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곳곳서 무력충돌… “확전 막을 시간 얼마 없다”

시리아 등서 이스라엘-무장단체 공방
이라크 미군기지 피격으로 여럿 다쳐

이스라엘 텔아비브 하비마광장에서 20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얼굴 사진에 손바닥 표시와 X자가 그려져 있다. EPA연합뉴스

친이란 무장단체들이 이스라엘·미국과 중동 곳곳에서 무력 충돌을 벌여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20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건물을 미사일로 공격해 이란혁명수비대 고위 정보관리 등 최소 5명이 숨졌다. 당시 이 건물에서는 혁명수비대의 시리아 내 정보책임자 등이 회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공습 배후라며 맹비난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란은 시온주의 정권의 범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는 불안정한 상황을 역내에 퍼뜨리려는 발악”이라며 “이란에는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서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보복 의사를 밝혔다.

레바논에선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공방을 벌였다. 레바논 국영 NAA통신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 마와힌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드론 공습으로 최소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레바논 남부 알아디사 지역의 헤즈볼라 전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이날 이스라엘군 기지를 세 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라크에선 미군 기지를 겨냥한 친이란 세력의 공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후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이 이라크 서부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내 미군과 연합군을 겨냥해 탄도미사일과 로켓을 여러 차례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이라크 군인 1명이 다쳤으며 미국 측 직원 여러 명이 외상성 뇌 손상 여부를 검사받고 있다.

친이란 무장세력인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는 이번 공격이 미국 ‘점령군’에 대한 저항이자 가자지구에서 ‘시온주의 단체의 학살’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날 홍해에서 예멘의 친이란 무장반군 후티가 발사를 준비하던 대함미사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날에도 발사 준비 중이던 후티의 대함미사일 3기를 공격했다. 하마스 제거를 목표로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이날도 가자지구 전역에서 공습을 이어갔다.

미국의 동맹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확전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가자지구 휴전을 위한 미국의 노력을 주문했다. 라나 누세이베흐 주유엔 UAE 대사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인도주의적 휴전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휴전을 압박할 것을 촉구했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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