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로 강릉 아이스 아레나 찾은 쇼트트랙 곽윤기
"눈물 좀 흘릴까요?"
2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만난 곽윤기(35)는 유쾌하게 웃었다. 6년 전 평창올림픽에서 아픔을 겪었지만, 청소년올림픽을 알리고, 후배들을 응원하려는 마음은 밝았다.
곽윤기는 지난 19일 개막한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다. 21일 쇼트트랙 경기가 열린 아이스아레나를 방문한 곽윤기는 "올림픽을 위한 동기를 얻는다는 점은 좋다. 하지만 선수들이 중압감과 압박감을 받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나이 때는 즐기면서 경기를 해야 하는데… 뿌듯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 출전한 정재희는 한 바퀴를 따라잡은 중국 선수 때문에 울린 마지막 바퀴을 알리는 종소리에 바퀴수를 착오하면서 7위에 머물렀다.
곽윤기는 "국내 대회에서는 그런 작전이 드물다. 세계 대회에선 같은 나라 선수가 있으면 심심찮게 나오는 작전이다. 치명적인 실수고,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실수에 좌절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서 일어나길 바란다. 청소년 올림픽은 그러기 위해 있는 대회니까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 잘 하는 것보다 일어나는 힘이 필요하다"고 했다.
곽윤기 역시 이 장소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 출전했으나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이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엔 실패했다. 곽윤기는 "경기장엔 솔직히 오고 싶지 않았다. 아픔이 많은 곳이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일 뻔 했다. 많이 망설였다"면서도 "그래도 자국에서 하는 대회니까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국민들이 많이 응원해주시지만 선배로서도 용기내서 응원하고 싶어 왔다"고 했다.
곽윤기는 선수 활동을 하면서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팬들에게 선수들의 일상을 전하고, 발랄한 세리머니를 펼쳐 국민들을 기쁘게 했다. 다른 종목이나 쇼트트랙 선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스스로 '스포츠 텔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도 인플루언서 자격으로 방문했다. 그의 AD 카드(경기장을 출입할 수 있는 신분증)엔 IOC, 그리고 인플루언서란 문구가 씌어져 있었다. 곽윤기는 "청소년올림픽을 많은 분들에게 알리기 위해"라고 미소지었다. 그는 "여러 활동을 한다. 예를 들면 이번 대회 메달 디자이너를 만나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지를 들었다. 동영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선수들이 메달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곽윤기는 2022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계주 은메달을 이끌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중들은 마스크를 착용했고, 일부 중국인들만 관전했다. 곽윤기는 "관중석에서 함성 소리가 들렸다. 정말 부러웠다. 올림픽이 주는 환희나 박진감이 베이징엔 없었다"고 했다.
베이징올림픽을 마친 곽윤기는 이번 시즌 대표 선발전을 포기했다. 그리고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소속팀 고양시청을 떠났다. "훈련은 계속하고 있고, 대회도 출전할 것"이라고 말한 곽윤기는 "1등을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도전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굉장히 큰 용기와 도전"이라며 "월급을 안 받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건 값으로 매길 수 없으니까"라며 "다시 뛰고 싶다.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보겠다"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도전 의지도 드러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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