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희 입막은 윤석열 정부, '각하' 시절로 돌아가"
[박소희 기자]
▲ 21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의 국회의원 폭력제압 및 거짓 해명 규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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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진보당 강성희 의원 제압 논란을 두고 "과잉도 아니고 불법 경호", "민주 정부가 '각하' 시절로 돌아갔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국회 차원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한편 윤 대통령이 사과하고 김용현 경호처장을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2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의 국회의원 폭력제압 및 거짓해명 규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바이든-날리면' 사건으로) 국민 청각테스트를 하더니 이제 시각테스트까지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실 제공 영상을 보면 경호처가 과잉대응한 상황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대통령과 강성희 의원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진 상태에서 (경호처가 강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고 나간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입'이 경호상 위해? 대통령 기분 나쁜 걸 막아"
박 수석부대표는 또 "'경호상 위해'라고 판단했다는데 윤 대통령은 이미 자유롭게 이동하는 상황이었다"며 "그런데도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었다는 건 경호상 위해로 판단한 게 무엇이다? 강성희 의원의 입이라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경호처의 경호행위는 신변경호가 아니라 심기경호"라며 "비판의 말을 하지 못하게 하고, 대통령이 들어서 기분 나쁘게 하는 걸 막는 것이다. 이번 상황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정권이 어떤 성격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평했다.
문제의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행사장에 있었던 윤준병 의원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제 왼쪽에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그 옆에 강성희 의원이 앉았다. 제가 악수하고 넘어가고 이용호 의원은 (윤 대통령을) 환대하고, 그 다음에 강 의원이 악수하면서 '국정기조를 바꿔주십시오' 이렇게 얘기했고 대통령이 지나갔다"며 "앞에 지나갈 때는 좀 조용하게 '바꿔야 됩니다' 했지만 거리가 떨어지니까 좀더 높은 소리로 '국정기조 바꾸셔야 된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대통령이 (강 의원) 옆에 있지도 않은데 강성희 의원 입을 처음부터, 좀 큰소리로 얘기하자마자 입을 막기 시작해서 사지를 들어서 경호원들이 들고 나갔다. 지금 언론에서 '과잉경호' 이렇게 명명하는데, 과잉경호는 경호는 적법한데 도를 지나쳤다는 것이다. 이것은(강성희 의원 일) 과잉경호가 아니고 불법행위다.
▲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하는 진보당 강성희 의원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해 끌려나가고 있다.진보당측은 "강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는 말을 건넨 순간 경호원들이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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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경호원들이 그렇게 가고 그 다음에 (곧바로) 행사가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항의할 겨를이, 쉽지 않았다"며 "상황이 어느 정도 종료된 이후에, 그 상황을 보고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워서 중도에 항의표시로 퇴장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엄격하게 사실관계, 상황 판단을 정확히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사과, 경호처장 경질, 불법행위에 참여한 경호원들의 처벌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민주정부가 다시 '각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대단히 화나고 분통 터지는 아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기자회견 이전에 문재인 정부 경호처에서 일한 분들에게 확인했더니 이와 같은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더라"며 "2020년 3월 대전 현충원을 참배하는 과정에서 천안함 유족께서 당신 생각을 말씀한 적은 있다. 그 과정에서도 문 대통령은 유족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이해하고자 했던 것이 관례"라고 했다.
윤 의원은 "백번 양보해서 (강성희 의원 행동이) 행사 진행에 지장을 줬더라도, 액션의 주체가 경호가 되어선 안 될 상황"이라며 "전북도나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실에서 협조를 구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강 의원의 입이 막히고 사지가 들려나가는 것을 윤 대통령이 현장에서 목도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최소한 저지시키는 게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며 "왜 이렇게 경호관들이 과도하게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행위를 하나. 대통령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진표 입장표명, 운영위 소집 요구도...
야권에서는 국회 차원의 유감 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 해외 출장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별다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민주당 소속인 김영주 부의장만 사건 다음날인 19일 "대통령 경호처가 과도한 경호권을 행사한 것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입법부의 권위를 짓밟고 무시하는 행위이자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내동댕이친 것과 다름없다"며 "심각한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입장문을 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관련 질문에 "저희들 생각은, 의장님께서 이 부분에 대해서 당연히 입장을 내셔야 된다는 쪽"이라며 "의장님과 그런 부분에 대해서 향후 소통해나갈 건데 아쉽게도 현재 국회에 계시다. 24일날 귀국 예정이라 소통이 그렇게 원활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지난 금요일 저희가 급하게 운영위 소집을 요구했다"며 "월요일(22일) 점심에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뵙기로 했는데 그때 답을 들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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