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 위협에도 빵 나눔 사역은 멈출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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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에서 사역해 온 14년 동안 반정부 시위대에 둘러싸여 보기도 하고 24시간 통행금지령도 겪었지만 지금만큼 치안 상황이 심각하게 느껴진 건 처음입니다."
김 선교사는 "최근엔 베네수엘라에서 유입된 난민들이 증가해 준비한 빵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며 "에콰도르 사회가 더 이상의 유혈사태 없이 조속히 안정을 찾고 사역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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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에서 사역해 온 14년 동안 반정부 시위대에 둘러싸여 보기도 하고 24시간 통행금지령도 겪었지만 지금만큼 치안 상황이 심각하게 느껴진 건 처음입니다.”
21일(현지시간)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김영덕(나눔교회) 선교사의 목소리엔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그가 보내온 동영상엔 대낮에 벌어진 총격으로 거리에 쓰러진 사람, 도주 차량을 추격하는 경찰 특공대와 총격전 끝에 체포되는 범인의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김 선교사는 “폭탄 테러, 무장 괴한의 방송국 난입, 갱단을 수사하던 검사의 총격 피살 등 폭력 조직의 테러 행위와 정부 당국의 강력 대응이 이어지면서 최근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수도인 키토와 경제 중심지 과야킬은 여전히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콰도르한인선교사회는 매월 한 차례 모임을 열어 서로의 사역을 나누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인선교사회 회장을 맡았던 김 선교사는 “다행히 현재 에콰도르에서 사역 중인 27가정을 비롯해 600여명의 교민은 안전하게 생활 중”이라며 “단체 메신저를 활용해 각 지역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에콰도르 한국대사관이 도심 쇼핑몰 등 다중 밀집지역 방문 자제, 어두워진 후 외출 삼가기 등 교민 안전을 위한 공지를 전하면서 선교활동 일부에 제동이 걸렸다. 저녁 시간에 진행되던 교회 모임과 예배는 당분간 멈추기로 했다. 지방 산악지역 인디헤나(에콰도르 원주민) 성도들을 대상으로 사역 중인 김 선교사의 경우 도시 경계를 넘을 때마다 현지 군부대의 폭탄 탐지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김 선교사는 “가장 걱정됐던 빵 나눔 사역을 멈춤 없이 계속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매주 토요일 오전 대통령궁 뒤편 시장에서 노숙인을 대상으로 빵과 차를 나누고 있다. 2019년엔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도시 곳곳이 전쟁터를 방불케 했을 때 빵을 싣고 가던 진입로가 막혀 사역을 중단한 이후 5년여 만에 큰 위기를 맞닥뜨린 셈이다.
그는 “집회가 금지되고 다수의 사람이 운집하면 경찰이 안전을 위해 해산을 요청한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께선 하나님의 일을 위해 방패를 예비해두셨다”고 말했다. 14년째 노숙인에게 빵을 나누는 그의 사역을 아는 현지 경찰이 빵 나눔 현장 주변에 경계를 서며 안전을 지켜준 것이다. 김 선교사는 “최근엔 베네수엘라에서 유입된 난민들이 증가해 준비한 빵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며 “에콰도르 사회가 더 이상의 유혈사태 없이 조속히 안정을 찾고 사역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에콰도르는 1956년 1월 8일 가장 호전적 원주민 부족이었던 아우카족 선교를 위해 정글에 들어갔던 짐 엘리엇 등 5인 선교사들이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후 부인들이 선교를 이어가며 열매를 맺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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