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명’에 힘 실었던 이해찬 전 대표와 회동…“공정한 공천”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이해찬 전 대표와 회동한 뒤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이해찬 전 대표와 오찬을 함께했다.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의 공정한 공천 관리와 내부 통합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찬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계 원로인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총선 승리 해법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민주당에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겨냥한 친명계 ‘자객 출마’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공정한 공천을 강조하기 위해 이날 회동이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 30분가량 오찬 회동을 했다. 이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정한 공천’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을 갈등 없이 통합 유지하고 공천 과정에서 공정한 시스템에 따라 엄정하게, 공평하게 공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말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자주 의견을 여쭙기도 하지만, 이 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 엄혹하고 중대한 시기이기 때문에 많은 말씀을 청해 들었다”면서 “이번 총선을 통해 대한민국의 평화와 경제·민생·민주주의를 되살려야 되겠다는 각오로, 좋은 방안이 있는지 많이 여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지난 총선에서도 (이 전 대표가) 큰 승리를 이끌어 냈는데 주신 말씀을 저희가 잘 새겨서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도 암울함에서 희망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올 4월 총선에서 아주 크게 이겨서 꽃을 피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아무쪼록 미력이나마 이번 선거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당초 회동은 지난 4일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지난 2일 흉기 습격을 당하면서 미뤄졌다가 이날 성사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이렇게 살아오신 것에 대해서 정말 감명을 많이 받았다”면서 “생환해 선거를 진두지휘할 수 있게 돼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오찬 회동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지난 21대 총선에서 이해찬 전 대표가 공정한 공천 관리로 민주당의 통합을 이끌어낸 바 있다”면서 “(두 사람은) 민주당이 더 하나 되는 통합의 길에 관해 말씀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또 “민주당은 이미 시스템 공천을 해왔고, 당헌·당규, 특별당규에 따른 시스템 공천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에서는 공천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당의 징계 조치를 받은 인사가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심사를 통과하고, 비명계 의원 지역구를 노리는 ‘자객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번 두 사람의 회동과 관련해 ‘친명 공천’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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