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러브콜' GK 감싼 일본 베테랑 "필요 이상으로 비판 받아" [아시안컵]

김지수 기자 2024. 1. 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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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축구대표팀 골키퍼의 맏형 마에카와 다이야(30·비셀 고베)가 비판 여론에 휩싸인 주전 골키퍼 스즈키 가이온(22·신트트라위던)을 감쌌다. 스즈키 가이온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과 일본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부진의 책임은 팀 전체에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20일 마에카와가 스즈키 가이온에 대한 비난을 일축하면서 하고 있는 일이 많다고 항변한 부분을 보도했다.

마에카와는 "(스즈키 가이온의 이라크전 선제 실점은) 전혀 실수가 아니었다. 밖에서 말하는 것은 간단하다"며 "(다음 경기를 위해) 확실하게 고칠 부분도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은 말을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지난 19일 이라크와의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이라크에게 1-2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14일 베트남과의 대회 첫 경기를 4-2 승리로 장식하고 2연승을 노렸지만 외려 이라크에 덜미를 잡혀 조 1위로 16강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이라크는 일본보다 우위에 있는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압박,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 신장 188cm의 장신 타겟형 스트라이커 후세인 아이멘을 앞세운 공격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후세인 아이멘은 전반 5분 알리 자심의 크로스를 헤더골로 받아넣으며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3만명 이상의 이라크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라크는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도 아메드 야히야의 왼쪽 측면 50여m 드리블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후세인이 문전에서 헤더로 완벽하게 마무리하면서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일본에게 1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2-1의 리드를 지키고 아시안컵 역사에 길이 남을 대이변을 만들어냈다.

일본은 1승 1패(승점 3)를 기록, D조 2위로 밀렸다. 이라크가 2연승을 내달리며 D조 1위로 올라섰다. 특히 일본은 이어진 D조 다른 경기에서 인도네시아가 베트남을 1-0으로 누르면서 D조 1위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이라크가 D조 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게 확정됐다.

현재 D조의 순위는 이라크가 2전 전승(승점6)인 가운데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나란히 승점3이지만 득실차에서 일본이 +1, 인도네시아가 -1이어서 각각 2위와 3위에 자리잡았다. 베트남은 2전 전패로 4위다.

AFC 주관 대회의 경우 조별리그에서 승점이 같은 복수의 팀 순위를 가릴 때 해당팀끼리의 승점을 따지는 승자승 원칙이 적용된다.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을 우선 따지는 FIFA 월드컵과 다르다.



오는 24일 벌어지는 D조 최종전 2경기는 이라크-베트남, 일본-인도네시아가 격돌한다. 이라크가 베트남에 져서 추가 승점 확보에 실패하더라도 일본, 인도네시아를 이겼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에 따라 더 높은 순위를 확보한다.

일본 내 여론은 좋지 않다. 특히 이라크전 패배의 원흉으로 골키퍼 스즈키 가이온이 꼽히고 있다. 스즈키 가이온은 2경기 연속 2실점으로 부진하고 있다.

스즈키 가이온은 이라크전 선제 실점 과정에서 펀칭 미스로 이라크에게 빌미를 줬다. 전반 추가시간 왼쪽 크로스에 이은 아이멘의 골문 앞 헤더골 때도 스즈키는 적극적으로 막기보다 주저 앉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이라크전을 앞두고 지난 18일 "일본의 골키퍼 문제는 아시안컵 우승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라고 예상했던 가운데 이 부분이 그대로 적중하는 모양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2023 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스즈키 가이온을 주전 골키퍼로 낙점했다. 2002년생 스즈키는 신장 192cm, 체중 93kg의 체격 조건을 갖췄다. 가나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로 2021년 일본 J리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부터 벨기에 주필러리그 신트트라위던으로 임대 이적해 활약 중이다.




국가대표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U-17(17세 이하), U-20(20세 이하) 월드컵을 모두 경험하면서 연령별 대표팀 경험을 쌓았고 2022년 U-23(23세 이하) AFC 아시안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일본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A대표팀 데뷔 시기도 빨랐다. 2022년 7월 13일 첫 발탁 이후 같은 해 7월 19일 홍콩과의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다만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 26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스즈키는 지난해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였다. 지난 여름 일본 언론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일본인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과 500만 파운드(약 83억원) 이적료 영입에 근접했다. 맨유는 스즈키를 6년 동안 지켜봤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즈키는 아직 공중볼 처리 등 안정감은 떨어지지만 뛰어난 킥력을 바탕으로 한 후방 빌드업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과감히 스즈키를 아시안컵 주전 골키퍼로 내세웠으나 현재까지는 경험 부족이 일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이번 대회 최종 명단 선발 때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4경기), 마에카와 다이야(비셀 고베·1경기), 노자와 타이시 브랜든(FC도쿄·0경기)까지 모두 국제무대 경험이 부족한 선수를 데려갔다.



최고참인 마에카와 다이야는 J리그1에서 손꼽히는 베테랑이지만 A매치 경험은 1경기가 전부다. 스즈키 가이온의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완벽한 반전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에카와 다이야는 일단 "우리는 원정에서 압박을 받으며 경기를 치렀다. 빌드업과 리스크 케어도 안정되어 있었다"며 "스즈키 가이온이 프로인 만큼 비판을 받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너무 그런 부분(실수)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골키퍼는 스즈키 가이온만의 것이 아니다. 모두가 책임을 지고 싸워야 한다"며 일본 대표팀 전체가 단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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