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후아힌] 국가대표 풀백 출신 박진섭 감독이 본 한국의 수비진은?

김우중 2024. 1. 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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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태국 후아힌 트루아레나에서 전지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박진섭 부산 감독. 사진=부산
지난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김태환이 자신에게 연결된 패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지훈련이 한창인 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이슈 중 하나였다. ‘황금세대’라 불린 한국 대표팀은 바로 전날(20일) 요르단과 간신히 비기며 고개를 숙였다. 태국 전지훈련 중 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본 박진섭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아시아 수준이 많이 올라 온 것 같다. 쉬운 상대가 없는 것 같다”라고 평했다.

한국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E조 1위 결정전으로 평가받았다. 한국과 요르단 모두 1차전에서 승리를 올렸고, 득실 차에 따라 순위가 갈린 상태였다. 만약 한국이 요르단을 꺾는다면, 사실상 조 1위를 확정할 수 있는 경기였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표팀 감독은 1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꺼내며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바뀐 자리는 골키퍼뿐, 부상으로 낙마한 김승규 대신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다.

양상은 치열했다. 한국이 손흥민의 페널티킥(PK) 선제골로 앞섰지만, 전반 두 차례나 수비가 흔들리며 허무하게 역전을 내줬다.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박용우의 클리어링이 자책골이 됐고, 추가시간엔 세컨볼에 이은 상대의 중거리슛을 막지 못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이기제가 패스 공간을 찾기 위해 전방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은 이른 교체카드를 투입하는 등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정우영, 조규성 등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위기의 한국을 구한 건 황인범이었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패스를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상대 수비를 맞고 들어갔다. 한국이 천신만고 끝에 승점 1을 가져온 순간이었다.

경기 뒤 화제가 된 건 공격진들의 ‘빅 찬스 미스’지만, 수비 불안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였다. 대회 전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달린 한국이, 아시안컵 조별리그 2경기에서만 벌써 3실점을 한 것이다. 한 골 한 골이 소중한 본대회에서 수비가 무너진 건 좋은 증상은 아니다.

특히 한국의 약점으로 꼽힌 측면 수비가 문제였다. 김진수는 부상으로 조별리그 출전이 어려운 상태다. 이기제 역시 근육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건 설영우와 김태환뿐. 두 선수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21일 태국 후아힌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박진섭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이번 대회에 대해 “경기를 보면 약팀이 없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수준이 다 올라온 것 같다”라면서 “쉬운 팀이 없다. 결국 100% 컨디션을 유지하며 경기를 하지 않으면 우승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야할 것 같다”라고 평했다. 박 감독은 현역 시절 국가대표에도 승선한 측면 수비수다.

21일 태국 후아힌 트루아레나에서 전지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유경렬 부산 수석코치. 사진=부산

함께 자리한 유경렬 부산 수석코치 역시 “퍼펙트한 우승은 어려울 것 같다. 어느 팀이든 한 두 번의 고비가 오는데, 슬기롭게 잘 넘기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대표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표팀의 화두인 측면 수비수에 대한 박진섭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박 감독은 “지금 대표팀 측면 수비 자원은 모두 유형이 다르다. 클린스만 감독님이 어떻게 쓰시느냐의 차이”라면서 “옛날보다는 공격 쪽 무게감이 덜하다는 생각도 든다. 과거엔 일자로만 오버래핑했다면 요즘에는 다양한 옵션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주위의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오는 것 같다. 설영우 선수가 더 경험을 쌓고, 김진수, 이기제 선수 등이 더 잘 받쳐주면 경기력이 좋아질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취재진이 ‘감독님이 지금 시대에 뛰었다면 어땠을지’라고 묻자, 박진섭 감독은 “나는 피지컬이 부족해서 지금 시대의 풀백에 맞지 않을 것 같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함께 자리한 유경렬 부산 수석코치는 “맞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전술적 이해도가 좋으셨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다. 물론 피지컬적인게 약점이 될 순 있을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선수 시절 중앙 수비수로 활약한 유경렬 수석코치에게도 같은 질문을 건넸으나,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안 될 것 같다”라고 웃었다.

그 당시와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박진섭 감독은 “중동이 더 성장한 느낌이 든다. 더 어려워지고, 복잡해졌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평했다.

화두가 된 ‘16강 한일전’에 대해선 박진섭 감독과 유경렬 수석코치의 의견이 같았다. 이들은 “어느 대진이든 다 꺾고 우승하는 게 멋질 것 같다”라고 응원했다.

태국(후아힌)=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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