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상처 극복하기

2024. 1. 22.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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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에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는 편이었다.

생각해 보면 다정하거나 재미있는 성격도 아닐 뿐더러 무엇보다 공감능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얼마나 미숙한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를 생각해 보면, 고작 그때의 나보다 두어 살 많은 어린 연예인들에게 사회가 윤리적, 도덕적 완벽을 바라는 것이 몹시 폭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상처는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하나의 방법으로써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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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오 시인


청소년기에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는 편이었다. 생각해 보면 다정하거나 재미있는 성격도 아닐 뿐더러 무엇보다 공감능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아직도 사무치게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중학생 시절, 유치원부터 함께 등하교하던 친한 친구가 방과후에 함께 떡볶이를 먹자고 졸랐다. 나는 떡볶이를 먹고 싶지 않았던 데다 언제나 다이어트 중이었던 친구가 답답해 “너 그러니까 살이 안 빠지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때 친구의 상처 받은 얼굴이 이십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선명하다. 그 순간은 나 자신에게도 상처가 되었다.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상처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성인이 되어 알게 된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중학생 시절 좋아하던 친구의 생일에 인형을 직접 만들어서 선물했는데, 몇 달 후 그 친구가 “인형 같은 쓸모없는 선물은 왜 주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지만, 덕분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남들은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달할 때 상대의 선호와 취향을 먼저 배려하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나 역시 그날 이후로 말을 할 때마다 나의 발화가 타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그 순간은 나에게 고통의 기억이었지만 덕분에 나는 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 친구에게 느끼는 미안함이 고통스러웠기에 그것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미숙한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를 생각해 보면, 고작 그때의 나보다 두어 살 많은 어린 연예인들에게 사회가 윤리적, 도덕적 완벽을 바라는 것이 몹시 폭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상처는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하나의 방법으로써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언제나 그 사실을 기억하려 한다.

김선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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