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관왕 도전 주재희 ‘나쁜 손’에 울었다

김효경 2024. 1. 2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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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보하오(43번)의 ‘나쁜 손’ 탓에 빙판 위에 넘어진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 주재희(58번). 21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4번째 바퀴에서 장보하오가 휘두른 손에 부딪혀 넘어지면서 4위에 그쳤다. [연합뉴스]

청소년올림픽 4관왕을 노렸던 쇼트트랙 주재희(18·한광고)가 중국 선수의 ‘나쁜 손’에 울었다. 주재희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주재희는 2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4위에 올랐다. 네 번째 바퀴에서 중국의 장보하오와 부딪혀 넘어진 게 문제였다. 주재희는 다시 일어나 끝까지 달렸지만, 메달 획득엔 실패했다. 금메달은 장신저(중국)가 차지했고, 보즈다그 무함마드(튀르키예), 키다 라이토(일본)가 각각 은, 동메달을 따냈다.

전날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땄던 주재희는 이날 1000m 경기에서도 세 번째 바퀴까지 1위를 달렸다. 중국 선수 두 명이 선두에 나서는 일이 없도록 일찌감치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장신저에게 먼저 추월을 허용한데 이어 바깥쪽에서 파고드는 장보하오를 막으려다 빙판에 넘어졌다. 장보하오가 휘두른 손에 주재희의 오른손이 부딪히면서 균형을 잃었다. 결국 장보하오는 1위로 골인하고도 실격됐다.

주재희는 “중국 선수가 1, 2등으로 나설 줄은 알았다. 그러나 이렇게 노골적으로 손을 넣을 줄은 몰랐다”며 “오늘 넘어졌다고 해서 내일 경기력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다. 내일 열리는 500m가 주종목은 아니지만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쓰러진 주재희가 트랙 밖으로 밀려나는 장면. [뉴스1]

주재희는 이날 두 번이나 넘어졌다. 첫 번째는 혼자 넘어졌는데 다행히 재경기가 선언됐다. 그러나 중국 선수의 반칙에 당한 두 번째에는 다시 달릴 기회가 없었다. 주재희는 중국의 거친 플레이에 감정이 상한 듯 “첫 번째 넘어졌을 때 스케이트 날을 바꿨는데, 이게 문제가 있었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1등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똑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면 안 된다. 중국 선수가 치고 나올 땐 (자리를) 내줘야 할 것 같다. 막지 말고 깔끔하게 실력으로 이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혼성 계주는 무조건 1등을 차지하겠다는 마음으로 타겠다. 내가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 19일 개막한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은 대회 초반 강풍을 동반한 폭설 탓에 경기 진행 및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주말 강릉을 비롯한 개최지에는 44㎝에 이르는 폭설이 내렸다. 올림픽 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눈이 많이 내린 탓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경기장을 찾은 관객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겨울 스포츠 꿈나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진종오 조직위원장은 “폭설로 인해 관중 입장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경기 운영이나 안내는 문제가 없다. 조직위 차원에서 좀 더 차분하게 대응해서 경기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스노보드 프리스타일에서 메달 획득을 기대했던 최가온(16·세화여중)은 부상 탓에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최가온은 21일 스위스 락스에서 열린 스노보드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점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허리를 다쳐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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