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강인’하지 않으면 표류하는 클린스만호
김희웅 2024. 1. 22. 00:02
‘해줘 축구’가 길을 잃으면 답이 없다. 클린스만호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대목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벌인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요르단으로부터 선두를 빼앗지 못한 한국은 오는 25일 말레이시아를 이기더라도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처지에 놓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87위 요르단에 쩔쩔맸다. 가까스로 승점 1을 얻었지만, 저조한 경기력 탓에 마뜩잖은 반응이 주를 이룬다. 무엇보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술적으로 자율성을 부여하는 축구를 구사한다고 알려졌는데, 이들의 위력이 발휘되지 않았을 때의 계획이 없다는 비판이 다시금 일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이름값 있는 선수들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축구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게 감독의 역할이지만, 선수들이 막혔을 때의 대처가 미흡했던 터라 ‘해줘 축구’라는 웃지 못할 말도 나왔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 후보였던 이강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며 호평받았다. 그러나 동시에 이강인에게만 의존한다는 비판도 피하지 못했다. 실제 이강인은 클린스만 감독 휘하에서 A매치 7경기에 나서 6골 3도움을 기록, 공격 중추 구실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강인이 막힐 때면 클린스만호의 전술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앞선 조별리그 2경기에서 이강인 의존도의 명과 암이 여실히 드러났다. 바레인전에서는 이강인이 1-1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멀티 골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요르단과 2차전에서는 이강인의 영향력이 다소 줄었고, 클린스만호는 활로를 찾지 못했다. 상대 지역에서 확실한 기회를 만드는 데 애먹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을 마친 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선수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한데, 나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한국은 요르단에 1-2로 뒤진 시점부터 눈에 띄게 급해졌다. 후방부터 쉽게 패스로 풀어 나와야 할 상황에서도 개인이 전진하다 공을 뺏기기 일쑤였다. 경기를 해설한 이근호, 한준희 해설위원도 거듭 이를 아쉬워했다.
심지어 요르단을 상대로는 ‘해줘 축구’도 제대로 못 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강인의 컨디션 문제도 있었을 수 있지만, 1·2차전 수치를 비교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국은 바레인전에서 660개의 패스를 시도했다. 이강인의 볼 터치 횟수는 76회. 패스 시도 45회 중 41회를 동료에게 정확히 전달했다. 크로스도 6번이나 올렸다. 요르단을 상대한 한국은 패스 604회를 시도했다. 전체 패스에서 56회 차이가 있지만, 요르단전 성공률은 87%로 바레인전보다 1%포인트 낮을 뿐이었다. 그에 반해 이강인의 요르단전 공격 수치는 확연히 줄었다. 볼 터치 58회, 패스 시도는 29회(26회 성공), 크로스 시도 4회를 기록했다.
애초 요르단전에서는 이강인에게 향하는 볼이 적었던 셈이다. 물론 요르단이 이강인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대비한 터라 어려움을 겪었을 수도 있지만, 볼을 가졌을 때 가장 위협적인 모습이 나오는 이강인이 뛰놀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
‘우승’을 자신한 클린스만호는 특정 선수가 맹활약하지 않으면 표류하는 형세다. 현재로서는 클린스만 감독의 확실한 전술적 색채와 계획이 드러나지 않는 터라 세간의 우려가 더 커진 분위기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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