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요르단에 쩔쩔 매네"…프랑스 매체 "턴오버 17회+드리블 성공 38%" 혹평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지난 바레인전 맹활약으로 리오넬 메시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강인이 요르단을 상대로는 바닥을 기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서 2-2로 비겼다.

시작은 좋았다. 캡틴 손흥민이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켜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요르단의 반격이 매서웠다. 전반 37분 코너킥 공격을 통해 박용우의 자책골을 이끌어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야잔 알나이마트가 박스 밖 호쾌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요르단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대표팀은 후반 내내 공세를 펼쳤지만 요르단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의 슈팅이 상대 수비 발 맞고 들어가면서 간신피 패배를 면했다.

2경기 연속 졸전이었다. 이날 유일한 득점에 성공한 손흥민과 극장 동점골을 만들어낸 황인범, 수비 핵심 김민재 정도만 돋보였다. 원톱으로 나선 조규성은 유효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벤치로 물러났고, 측면 수비 구멍으로 평가 받는 이기제 역시 가장 먼저 교체 아웃되면서 고개를 숙였다.

1차전 바레인전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강인도 요르단전에서는 조용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날 턴오버를 무려 17회나 기록했다. 드리블 성공률도 38%로 평소에 비해 크게 낮았다. 드리블을 8번 시도해 3번 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공을 잡으면 빠르게 패스를 하기보다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이는 적절한 반칙으로 흐름을 끊으려던 요르단 전략에 완벽하게 당하고 말았다.

앞서 이강인은 바레인전에서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통하는 메시를 소환했을 정도로 훌륭한 활약을 보여줬다. 바레인전 결과는 대표팀의 3-1 승리였지만 결코 내용이 좋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 경기를 승리로 이끈 게 바로 2골을 넣은 이강인이었다.

당시 이강인은 1-1로 팽팽했던 후반 11분 김민재의 패스를 받아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다시 앞서나가는 골을 터뜨렸다. 박스 바로 앞에서 왼발로 크게 휘어지는 슈팅을 때렸고 공은 골대 맞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마치 리오넬 메시를 연상케 하는 득점 장면이었다.

후반 24분에는 멀티골까지 작렬했다. 역습 상황에서 황인범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슛 페인팅으로 수비 한 명을 제친 뒤 왼발로 가볍게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의 2골이 승리를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강인의 활약에 외신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카타르의 다국적 스포츠채널로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을 해설자로 두고 있는 비인스포츠는 "파리 생제르맹의 플레이메이커 이강인이 2골을 넣으며 한국이 바레인을 이겼다. 이강인의 개인 기량으로 바레인을 3-1로 꺾었다"라면서 "이강인은 클럽에서는 킬리안 음바페, 대표팀에서는 손흥민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의 주인공을 차지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강인의 그림처럼 완벽했던 2골로 한국은 1956, 1960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대회에서 승리로 출발을 알렸다"라고 이강인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아스도 "이강인은 새로운 메시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재능을 알았지만 그 재능을 돌보지 않았고, 파리 생제르맹과 한국 팬들은 이강인의 재능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요르단전서 보여준 부진한 활약은 다시 프랑스 현지 매체를 실망하게 만들었다. 프랑스 커널서포터즈는 "한국의 이강인이 요르단에 쩔쩔 맸다. 요르단이 (한국전 승리)위업에 가까워질 뻔했다"라면서 "이강인은 풀타임을 뛰었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요르단은 매우 훌륭했고, 승리할 수도 있었다. 추가시간 황인범의 슈팅이 아니었다면 요르단이 승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풋메르카토 또한 "요르단이 이강인과 손흥민의 한국을 좌절시켰다"라며 "활동적이었지만 생산적이지 못했다"라고 혹평했다.

이강인의 부진 속에 요르단과 간신히 비긴 대표팀은 1승1무 승점 4로 요르단과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밀려 2위를 유지했다. 대표팀은 오는 25일 오후 8시 30분 알와크라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1, 2차전 전혀 다른 경기를 펼친 이강인이 말레이시아전에서 대표팀의 승리를 이끌고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