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되자마자 현장 복귀?…무리뉴, '리그 9위 추락' 나폴리 구단주와 회담 예정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지난 시즌까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활약했던 SSC나폴리가 팀을 부진에서 구해줄 소방수로 야인이 된 조제 무리뉴 감독을 노렸다.
영국 '더 타임스'는 21일(한국시간) "무리뉴 감독은 로마에서 경질된 후 조만간 아우렐리오 데 로렌티스 나폴리 구단주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보도했다.
AS로마는 지난 16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리뉴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이후 곧바로 구단 레전드 다니엘레 데로시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024년 6월 30일까지이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경질된 후 지난 2021년 5월 로마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얻지 못하고 중도 경질됐던 그는 2022-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이후 다음 시즌엔 유로파리그 결승전까지 올라갔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로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무리뉴 감독은 3년 차인 2023-24시즌부터 위기를 맞이했다. 개막 후 3경기 동안 승리하지 못하던 로마는 4라운드 엠폴리전에서 7-0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듯했으나, 이어진 토리노와의 경기에서 비긴 데 이어 제노아에 1-4 대패를 당했다. 이후 한동안 연승을 달렸으나 인터 밀란, 라치오 등 주요 팀들과의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엔 리그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를 거뒀고, 코파 이탈리아에서는 8강전에서 라이벌 라치오에 패배해 탈락했다. 이에 팬들과 전문가들은 로마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무리뉴 감독과 결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풋볼 이탈리아'는 "무리뉴는 지난 30년 동안 50경기 이상을 지휘한 역대 로마 감독 중에서 경기당 평균 득점이 가장 낮을 정도로 잔인한 경기력을 보였다"라며 "로마는 이미 몇 달 전에 '스페셜 원(무리뉴 별명)'을 떼어낼 때가 왔다고 느꼈다. 무리뉴는 영향력이 큰 감독이었지만 어느 곳에서도 오래 머물지 못했고, 로마라는 팀이 세리에A 9위를 차지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라며 경질 배경을 설명했다.
무리뉴 감독이 경질됐을 때 로마는 리그 20라운드를 기준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9위에 위치했다. 이후 데로시가 로마 감독 데뷔전인 21라운드 엘라스 베로나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리그 3경기 무승 행진을 끊으며 8위로 도약했다.
무리뉴 감독이 끝내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 경질되면서 차기 행선지에 관심이 쏠렸다. 일각에선 지난해 여름부터 러브콜을 보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유력한 행선지로 여겼는데, 위기에 빠진 나폴리가 무리뉴 감독을 선임할 수 있다는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나폴리는 지난 시즌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밑에서 김민재와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빅터 오시멘, 알렉스 메렛, 피오트르 지엘린스키 등 주축 선수들이 맹활약해 나폴리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환상적인 시즌이 끝난 후 나폴리는 우승 주역인 김민재와 스팔레티 감독과 결별했다. 김민재는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와 계약을 해지한 뒤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맡았다.
나폴리는 새 시즌을 앞두고 스팔레티 감독을 대신할 지도자로 뤼디 가르시아 감독을 선임했으나 12라운드 기준으로 리그 4위에 머물며 선두 인터밀란과의 승점 차가 10점으로 벌어지자 지난해 11월 가르시아 감독을 경질하고 소방수로 왈테르 마짜리 감독을 데려왔다.
마짜리 감독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나폴리를 맡은 바 있는 베테랑 지도자이지만 친정팀을 구하지 못했다. 마짜리 감독 부임 후 나폴리는 리그 8경기에서 3승1무4패를 거두며 순위가 9위까지 추락했다.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나폴리는 다시 한번 감독 교체를 고려했다. 마침 무리뉴 감독이 로마에서 경질돼 그를 선임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이에 대해 '더 타임스'는 "로마에서 전격 경질된 후 무리뉴 감독은 곧바로 복귀를 노리고 있으며, 곧 나폴리와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그는 아우렐리오 데 로렌티스 나폴리 구단주를 만나 클럽을 맡는 것에 대해 논의할 것"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리뉴 감독은 그동안 사우디 프로리그의 구애를 받았지만 유럽 잔류를 선호했다"라며 "그는 이탈리아 축구 잔류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나폴리 주말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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