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가구 삶 조사해보니…여성은 94% 남성은 78% "만족"
40대 여성 직장인 김수정씨는 서울 관악구 20평대 아파트에 혼자 사는 1인가구 주민이다. 부모 등 가족이 경기도 성남시에 살고 있지만, 직장이 서울 강남에 있어 이곳에 아파트를 얻어 혼자 살고 있다. 김씨는 주말이면 등산을 즐긴다. 성남 부모 집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간다. 그는 19일 "지금 사는 환경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라며 "퇴근 후 가끔 외로울 때가 있긴 하지만, 자유로운 삶이 편하다"고 말했다.
1인가구 중 85.9% "현재 생활에 긍정적"
'1인가구'가 대세인 시대다. 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인가구는 전체의 41.55%에 이른다. 열 집 중 네 집 이상이 1인가구란 얘기다. 4인 이상 가구는 17.07%뿐이다.
1인 가구 주민들은 '외롭고 적적할 것'이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삶에 만족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관악구가 지난해 관내 거주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관악구 1인 가구 비율은 61.6%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다. 조사는 이 가운데 20세 이상 성인 42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에게 개인 생활과 건강·안전 등 11개 영역 106가지를 물었다.
그 결과 1인 가구 중 85.9%가 “현재 생활에 만족 또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관악구 김진연 1인 가구팀장은 “홀로 사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의외로 적었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의 만족도(보통 이상 93.9%)가 남성(보통 이상 77.7%)보다 높았다. 나이가 젊을수록 만족도는 더 높았다. 실제로 청년층(20세 이상~30대) 만족도는 70.3점이지만, 노년층(60세 이상)은 49.8점에 그쳤다. 학력과 소득 역시 1인 가구 삶의 만족도와 비례하는 양상이었다.
나이 많을수록 1인 가구 어려움도 커져
이와 함께 일반적으로 소득이 높으면 외로움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인 가구로서 느끼는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는 소득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
'집밥' 비율, 여성이 남성의 2배
흥미로운 조사 내용도 있었다. 조사대상 가운데 37.1%는 집에서 직접 요리해 끼니를 해결했다. 직접 조리하는 비율은 여성이 50.5%로 남성(23.7%)보다 높았다. 또 소득이 높을수록 '식당 이용' 비율이 올라갔다.
1인 가구는 사회적 관계에 대한 갈증이 상당했다. 특히 '소모임 지원(28.6%)'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사회적 관계에 대한 갈증은 학력이 낮을수록 더 많았다. ‘학연’을 통한 관계 확장이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악구는 이번 조사를 통해 연령·소득별 지원방식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주택지원 정책은 노년층은 주택 개·보수 지원(38.6%)을 최우선으로 꼽았지만, 청년층은 주택 구매나 임차 등 지원(55.1%)을 더 원했다. 나이대별로 주택 소유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1인 가구 증가는 앞으로도 계속될 사회 현상”이라며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생활밀착형 맞춤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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