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김하성-고우석과 뭉치나?…美 매체 "SD, 류현진 영입 관심"

김지수 기자 2024. 1. 2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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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새 둥지를 찾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의 행선지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될 수 있다는 미국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류현진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는다면 한국 선수 3명이 한 팀에서 뛰는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된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인사이드 더 파드리스'는 2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내셔널리그 올스타 출신 선발투수에게 관심이 있다"며 "다음 시즌을 위해 익숙한 선발투수를 데려올 수 있을까"라고 보도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언급한 내셔널리그 올스타 출신 선발투수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9 시즌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당당히 뽑혔다. 선발투수로 올스타전에 등판하는 역사를 썼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뉴욕 포스트의 기자 존 헤이먼을 인용해 "샌디에이고는 선발투수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팀 중 하나"라며 "샌디에이고가 눈여겨보고 있는 투수 중 한 명은 바로 좌완 류현진이다"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2023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커리어 통산 두 번째로 FA(자유계약) 선수가 됐다. 2020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맺었던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74억원)의 계약이 종료된 가운데 4년 전에 이어 또 한 번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류현진은 2022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으면서 빅리그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다만 1년간 재활을 거쳐 지난해 8월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돌아왔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 복귀 시점을 지켜냈다.

성적도 준수했다. 류현진은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부활의 날갯짓을 폈다. 토론토가 정규리그 막판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승리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탰다.

류현진은 수술 전과 비교하면 직구 스피드가 하락하기는 했다. 평균 구속이 140km 초반대 머무르며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특유의 안정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 구사, 뛰어난 게임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빅리그에서 여전히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다만 류현진은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엔트리 26명에 류현진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토론토ㅏ 미네소타 트윈스에게 2연패로 무릎을 꿇으면서 류현진은 추가 등판 없이 2023 시즌을 마감했다.

류현진은 1987년생으로 올해 만 37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기량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선발투수의 가치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최근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의 기류를 놓고 봤을 때 무난하게 새 둥지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11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단장 회의에서 류현진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빅리그 팀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계약 소식은 새해에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선발진 보강이 필요했던 뉴욕 메츠와 강력한 링크가 뜨기도 했지만 메츠는 류현진이 아닌 1992년생 좌완 숀 머나이아였다. 숀 머나이아는 메츠와 계약기간 2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8억 48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최근 미국 매체 '블리처 리포트'가 '이마나가 쇼타, 마커스 스트로먼의 계약에 따른 선발 FA 시장 재설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류현진의 토론토 잔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이 가운데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보도는 흥미롭다. 샌디에이고가 선발진 보강을 위해 다음달 중순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 부지런히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샌디에이고의 이번 오프 시즌은 다른 해와 비교했을 때 특이했다. 지난 몇 번의 겨울 동안 엄청난 지출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로스터 전체에 걸쳐 급여를 삭감했다"며 "샌디에이고의 2023년 팀 구성원들 몇몇이 더 높은 가치의 계약을 위해 떠나는 것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와 조 머스그로브가 있지만 선발 로테이션이 상당히 젊은 편이다. 샌디에이고가 이 부분을 개선하고 싶어 한다"며 "지금 FA 시장은 비수기인데 샌디에이고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샌디에이고는 2023 시즌 정규리그 162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275, 156안타, 35홈런, 109타점, 12도루, OPS 0.930의 성적을 기록한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떠나보냈다. 소토가 메이저리그 정상급 외야 거포이지만 내년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하는 상황에서 샌디에이고는 큰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재정 악화로 페이롤 줄이기가 급했기 때문이다.

특급 마무리 조시 헤이더도 붙잡지 못했다. 헤이더는 역대 메이저리그 마무리 FA 최고액인 5년 총액 9500만 달러(약 1271억 원)에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했다.

샌디에이고는 대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저비용 고효율 투자를 단행했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마무리 투수 마쓰이 유키를 4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4억 원)라는 저렴한 가격에 데려왔다. 이어 KBO리그 LG 트윈스의 2023 시즌 우승에 힘을 보탠 클로저 고우석을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59억 원)에 영입했다.

샌디에이고는 여기서 류현진까지 품게 된다면 아시아 투수들을 중심으로 2024 시즌 마운드 운영에 승부수를 던지는 셈이 된다. 류현진은 다년 계약은 어렵지만 1년 연봉 800만 달러(약 107억 원) 수준의 계약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미국 현지 언론의 예측이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베테랑 좌완투수 류현진은 토미존 서저리 수술 후 돌아온 2023 시즌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채점 3.58의 성적을 기록했다"며 "류현진은 여전히 유능한 선발투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발 로테이션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또 "류현진은 베테랑으로서 많은 경험을 가져다 줄 것이고 샌디에이고가 탐낼 수 있는 부분"이라며 "류현진이 예전 같은 (전성기) 투수는 아니지만 샌디에이고 선발 로테이션의 뒷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을 영입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남은 겨울 동안 류현진의 이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2012 시즌 종료 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로 진출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무대에 순조롭게 안착했다. 2013 시즌 30경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빅리그 데뷔와 동시에 정상급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014 시즌 26경기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 2017 시즌 25경기 5승 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7, 2018 시즌 15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 2019 시즌 29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코리안 몬스터'의 위용을 뽐냈다.

LA 다저스도 류현진에게 거액을 투자한 부분은 신의 한수가 됐다. 한화에 지급한 포스팅 이적료 2573만 7737달러(약 331억 3733만 원)와 류현진에게 첫 6년간 총액 3600만 달러(약 463억 5000만 원), 2019 시즌 지급한 연봉 1790만 달러(약 235억 5640만 원)를 투자한 결실을 충분히 얻었다. 

류현진은 2020 시즌을 앞두고 FA 권리를 행사,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다. 2020 시즌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했다. 당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단축 시즌으로 치러지기는 했지만 에이스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류현진은 2021 시즌부터 고전했다. 31경기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로 주춤했다.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은 이후 부상 없이 풀타임을 치른 시즌 평균자책점이 4점대를 넘어선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류현진은 2022 시즌 반등을 다짐하고 의욕적으로 준비했지만 커리어 두 번째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적지 않은 나이 탓에 미국 언론에서는 류현진의 재기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쓰러지지 않았다. 1년이 넘는 재활 과정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냈다. 2023 시즌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준수한 성적을 찍었다. 부상 복귀 첫 시즌 6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특유의 안정적인 게임 운영 능력도 여전하다는 걸 보여줬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잔류가 불발된다면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친정팀 한화 이글스 복귀다. 류현진은 FA가 아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리그로 나갔기 때문에 KBO리그 규약에 따라 한국 내 소유권은 한화에 있다. 류현진은 한화에서 4년을 뛰어야만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의 핵 김하성은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미국 출국에 앞서 "사실 (류)현진이 형과 같이 뛰고 싶고, 그렇게 같이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 영광인 것 같다"라며 "현진이 형 같은 경우 워낙 메이저리그에서도 베테랑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고, (현진이 형과)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사진=AP/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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