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생 에스파가 부른 서태지 노래 ‘시대유감’

어환희 2024. 1. 2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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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에스파가 2024년 버전으로 재해석한 ‘시대유감’. [사진 SM엔터테인먼트]

데뷔 25주년 콘서트 ‘타임 트래블러’(2017년) 이후 활동이 없던 서태지가 ‘시대유감’으로 돌아왔다. 지난 12일 리마스터링 버전 음원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서태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시대유감’의 오피셜(공식) 뮤직비디오가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에 리릭(가사) 비디오 형태로 새롭게 제작했다”고 밝혔다.

‘시대유감’은 가사가 각별한 곡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4집 앨범 수록곡인데, 앨범이 발매된 1995년에는 가사 없는 연주곡 형태였다.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모두를 뒤집어 새로운 세상이 오길 바라네’ 등의 가사가 반사회적이고 청소년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한국공연윤리위원회 사전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가사 수정을 지시받은 서태지는 아예 가사를 들어냈다.

팬들 항의가 빗발쳤고, 이를 계기로 이듬해(1996년) 음반 사전심의제도가 폐지됐다. 1933년 일제의 ‘축음기(레코드)취체규칙’으로 음반 사전검열이 시작된 지 60여년 만의 일이었다. 그해 서태지는 본래 가사를 담은 싱글앨범을 내놨다. 그리고 다시 29년이 흘러 이번에 뮤직비디오에는 과거 문제 됐던 가사를 큼지막하게 넣었다.

서태지 측은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시대유감’ 리메이크를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허락을 넘어 원곡의 의미를 되살리는 작업을 직접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리메이크엔 걸그룹 에스파가 참여했다. 멤버 4명 모두 2000년대 생이다. 지난 15일 공개된 에스파 버전(사진)은 원곡의 경우, 반복되는 가사를 줄이는 대신 카리나와 가수 비와이가 작업한 랩 가사를 새로 넣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요즘 음악 시장은 시대를 초월한 접근성이 특징”이라며 “(‘시대유감’을 통해) 요즘 부재한 저항성·시대의식을 다시금 회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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