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이게 평창 우정이야
“스포츠맨십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미국 NBC는 지난 2018년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승이 끝난 뒤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 나오(38·일본)가 2위 이상화(35)를 꼭 안아주는 장면을 그렇게 표현했다. 치열한 경쟁을 펼친 뒤 두 선수가 우정을 나누는 장면은 한국과 일본, 그리고 세계인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끝난 뒤 6년이 지난 2024년, 두 선수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장소에선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이 열린다. 2019년 은퇴한 이상화는 사격 전설 진종오와 함께 이번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19일 개막한 강릉 겨울청소년올림픽은 2월 1일까지 강원 평창군과 강릉시, 정선군, 횡성군 등지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엔 79개국 2800여 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이상화 위원장은 21일 강원도 강릉 쇼트트랙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한 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진종오 위원장과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이상화 위원장은 “유스올림픽 경험을 통해 올림픽에서도 실수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 나는 2006 토리노 올림픽에 처음 나갔는데, 그때도 청소년올림픽(2010년 첫 개최)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화 위원장은 또 “선수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많은 추억이 스치듯 지나갔다”며 “지금은 ‘어린 선수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 은퇴한 고다이라는 현역 시절 소속됐던 아이자와 병원 직원으로 일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거나 강연을 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정한 롤모델로 한국을 찾은 고다이라는 “어린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아직도 평창올림픽의 기억이 난다. 이상화와는 지금도 꾸준히 연락을 나누고 있다. 나가노로 이상화가 찾아와 만나기도 했다”며 웃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22일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결선 경기를 함께 관람한다. 이상화 위원장은 “같이 경기를 보게 돼 좋다. 또 울지도 모른다”고 했다. 고다이라 역시 “나는 눈물을 참고, 꼭 안아주겠다”고 답했다.
장미란 차관은 “청소년 엘리트 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함께 할 수 있게 돕겠다.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체육을 많이 경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종오 위원장은 “청소년 올림픽이지만 경기 운영이나 선수들의 태도는 올림픽과 똑같다. 큰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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