소환을 통해 이용자를 공격한다. 한 게임에서 최대 두 무리까지 등장할 수 있는 공허 유충은 리스폰 시간이 4분이며, 14분에 협곡 전령이 생성되기 전 사라진다.
공허 유충을 처치하면 모든 팀원이 포탑 공격 시 추가 고정 피해를 입히는 버프를 게임 종료 시까지 얻는다. 고정 피해량은 공허 유충을 처치한 수와 비례한다.
개막전 DRX와 T1은 6유충을 차지했던 세트에서 모두 패배했다. 초반 라인전 혹은 후반 5대 5 교전에서 게임 승패가 결정난 것을 고려하더라도 일방적인 기록이다.
18일 OK저축은행 브리온과 디플러스 기아 대결에서 OK저축은행 브리온은 공허 유충을 선택한 반면, 디플러스 기아는 착실히 용 스택을 쌓았다. 디플러스 기아는 2개 세트 내내 공허 유충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결과는 디플러스 기아의 승리였다.
18일 경기 후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디플러스 기아의 ‘루시드’ 최용혁은 “조합마다 먹어야 하는 유충이 있고 먹지 않아도 되는 유충이 있다. 조합에 따라 다르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OK저축은행 브리온 최우범 감독은 기자실 인터뷰에서 “판단을 잘 해야 한다. 강팀 유충과 약팀 유충은 다르다. 상대방은 일체 유충에 관심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승리하는 경우의 수도 있었다. 같은 날 KT 롤스터는 피어엑스와 대결에서 6유충을 먹는 동안 2용을 내줬다. 하지만 라인전 주도권을 바탕으로 타워를 채굴하며 의미를 살렸다.
해당 경기 후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KT 롤스터 ‘퍼펙트’ 이승민은 “공허 유충을 먹으면 (스크림에서) 다 이겼다”고 밝히며 “운영 면에서 베테랑이 많아 유충 먹으면 이득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피어엑스의 유상욱 감독은 경기 후 기자실 인터뷰에서 “딱히 좋거나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짜로 주면 좀 그렇지만, 다른 이득을 볼 수 있으면 교환 할 만한 오브젝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막 주차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공허 유충에 대한 각 구단의 판단이 일치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동 프릭스 ‘씨맥’ 김대호 감독은 “공허 유충이 분명 좋지만, 기형적으로 무언가를 희생하면서 먹을 정도는 아니다. 많은 희생을 하면 공허 유충은 쓰지 못한다”고 저평가했다.
한화생명e스포츠 ‘댄디’ 최인규 감독 역시 “공허 유충을 먹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조합이라면 중요도를 높게 둬도 되는데, 그게 아니라면 우선 순위를 고민해봐야한다”고 말했다. ‘도란’ 최현준은 “탑 라이너 입장에서는 주도권이 있으면 챙기기 쉽다. 다만 탑라인을 크게 손해 보며 챙겨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두 사람은 “게임 굴리기에는 유충이 좋다고 생각한다. 게임마다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공허 유충보다 용 쪽에 더욱 가치를 두는 의견도 있었다.
‘딜라이트’ 유환중은 “공허 유충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은 아무래도 타워 골드를 좀 더 얻으려는 전략을 가진 게 아닐까”라고 답했다. 그는 “타워를 잘 칠 수 있는 조합이면 공허 유충이 좀 더 효율이 좋은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용 쪽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디플러스 기아 ‘제파’ 이재민 감독은 “공허 유충은 각 팀 운영 방식마다 가치에 차이가 있다. 현재로서는 공허 유충을 먹었을 때보단 용을 먹었을 때의 승률이 더 좋다”고 말했다. 그는 “공허 유충을 활용하려면 공성을 해야 하는데 실제 대회에서는 잘 안나오는 모습이다. 상황에 따라 먹을 수도, 안 먹을 수도 있다. 골드와 경험치를 주긴 한다”고 첨언했다. ‘쇼메이커’ 허수도 이 감독 의견에 동조했다.
‘베릴’ 조건희는 공허 유충에 대해 “상체에 대해서도 교전각을 열어주기 위해 만든 오브젝트라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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