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 뉴스페이스 시대의 우주항공청

김경택,산업1부 2024. 1. 22.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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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인 2022년 1월 경남 지역 유세에서 항공우주청 설립을 약속했다.

항공우주청이라는 명칭은 대통령 당선 이후 우주항공청으로 바뀌었다.

우주항공청 후보지도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경남 사천에 우주항공청을 세운다는 공약은 유지됐다.

지난해 10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는 우주항공청이 들어서는 지역에 주거, 교육, 의료 시설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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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산업1부 차장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인 2022년 1월 경남 지역 유세에서 항공우주청 설립을 약속했다. 항공우주청이라는 명칭은 대통령 당선 이후 우주항공청으로 바뀌었다. 우주항공청 후보지도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경남 사천에 우주항공청을 세운다는 공약은 유지됐다.

정부의 우주항공 정책을 전담할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국회 입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10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는 우주항공청이 들어서는 지역에 주거, 교육, 의료 시설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은 “(우주항공청에) 새로운 인재들이 대거 투입될 예정”이라며 “이들이 충분히 편안하게 살면서 충분히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을 마련하는 것은 아주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은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페인 같은 데는 우주전담 기관을 만들면서 입지는 공모를 했다”며 우주항공청 입지를 공모에 부치는 방안을 언급했다. ‘국가 및 지자체는 (우주항공청) 소속 직원에게 필요한 정주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안에 담기보다는 지자체 간 공모 경쟁을 거쳐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곳을 선택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결국 여야 협의로 이 조항은 법안에서 빠졌지만, 사천에 우주항공청을 세운다는 안은 살아남았다.

여당은 대통령의 공약 스케줄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데 집중했고 야당은 이를 적극적으로 견제했다. 여기에는 특정 지역 개발을 위한 선심성 공약 아니냐는 의구심이 작용했다. 그러다 보니 국가 우주 정책에 관한 국회 논의는 정치적 흥정이 될 때가 많았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월 국회 과방위 회의에서 “(야당이 추진하는) 법안을 안 한다고 나가 버리는 식이 된다면 이것은 올바른 도리가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합의가 제대로 안 됐지 않느냐. 정상적으로 상정이 안 된 상태니까 그런 것”이라며 박 의원이 사실과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주항공청 신설을 위한 3건의 법안은 지난 9일 가까스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한국판 나사’로 불리는 우주항공청은 오는 5월 문을 열게 됐다. 그런데 우주 분야의 연구 현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이 이벤트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주항공청의 조직 구성부터 역할 분담 문제 등을 놓고 불투명한 부분이 여전한 탓이다. 우주 분야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워 기존 연구인력 주도로 우주항공청이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 이 경우 파격적 우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우주항공청이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나 민간 기업 등과의 협업 체계를 마련하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국가 주도의 프로젝트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풀기 어려운 과제다. 당장 올해 필요한 예산은 예비비로 충당하더라도 그 이후가 문제다. 우주항공진흥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은 아직 구체화되지 못했다.

미국에선 민간 기업이 우주로 로켓을 쏘아올리고 무인 우주선의 달 착륙을 시도하는 등 이른바 뉴스페이스 시대가 이미 열렸다. 일본은 지난 20일 세계 다섯 번째로 달에 탐사선을 보냈다. 한국은 2032년 달 착륙 성공에 이어 2045년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 같은 국정과제를 주도할 우주항공청은 제 모습을 갖춰 출범할 수 있을지 불안한 상황이다. 좀 늦었지만 원대한 목표 제시보다는 치밀한 우주 정책 설계가 필요한 때다.

김경택 산업1부 차장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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