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난다…김하성은 "정후가 치면 다 잡아낼 겁니다"

유준상 기자 2024. 1. 2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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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적으로 만난다.

2021년부터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활약한 김하성은 올해로 빅리그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가운데, 이정후가 지난달 13일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의 조건으로 계약을 맺으면서 두 선수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2014년 2차 3라운드 29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김하성과 2017년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성한 이정후는 3년 선후배 사이다. 키움은 두 선수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 2017~2020년 4년 동안 세 차례나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그 정도로 두 선수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특히 두 선수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도 대표팀에 힘을 보탰다. 빅리그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미국으로 향한 '빅리그 선배' 김하성은 2021년 117경기 267타수 54안타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27득점 6도루 OPS 0.622로 부진했다. 2022년 성적은 150경기 517타수 130안타 타율 0.251 11홈런 51타점 58득점 12도루 OPS 0.708.

빅리그 3년 차가 된 지난해, 김하성은 한 단계 성장했다. 152경기 538타수 140안타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0.749를 기록하며 빅리그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또한 수비에서는 2루수(106경기 856⅔이닝)뿐만 아니라 3루수(32경기 253⅓이닝)와 유격수(20경기 153⅓이닝)까지 문제 없이 소화했다.

넓은 수비 범위와 안정적인 포구 능력을 선보인 김하성은 지난해 11월 2023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2루수 및 유틸리티 부문 후보에 올랐고, 무키 베츠(LA 다저스)와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치고 아시아 지역 출신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골드글러브를 품었다.


김하성의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로 향한 '한국인 야수'는 바로 이정후다. 이정후는 프로 데뷔 때부터 뛰어난 재능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큰 기복 없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2022년에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홈런 고지를 밟기도 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1월 원소속구단 키움으로부터 빅리그 도전에 대한 허락을 받았고, 2023시즌 종료와 함께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다. 7월 발목 부상으로 86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여전히 이정후를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그중에서도 이정후를 장기간 관찰했던 샌프란시스코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개시와 함께 영입전에 뛰어들었고, 포스팅 개시 이후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이정후와 계약을 맺었다.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은 이정후는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개막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빅리그 진출 이후 같은 지구에 한국인 선수가 없었던 김하성으로선 이정후의 합류가 반갑기만 하다. 2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하성은 "일단 (이)정후가 너무 좋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너무 축하하고 한편으로는 동생이기 때문에 그 금액을 뛰어넘을 수 있는 활약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후도 (고우석과 마찬가지로) 올해 빅리그에서 첫 시즌을 맞이하는데, 항상 얘기했던 것처럼 건강하게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면 '한국의 이정후'를 미국에서도 그대로 보여줄 것이고, '이정후가 이정후한다'는 시즌을 만들어낼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를 다른 팀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맞대결만큼은 선후배 관계와 오랜 인연에 관계없이 승리에만 힘을 쏟겠다는 게 김하성의 생각이다. 김하성은 "정후가 우리 팀에 오길 사실 엄청 바랐고 기대하기도 했는데, 너무 좋은 조건에 계약했기 때문에 사실 너무 다행이다. 스포츠에서 선수가 그런 계약을 맺는 것 자체가 결국 자신의 가치이기 때문에 잘 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시즌 때 (정후를) 만난다면 어쨌든 적으로 만나는 것인 만큼 정후가 나를 향해 타구를 보낸다면 봐주는 것 없이 다 공을 잡아내도록 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빅리그 선배'로서 조언도 잊지 않은 김하성은 "한국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쁘고 좋다. 항상 말했던 것처럼 그 선수들도 부담감과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가야 할 텐데 이제는 소속팀 팬분들의 응원이 아니라 전 국민의 응원을 받는 것이기에 좀 더 책임감을 갖고 뛰게 될 것"이라며 "그 선수들이 잘해줘야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아마추어 선수들과 KBO리그에서 뛰는 후배들이 또 도전할 수 있고 좋은 계약과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이정후의 선전을 기원했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3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의 개막전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MLB World Tour Seoul Series 2024 Presented By Coupang Play)’로 2024시즌을 시작한다. 샌프란시스코는 3월 29일부터 펫코파크에서 진행되는 샌디에이고와의 4연전으로 새로운 시즌에 돌입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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