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안의 사랑과 싸움, 그 이중성 파고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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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선산'의 기획과 각본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한국 사람이 가족에 대해 상반된 통념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는 게 재밌다고 생각했다"며 "한국 사회 속 가족의 민낯을 파고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선산'의 공개를 앞두고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연 감독은 "온전히 가족에 집중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가족이란 것 때문에 예상치 못한 선택을 하는 인물로 가득 채우고 싶었다"며 "사람을 이성적이고 합당하지 않게 움직이도록 하는 기묘한 힘을 가진 것에 관심이 많다. 종교라든가 이데올로기 같은. 이 작품은 그게 가족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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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등 비이성적 힘에 관심
‘가족이에요’ 대사 관객에 질문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선산’의 기획과 각본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한국 사람이 가족에 대해 상반된 통념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는 게 재밌다고 생각했다”며 “한국 사회 속 가족의 민낯을 파고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연 감독이 주목한 두 가지의 통념이란 사랑과 싸움이다. 가족이란 단어가 주는 사랑으로 가득 찬 따뜻함과 선산이란 단어가 연상시키는 친척 간의 싸움이 이질적임에도 동시에 존재하는 게 흥미로웠다는 것이다.
‘선산’의 공개를 앞두고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연 감독은 “온전히 가족에 집중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가족이란 것 때문에 예상치 못한 선택을 하는 인물로 가득 채우고 싶었다”며 “사람을 이성적이고 합당하지 않게 움직이도록 하는 기묘한 힘을 가진 것에 관심이 많다. 종교라든가 이데올로기 같은. 이 작품은 그게 가족이었다”고 말했다.
연 감독의 설명처럼 ‘선산’의 등장인물들은 어딘가에 홀린 듯 이성적이지 않은 판단을 이어간다. 윤서하(김현주)의 이복동생인 김영호(류경수)부터, 선산을 두고 한 시골 마을에서 연이어 벌어진 살인사건을 쫓는 최성준(박희순)과 박상민(박병은), 윤서하에게 건물을 팔려고 하는 건물주(유승목)까지 모두가 가족 때문에 파국을 향해 달려간다. 가족을 향한 애정에서 시작한 일이 집착 어린 광기로 이어지는 탓이다.
그런 비이성적인 선택의 결과들이 하나로 모인 인물이 김영호다. 연 감독은 “김영호는 어머니에게 심각한 종교적, 가족적 가스라이팅을 당했고, 가족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행해졌던 정신적 폭력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돼 왔을 것”이라며 “김영호의 마지막을 볼 땐 이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설명했다.
연 감독은 윤서하와 김영호, 김영호 엄마의 관계, 박상민과 최성준, 최성준 아들의 관계에서 가족의 이중적이고 양면적인 모습을 드러내려고 했다. 특히 최성준을 통해서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 착각해 온 가족이란 존재에 대해 깨달아가는 모습을 풀어냈다.
‘선산’은 마지막에 반전을 보여준다. 연 감독은 “결말이 통념에서 벗어나 충격적일 것이다. 하지만 충격의 소재로만 쓰고 싶진 않았다”며 “6부에서 서하가 하는 ‘가족이에요’라는 대사는 김현주 배우에게 긍정도 부정도 아닌 느낌으로 표현해달라고 했었다. 이 대사는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쉴 틈 없이 작품을 내온 연 감독은 최근엔 ‘개별성이 없어진 세상’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개별성이 완전히 사라진 사회 혹은 세상을 자주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집단지성 상태로 움직이는 것”이라며 “너와 내가 아니라 하나의 목적을 향해서 거대한 물고기 떼나 새들처럼, 인간이 그렇게 움직이는 건 어떤 느낌일까를 생각하면서 대본을 써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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