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세계인 입맛 홀린 냉동 고기만두… 프리미엄 최강자는?

문수정 2024. 1. 21. 19: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에는 어떤 게 있을까. 김치와 비빔밥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들도 있겠으나 요즘엔 라면과 만두를 먼저 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한국인은 물론이거니와 외국인들도 찾는 미식 요리 중 하나는 ‘만두’다. 설을 앞두고 만두를 빚을지 시판 만두로 갈음할지 고민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국민컨슈머리포트는 가정간편식(HMR) 중 ‘고기만두’를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했다.

냉동만두 시장의 꽃, ‘고기만두’

21일 농식품수출정보(KATI)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만두 수출액은 6652만 달러(약 891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2022년 만두 수출액인 6075만 달러보다 9.5% 많아졌다. 역대 최고기록인 2021년(6361만 달러) 만두 수출액을 뛰어넘으며 ‘만두의 세계화’도 확인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다. HMR 시장이 커지면서 대체재가 다양하게 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냉동만두 판매액은 2020년 5886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1년 4740억원, 2022년 4703억원으로 감소했다. HMR 시장을 연 선봉장인 냉동만두가 급성장기를 지나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HMR시장이 위기를 맞아도 냉동만두는 건재할 것이라는 견해도 설득력이 있다. 그만큼 한국인의 만두 사랑이 각별하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시장 점유율은 어떨까.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만두 시장 점유율 1위는 CJ제일제당이었다. ‘비비고’ 브랜드로 45.6%의 비중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2위는 장수 브랜드 ‘고향만두’를 운영하는 해태(12.2%)였다. 풀무원(11.5%), 동원 F&B(8.4%), 오뚜기(6.5%) 등이 냉동만두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여기에 최근 하림 더미식 브랜드가 공격적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냉동만두 시장은 다시 활기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시장 점유율과 소비자 반응 등을 토대로 5개 브랜드 제품을 평가한다. 이번 고기만두 평가에는 CJ제일제당 ‘비비고 든든 한섬만두’, 해태 ‘고향만두 얇은피 왕교자 고기’, 풀무원 ‘얄피꽉찬 육즙진한 교자’, 오뚜기 ‘XO 교자 고기’를 먼저 골랐다. 시장점유율 4위인 동원 F&B에는 비슷한 모양의 제품이 없어서 평가대상에서 뺐다. 대신 하림 ‘더미식 육즙 고기교자’를 평가대상으로 더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내돈내산’ 평가를 기본으로 한다. 이번 ‘고기만두’ 평가도 쿠팡과 송파구 대형마트에서 직접 구매했다. 평가는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지니쿡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지니쿡 스튜디오는 한국 전통음식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연구를 한다. 평가에는 김성미 요리연구가, 유혜인 식단연구소 혜엄 대표, 요리연구가 이주빈 셰프, 메뉴 컨설턴트 전현진 셰프(한국폴리텍대학 외식조리과 교수) ,최현진 지니쿡 스튜디오 대표가 함께했다.

국민컨슈머리포트 평가단이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지니쿡 스튜디오’에서 ‘고기만두’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고 있다. 평가단이 ①~⑤로 표시된 접시에 담긴 5개 브랜드 만두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요리연구가 이주빈 셰프, 최현진 지니쿡 스튜디오 대표, 메뉴 컨설턴트 전현진 셰프(한국폴리텍대학 외식조리과 교수), 유혜인 식단연구소 혜엄 대표, 김성미 요리연구가. 고양=이한형 기자


공정한 평가를 위해 5개 브랜드 제품을 ①~⑤ 숫자로 표시된 지퍼백에 담아서 스튜디오에 전달했다. 제품마다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 조리해 숫자가 표시된 접시에 내왔다. 평가는 철저하게 블라인드 테스트로 한다. 평가단은 항목별 평가에 점수를 매긴 뒤 1차 맛 평가 점수를 내고, 원재료와 영양성분과 가성비를 고려해 최종 점수를 매긴다.

이주빈 셰프는 “피의 식감이 쫄깃해야 맛도 좋다. 쫄깃한 식감의 피에 육즙과 풍미가 풍부한 소가 꽉 채워진 만두가 맛있는 만두”라며 “찐만두에서 밀가루 냄새가 덜 나는지, 자른 단면이 꽉 찼는지, 만두를 씹었을 때 풍미가 차오르는지 등이 주요한 평가 포인트가 됐다”고 총평했다. 최현진 대표는 “고기만두는 육즙이 살아있는 게 중요하다”며 “좋은 재료를 쓴 게 맛으로도 구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요리연구가는 “맛과 영양을 고려했을 때 가공식품에서는 가성비를 덜 따지는 추세”라며 “이번 평가에서도 가성비는 결정적 요소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상향평준화된 ‘K만두’ 위상 확인

이번 평가에서는 공동 순위가 두 차례 등장했다. 공동 1위와 공동 3위가 나란히 나오면서 K만두가 ‘상향평준화’됐다는 게 새삼 확인됐다. 공동 1위는 해태 ‘고향만두 얇은피 왕교자 고기’와 CJ제일제당 ‘비비고 한섬 든든만두’(이상 3.8점)가 나란히 차지했다.

고향만두에 대해 김성미 요리연구가는 “가공식품은 익숙한 맛이 주는 매력도 중요하다. 이 제품은 익숙하고 편안한 맛이었을 뿐 아니라 채소와 고기 배분이 적절하게 잘 어우러졌고 소의 식감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전현진 교수는 “피의 식감이 덜 쫄깃한 점은 아쉽지만 소화가 잘되는 재료를 넣어서 그렇다”며 “찐만두보다는 군만두로 즐길 때 만족도가 더 높을 듯하다”고 했다

이주빈 셰프는 한섬만두에 대해 “명절 만둣국에 넣을 만두로 제격이다. 피가 두꺼워서 만둣국에서 쉽게 풀어지지 않고, 든든하게 포만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재료를 듬성듬성 썰어서 재료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고 고기뿐 아니라 다양한 영양을 가진 식재료가 들어가 있어서 채식을 즐기는 외국인을 공략할 포인트가 보인다”고 말했다. 최현진 대표는 “크기가 너무 크다”며 “두툼한 푸짐함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소식이 트렌드가 되면서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겠다”고 했다.

공동 3위는 하림 ‘더미식 육즙 고기교자’와 오뚜기 ‘XO 교자 고기’(이상 3.0점)였다. 더미식에 대해 이주빈 셰프는 “육즙이 촉촉했고 재료 선정이 좋았다. 모양이 잘 잡혀있어서 나란히 놓고 봤을 때 먹기 좋은 제품으로 눈길이 갔다”고 평가했다. 오뚜기 제품에 대해 유혜인 대표는 “운동하는 사람들의 식단을 연구하고 있는데, 고기가 씹히는 식감이 좋아서 호감이 갔다”며 “원재료 자체의 단백질 함량도 마음에 든다. 다만 고기 향과 관련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고 지적했다.

5위는 ‘풀무원 얄피꽉찬 육즙 진한 교자’(1.4점)였다. 다른 제품군에 비해 특색 면에서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고기가 너무 잘게 갈려서 식감이 아쉽다”(전현진 교수) “채소 맛이 강하게 나서 호불호가 갈릴 것”(유혜인 대표) 등의 평가가 나왔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