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기도로 연 처치스테이… 순례길 걸으며 영육간 쉼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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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의 한 교회가 체험형 '처치스테이'를 시작했다.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부흥의 뿌리를 돌아보면서 영육 간의 쉼과 안식을 함께 제공한다는 취지에서다.
'성경 도배' 숙소에서 하룻밤지난 18일 광주광역시 광주청사교회(백윤영 목사). '마룻바닥영성스테이'를 주제로 한 2박3일 일정의 처치스테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백 목사는 "우리 교회 처치스테이는 고행·금욕과 거리가 멀다"며 "기도·관광·식사를 잘 조율해 영육 간의 쉼을 제공하는 잔칫집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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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의 한 교회가 체험형 ‘처치스테이’를 시작했다.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부흥의 뿌리를 돌아보면서 영육 간의 쉼과 안식을 함께 제공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런 면에서 사찰에 머물며 불교문화나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템플스테이’의 성격과는 다소 다르다.
지난 18일 광주광역시 광주청사교회(백윤영 목사). ‘마룻바닥영성스테이’를 주제로 한 2박3일 일정의 처치스테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광주에 살고 있는 구하나(34)씨는 아들 조인호(3)군과 왔고, 홍광래 여수백합교회 목사는 아내와 함께 여수에서 올라왔다. A국에서 19년간 사역한 최열심 선교사는 “지난해 여름 추방당하다시피 A국에서 나왔다”며 “영적으로 재충전하고 싶어 서울에서 광주까지 내려왔다”고 했다. 모두 5팀(9명)이었다.
참가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교회 밖에 마련된 숙소였다. 총 5채로 서양 선교사들이 살던 양옥집 형태를 띤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건물 호칭은 길선주·김익두·이성봉·신현균·박용묵 목사 호텔이었는데 교회가 ‘한국교회 5대 부흥사’로 선정한 이들이었다. 온돌방으로 꾸며진 내부로 들어가자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평양대부흥운동의 불씨를 지핀 길선주방은 벽이 성경으로 도배돼 있었다. 이성봉방은 1900년대 옛날 신문이 벽지로 둘러져 있었는데 ‘1980 세계 총복음화 대성회’ 신문 광고 문구도 찾아볼 수 있었다.
처치스테이는 기도회로 시작됐다. 교회는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샬롬마룻바닥기도회’를 여는데, 스테이 참가자들의 첫 공식 일정이기도 했다. 기도회에는 250여명이 참석했다.
설교자로 나선 백윤영 목사는 ‘무릎 기도’를 강조했다. 백 목사는 “마룻바닥은 무릎을 꿇고 간절함과 겸손함으로 기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무릎으로 부흥을 일군 선진들의 기도 자세를 다음세대에게도 전수하자”고 강조했다. 너무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현대인에게 ‘거룩한 불편함’을 통해 신앙의 본질을 되새기자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기도회는 사흘간 세 차례 진행된다. 첫날 마룻바닥기도회를 시작으로 이튿날엔 교회 본당에서 교인들과 함께 새벽 기도를 드린다. 다음 달 예정된 제2차 처치스테이 참석자들부턴 초가집 구조의 마룻바닥예배당에서 부흥회도 가질 예정이다.
외부 프로그램은 주로 실내에서 진행되는 기도원·부흥회 일정과 구별되는 점이다. 처치스테이 참가자들은 첫날 광주 호남신학대학교(총장 최흥진) 선교사 묘지를 방문한 뒤 ‘유진벨선교기념관’ ‘오방최흥종기념관’ 등 과거 믿음의 선진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둘러봤다. 이튿날엔 ‘순례자의 섬’으로 알려진 전남 신안군 기점·소악도에서 ‘기적의 순례길’을 따라 걸었다.
일상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토닥여주는 음악회도 프로그램 일부다. 공연 무대는 이 교회 청년들이 준비했는데, 스테이 참가자들에게도 애창곡을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무대 마이크를 잡은 백 목사는 좋은 생각이 난 듯 웃으며 CCM ‘내게 오라’를 즉석 개사해 불러 웃음을 선사했다. “잘생긴 자 내게 오라. 믿음 좋은 많은 사람들아 모두 다 내게 오라.”
삼시세끼를 맛보는 기쁨도 빼놓을 수 없다. 아침엔 전복죽이나 된장찌개, 점심·저녁엔 연어 초밥이나 돼지갈비 등의 메뉴가 선보였다. 백 목사는 “우리 교회 처치스테이는 고행·금욕과 거리가 멀다”며 “기도·관광·식사를 잘 조율해 영육 간의 쉼을 제공하는 잔칫집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광주·신안=글·사진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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