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에 이혼했는데…꿀 들고 전처 집 갔다가 결국

대구지법, 스토킹 혐의로 벌금 150만원 선고

50년 전 이혼한 아내 집을 자꾸 찾아가고 아파트 경비실에 음식물을 맡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대구지법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80)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40시간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도 이수하게 됐다.

A씨는 지난해 5월 전처인 B씨(74) 집에 찾아가 초인종을 누른 뒤 인기척이 없자 아파트 경비실에 B씨에게 전달할 꿀을 맡긴 데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문을 열어줄 때까지 B씨 집 초인종을 누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씨는 2021년 11월에도 B씨가 사는 아파트 경비실에 음식물을 맡겨두는 등 여러 차례 B씨 집을 찾아갔다. 이 때문에 B씨는 A씨를 피해 이사까지 해가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A씨는 50년 전 B씨와 이혼하고 다른 여성과 살고 있는데도 계속 B씨 집을 찾았다.

A씨는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자 정식 재판을 청구해 벌금 액수가 150만원으로 줄었다. 약식명령이란 공판을 열지 않고 서면 심리만으로 간단하게 재산형을 선고하는 재판을 말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공소 제기 후 피해자가 피고인의 선처를 바라는 의사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해 약식명령상 벌금 액수를 감경했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