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꽃할배'와 이서진... 구독자들 마음 울린 재회

김상화 2024. 1. 2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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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중인 신구-박근형 찾아간 나영석-이서진... 회식 영상만으로도 반가움 선사

[김상화 기자]

 채널 십오야의 '금요의 명작' 한 장면
ⓒ 에그이즈커밍
 
매주 재치 넘치는 콘텐츠로 구독자들을 찾아가는 인기 유튜버(?) 나영석 PD가 이번엔 조금 특별한 손님들을 화면으로 초대했다. 에그이즈커밍이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 십오야'는 지난 19일 <금요의 명작>이라는 특이한 제목의 동영상을 깜짝 공개했다. 다름 아닌 <꽃보다 할배> 시리즈의 두 주역, 배우 신구-박근형과의 재회를 담은 것이다.

벌써 첫 방영된 지 11년이 지난 <꽃보다 할배>(2013~2018) 시리즈는 나영석 PD가 KBS를 떠나 tvN으로 이적 후 처음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방영 이전만 하더라도 원로 배우들과의 해외 여행이라는 내용 때문에 "독특하다" vs. "또 여행이냐?"라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지만 첫 시즌(프랑스-스위스 편) 이후 이 프로그램은 tvN을 대표하는 간판 예능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 그리고 김용건 등 한국 드라마와 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담당해준 그들과 함께 '짐꾼' 이서진의 유쾌한 케미가 돋보였던 <꽃할배> 시리즈도 시간이 지나면서 잠시 멈춤에 돌입했다. 그랬기에 오랫동안 출연진을 그리워했던 시청자들에게 이번 만남은 반가움 이상의 뭉클함을 안겨줬다.   

여전히 청춘... 팔순 노배우들의 연기 열정
 
 채널 십오야의 '금요의 명작' 한 장면
ⓒ 에그이즈커밍
 
지난해 <이서진의 뉴욕뉴욕2> <출장 소통의 신>으로 여전한 케미를 과시했던 나영석 PD와 이서진이 몇 달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한동안 미국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한 이서진을 데리고 나 PD가 찾아간 곳은 다름아닌 국립극장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되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출연하고 있는 신구, 박근형을 응원하고자 직접 공연을 관람하기로 한 것이다.  

모처럼 만난 두 사람은 이서진의 최근 미국 여행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미국 프로농구(NBA) 관람하는 장면이 TV 생중계에 잡힌 에피소드를 비롯해서 <고도를 기다리며>의 '고도'를 둘러싼 재미난 입담으로 차 안은 어느새 유쾌한 기운이 감돌았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요즘 보기 드물게 '원'캐스팅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다. 많은 대형 뮤지컬, 연극 등이 더블 혹은 트리플 캐스팅 등 한 배역에 2~3명의 배우가 번갈아 일정을 잡아 출연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특히 팔순을 훌쩍 넘겨 아흔을 바라보는 노배우들이 3시간여의 긴 시간 동안 무대를 열정으로 채운다는 점은 현장에서 지켜본 나PD+이서진에겐 놀라움의 그 자체였다.

모처럼의 재회... 웃음꽃 피운 식사 자리
 
 채널 십오야의 '금요의 명작' 한 장면
ⓒ 에그이즈커밍
 
대기실로 찾아간 나 PD, 이서진을 만난 두 원로배우는 깜짝 방문에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함께 무대에 오른 배우 박정자, 김학철 등과도 인사를 나눈 이들은 어느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그간 못했던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마련했다. "여전히 정정하시다"라는 나 PD의 말을 들은 박근형은 "내가 영감님 모시고 한다"라고 농담을 건넸고 이에 신구는 "지는 청춘이야?"라며 되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서 <꽃할배> 때의 에피소드, 제작진의 현재 근황 등 다양한 소재로 대화를 나누면서 이들은 잠시 동안 수년 전 해외여행 시절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의 막내 작가들은 이제 각종 예능의 메인작가가 되었고 조연출 PD가 방송사 국장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은 두 배우는 놀라움 속에 대견함을 표했다.  

혼자서 1인극을 이끌기 위해 링거 맞고 무대에 오른다는 '형님' 이순재의 최근 일화를 비롯해서 몇해 전 병환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신구, 최근 들어 작품 때문에 머리를 기른 박근형 등 <꽃할배> 출연진들의 근황은 이들을 응원했던 구독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헤어질 시간. 제작진이 마련한 택시를 타고 떠나는 신구를 배웅하면서 <꽃할배> 주역들은 다음을 기대했다.  

구독자 뭉클하게 만든 <꽃할배> 주역들의 재회
 
 채널 십오야의 '금요의 명작' 한 장면
ⓒ 에그이즈커밍
 
첫 시즌 진행 당시 평균 연령 76세 출연진으로 구성된 야외 예능은 전무후무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독특한 개성을 지닌 멤버들을 데리고 산전수전 다 겪었던 제작진들과 더불어 시청자들은 멋진 해외의 풍경과 그들이 살아온 인생역정을 함께 교감하면서 예능 이상의 가치를 배울 수 있었다.  

<꽃할배>의 성공은 나영석 PD가 지금까지 대한민국 예능 대표 제작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을 뿐만 아니라 해외 판권 판매(미국 NBC 'Better Late Than Never') 등 다양한 성과도 만들어 냈다. 개국 이후 수년 동안 방향을 잡지 못했던 tvN의 정착에도 큰 기여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꽃할배>였다.  

수년이 지나 유튜브를 통해 만난 출연진과 제작진의 모습에 '채널 십오야' 구독자들 또한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화면 속에서 잠깐 언급되었던 쿠바 여행을 가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하면서 다시 한번 원로 배우들과의 자리가 마련되길 희망했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연극, 인생에 대한 노배우들이 들려주는 다채로운 이야기는 마치 삶의 지침서 마냥 보는 이들의 마음 한 구석을 가득 채워 넣었다.  

그저 평범한 일상 속 회식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꽃할배>를 응원했던 시청자들은 이번 영상물을 통해 가슴 찡한 울림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제는 나이, 건강 문제 등의 제약 때문에 더 이상의 <꽃할배> 후속 시즌 제작을 기대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동영상으로나마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는 어느 구독자의 댓글처럼 종종 이와 같은 콘텐츠로 인사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희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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