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할 때까지 우는 쌍둥이 생떼, 오은영이 버티라고 한 이유
[김종성 기자]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19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4살 일란성 쌍둥이 자매(금쪽이)의 부모가 고민을 안고 찾아왔다. 악쓰고 우는 게 일상인 쌍둥이는 원하는 걸 들어줄 때까지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엄마는 많게는 1시간가량 쌍둥이가 울도록 내버려두기도 해봤지만, 토할 때까지 오열하는 쌍둥이를 어찌할 수 없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달래줘야 울음이 끝나는 육아가 반복됐다.
쌍둥이는 아침부터 칭얼대기 시작했다. 식사 전 동생은 의자 위치가 불편한지 갑자기 떼를 썼고, 종이컵 탑 쌓기 놀이를 하다가도 울음을 터뜨렸다. 오은영은 쌍둥이 자매가 '까다로운 기질'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들은 ① 한번 울면 잘 그치지 않고 ② 새로운 환경 변화나 자극에 민감하고 ③ 싫은 것을 강하게 표현한다. 결국 부모의 강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엄마는 쌍둥이를 데리고 마트에서 쇼핑에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위기가 발생했다. 역시 동생이 칭얼대기 시작했고, 계산 전에 요거트를 먹겠다고 난리를 부렸다. 생떼가 안 통하자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난감한 상황에 엄마는 쩔쩔맸고, 결국 요거트를 까주고 말았다. 원하는 걸 해주자 겨우 울음이 그쳤고, 엄마는 30분 간의 실랑이에 기진맥진해지고 말았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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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은 신날 때를 제외하고 매일 우는 것 같다며 육아를 하는 엄마의 어려움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울음의 이유에 대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만 2세 이하 아이들에게 울음의 의미는 양육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의사소통의 신호이다. 만 2세쯤 되면 150~300개 정도 단어를 말할 수 있고, 언어가 늘수록 울음이 줄어든다. 현재 쌍둥이는 언어적 소통에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
병원에 간 쌍둥이는 휴대전화를 찾으며 칭얼댔다. 휴대전화가 없는 언니는 울음을 터뜨렸고, 엄마는 임시방편으로 동생에게서 휴대전화를 빼앗아주려 했다. 아빠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언니에게 준 후에야 평화가 찾아왔다. 하지만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동생이 비타민 사탕을 달라고 울음을 터뜨렸다. 충격적이게도 동생은 그런 식으로 하루에 비타민 캔디를 30~40개씩 먹었다.
"왠지 애가 울면 가엽고, 토까지 하면 불쌍하고... 마음이 약해진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일단 울면 다 들어줘버려요. 지나치게 허용적인 양육을 하는 게 맞아요." (오은영)
평소 '허용적인 육아'에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던 오은영은 "들어주면 안 되는 것도 있"다며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특히 비타민 과다 복용은 건강상 주의가 필요한 일이라며 제한해야 하는 요구까지 들어준 부모를 지적했다. 결국 이 모든 건 '안 울리려다 발생한 문제'였다. 그리고 우는 과정에 가르침이 빠져 있었다. '울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라는 결정적 훈육이 없었다.
울음 멈추기에만 급급하다보니 아이에게 이끌려다닐 수밖에 없고, 훈육이 부재하다보니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렇다면 아이가 휴대전화를 달라고 울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오은영은 '울게 둬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오늘 45분 울면, 내일은 44분 울 거라며 일주일 지나면 더 줄어든다며 부모가 버텨야 한다고 설명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장영란도 자신도 겪은 일이라며 엄마를 격려했다.
오은영은 쌍둥이 부모의 미디어 육아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실제로 쌍둥이는 24시간 미디어에 빠진 일상을 살고 있었다. 언니의 경우에는 밤 12시가 넘어도 계속해서 TV를 시청했다. 하루에 무려 10시간씩 미디어에 노출되어 이었다. 쌍둥이가 악을 쓰며 울면 부모는 TV와 유튜브를 틀어주는 식으로 대응했다.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엄마의 설명에 오은영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오은영은 아이들이 울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이나 기다리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만족지연 능력'을 습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1970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3~5세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주고 15분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하나 더 주겠다고 하고 행동을 관찰한 실험)'을 언급하며, 큰 보상을 위해 충동과 감정을 억제하는 행동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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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화내면 슬퍼." (금쪽이)
한편, 번아웃에 빠진 엄마의 어려움도 발견됐다. 엄마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순간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는 과격한 행동을 했다. 걸핏하면 우는 쌍둥이의 울음에 무기력하게 동영상을 보여준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가 하면 부부의 대화는 싸움으로 번졌다. 독박 육아의 스트레스가 감정 폭발로 이어졌다. 육아 우울증 검사 결과 치료적 도움이 필요한 상황으로 밝혀졌다.
오은영은 쌍둥이가 발달상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적절한 훈육을 하면 빠른 속도로 좋아질 것이라 단언하며, 금쪽처방으로 '눈물 뚝! 뚝! 미소 활짝! 솔루션'을 제시했다. 아이가 울더라도 훈육을 명확하게 해나갈 것과 그 과정을 꿋꿋하게 버텨나갈 것을 주문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부모의 지도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금지 박스'를 만들어 휴대전화와 비타민을 봉인했다. 금쪽이는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부모의 설득에 스스로 금지에 참여했다. 그렇다면 금쪽이의 생떼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엄마는 단호한 태도로 생떼를 쓰는 쌍둥이를 대했다. 평소와 달리 기다리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쌍둥이는 더 흥분해서 울음을 떠트리며 난리를 쳤지만, 엄마는 침묵으로 꿋꿋하게 버텼다.
생떼는 80분간 이어졌다. 인고의 과정이었다. 그때 울음이 조금씩 잦아들더니 마침내 멈췄다. 쌍둥이가 눈물을 멈추자 엄마는 차근차근 이유를 설명했다. 엄마는 처음으로 생떼 극복 순간이 마냥 신기할 따름이었다. 오은영은 아직 육아에 서툰 엄마를 위해 잠투정 아이를 위한 꿀팁도 전수했다. 각성을 조절하기 위해 촉각 자극(마사지)을 주고 품에 안아 토닥여주니 쌍둥이는 금세 잠들어버렸다.
엄마는 육아 우울증 극복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조산으로 한 달을 인큐베이터에서 보낸 쌍둥이가 염려되어 매일같이 면회를 하느라 산후조리는커녕 자신을 돌보지도 못했던 그는 지금껏 육아에 모든 걸 쏟아왔다. 독박 육아의 결과는 번아웃이었다. 엄마에게 필요한 건 자신을 위한 시간이었으리라. 풋살장을 찾은 엄마는 스트레스를 풀고 에너지를 가득 채워 집으로 돌아갔다.
엄마의 충전된 에너지는 고스란히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데 활용됐다. 아빠도 이전과 달리 육아와 놀이에 좀더 참여하기로 했다. 부모와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 쌍둥이는 미디어 밖 세상의 즐거움을 배워 나갈 수 있게 됐다. 결국 육아는 부부가 함께 합심해서 해나가야 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거기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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