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출근 걱정 마세요...서울, 오전 3시반 자율주행버스 달린다
서울시는 새벽 시간대 이동하는 근로자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돕기 위해 '자율주행 새벽동행버스'를 올해 하반기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연말 정식 운행 예정인 자율주행 새벽동행버스는 시가 쌓아온 자율주행 경험과 배차·노선 관리 등 대중교통 운영 노하우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다.
그간 새벽 시간대 서울 부도심 지역에서 주요 업무지구인 강남, 여의도 등 도심으로 이동하려는 미화원·경비원 등의 출근길 수요는 많지만, 정작 이들이 탈 만한 대중교통편은 많지 않다는 고민에서 출발한다.
새벽 근로자들은 현행 오전 4시 전후보다 더 이른 시간대의 대중교통 확충을 요구해 왔다. 이른 새벽 첫차부터 많은 시민이 버스에 타 차량 혼잡과 안전사고 우려 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시간대에 일하려는 운전기사는 많지 않아 기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4일 세계 최초로 귀갓길 직장인 등을 위해 운행을 시작한 '심야 자율주행버스'에 이어, 자율주행 서비스 경험을 새벽 시간대로 확장한 것이다.
새벽동행버스는 현재 시내버스 정식 첫차 운행 시간(오전 3시 50분∼4시)보다 빠른 오전 3시 30분쯤 운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첫차의 운행을 약 30분가량 앞당겨 새벽 출근길 불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다. 운행 대상 노선은 첫차 혼잡이 심하고, 자율주행버스 운행 안전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을 중점적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우선적으로는 도봉산역~종로~마포역~여의도역~영등포역 구간(편도 기준 25.7km)을 운행하는 ‘160번’이 첫 노선으로 예상된다. 160번 노선은 새벽 첫차의 최대 재차(在車) 인원이 50명을 넘어 많은 승객이 서서 가는 등 새벽 버스 중 혼잡이 심한 노선이다. 서울시는 "160번 버스의 노선 안전성 및 자율차 운행여건 등을 고려해 최우선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앞으로 교통신호 개방 등 필수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지정을 7월까지 마무리해 새벽동행버스 운행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이후 또 다른 새벽 혼잡 노선인 146·148번(상계∼강남·서초) 노선으로 운행을 확대하고, 점진적으로 자율주행 상용화와 연계해 혼잡 노선에 자율주행버스 투입을 늘려갈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최근 높은 수요로 증차 요청이 있었던 8146번(상계~강남) 버스도 운행개시 1주년을 맞아 다음 달 안으로 증차 및 집중배차를 하기로 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가장 먼저 도시의 새벽을 여는 서민의 애환에 공감하는 만큼 올해도 약자와 동행하는 교통정책을 실현하겠다"며 "시가 가진 우수한 정책 노하우를 집약해 사회적 약자의 생활 편의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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