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스라엘 vs 親이란 '저항의 축' 곳곳서 충돌…확전 위기 고조
시리아와 레바논·이라크·예멘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 세력과 미국·이스라엘이 중동 곳곳에서 연일 충돌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촉발된 양측간 갈등이 상호 공습으로 고조되면서 중동 지역 확전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라크 친이란 세력, 미군기지 공격
20일(현지시간)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라크 서부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이 알아사드 미 공군 기지에 여러 차례 탄도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라크와 시리아 주둔 중인 미군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연합군의 일부로 활동 중이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과 로켓은 대부분 미군 방공시스템에 의해 요격됐다. 하지만 일부 시설은 타격을 입었고, 미군측 병력 일부가 외상성 뇌 손상에 대한 검사를 받고 있다고 중부사령부는 전했다. 다만 부상자가 몇 명인지, 상태가 어떤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CNN 방송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라크에서 친(親) 이란 무장 세력이 미군과 연합군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라고 전했다. 같은 기간 미군 등을 향한 드론·로켓 공격은 143번 이상이라고 집계했다.
이라크 현지 무장 세력인 이슬라믹 레지스턴트는 이날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이들은 “미국 ‘점령군’에 대한 저항이자,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시온주의 단체(이스라엘)의 학살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유엔 사무총장의 이라크 특별대표는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전쟁으로 이라크가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있는 ‘중대한 고비’에 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라크 국경 안팎에서 발생한 지속적인 공격은, 어렵게 얻은 이라크의 안정과 최근 몇 년간의 성과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우려했다.
시리아·레바논, 이軍 미사일에 사상자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건물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정보 관리 등 최소 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폭격 당시 해당 건물에서는 IRGC의 시리아 내 정보 책임자 등 이란 관련 지도자들의 회합이 열리고 있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이란의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IRGC를 인용해 “최고 지도자와 총사령관은 위대한 순교자들의 가족과 이슬람 저항 전선의 전사, 그리고 지휘관에게 애도와 축하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에브라임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비겁한 행동”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며 “묵과할 수 없다”면서 보복을 예고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번 공습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이날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공격을 주고받았다. 레바논 국영 NAA통신은 레바논 마와힌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드론 공습으로 최소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IDF는 해당 공격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성명에서 이스라엘 전투기가 레바논 남부 알아디사 지역에 있는 헤즈볼라의 전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이날 이스라엘 군 기지를 향해 세 차례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홍해에서는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를 준비하던 대함미사일을 미국이 공격했다. 미국은 전날에도 홍해를 겨냥해 발사를 준비하고 있던 후티의 대함 미사일 3기를 공격하는 등 후티 본진에 공습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를 목표로 고강도 작전을 이어갔다. 이날 가자지구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졌고 특히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총격과 공습, 포격이 보고됐다고 AFP는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178명이 숨져, 개전 이후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가 최소 2만5000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6만2681명이다.
바이든·네타냐후, 전후구상 이견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퇴진과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의 귀환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IDF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이스라엘측 인질은 132명으로 추정된다. AFP는 가자지구에 있는 인질 중 최소 27명은 살해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지난달 23일 이후 약 한달 만에 통화를 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 등 전후 구상에 대한 뚜렷한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 후 네타냐후 총리가 두 국가 해법에 열려있다고 말했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치안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며 반박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형부 성폭행에 중2 때 출산…언니는 "입 열면 죽이겠다" 협박 | 중앙일보
- 박정희에 “야, 너두 죽어봐”…김재규 발작증 끝내 터졌다 (74) | 중앙일보
- "겉멋 들어, 당장 머리 잘라라"…조규성 SNS에 쏟아진 악플 | 중앙일보
- '맥주병 폭행' 정수근…이번엔 골프채로 아내 폭행 혐의 입건 | 중앙일보
- 제품 뒷면만 보면 알 수 있다, 치매·암 부르는 ‘악마의 식품’ | 중앙일보
- '원피스' 나미 가슴 만지며 웃었다…양산시의원 인증샷 발칵 | 중앙일보
- 성폭행 뒤 한겨울 길바닥에 여학생 방치…그 범인 소름돋는 정체 | 중앙일보
- 하마스와 전쟁 이스라엘, 사상 첫 여군 최전선 투입 왜? | 중앙일보
- 극한 통증에 레이디 가가도 활동 중단…진단까지 1년, 고약한 병 | 중앙일보
- 위암·위궤양·위식도역류 질환…초기 공통증상은 '이것'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