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실업보다 큰 ‘무주택 스트레스’… 노화 앞당긴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흡연이나 실업의 충격보다 '임대살이'에 의한 스트레스가 수명에 더 악영향을 준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의학계에 따르면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의 엠마 베이커 교수가 이끄는 주택연구팀은 지난해 10월 '주택 환경과 노화 속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논문을 사이언스지에 게재했다.
베이커 교수 연구에 따르면 무주택자는 1년에 약 2.5주의 노화 속도를 보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주택자, 유주택자 비해 빨리 늙어”
월세부담·계약연장 부담감 작용 추정
흡연이나 실업의 충격보다 ‘임대살이’에 의한 스트레스가 수명에 더 악영향을 준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의학계에 따르면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의 엠마 베이커 교수가 이끄는 주택연구팀은 지난해 10월 ‘주택 환경과 노화 속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논문을 사이언스지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영국에 사는 1400여명의 실험 대상에게서 추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20~30년에 걸쳐 일자리, 경제상황, 교육수준, 식생활, 흡연이나 음주의 여부, 주택 환경의 변화 등 생활에 관계되는 다양한 항목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연구팀에 자신의 정보와 함께 혈액 샘플을 보냈다. 연구진은 혈액 샘플에서 ‘어느 정도 속도로 메틸화가 진행됐는지’를 척도로 각 참가자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계산했다.
베이커 교수 연구에 따르면 무주택자는 1년에 약 2.5주의 노화 속도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런 노화 속도는 자가 소유 주택에 사는 이들에 비해 연 0.045세 빠른 정도”라고 설명했다.
주택 소유 여부에 따른 노화 속도 차이는 흡연이나 직장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흡연의 경우 흡연 경력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 비해 0.021세 빠르게 노화했다. 실업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0.027세 더 빠르게 늙어갔다. 노화 속도에 있어 실업·흡연보다 주택 보유 여부가 배 이상 큰 효과를 미친 것이다.
무주택자 가운데서도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등 정부 소유 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노화 속도가 훨씬 느렸다.
연구진은 무주택자들이 받는 ‘월세 스트레스’가 노화 속도를 크게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예기치 못한 월세 상승이나 임대차계약 연장 가능 여부의 불투명성이 주는 스트레스도 노화를 촉진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를 보도한 ‘주간 현대’의 인터뷰에 응한 의사인 도가와 신씨는 “스트레스가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영양의 흡수나 노폐물의 배출에 지장이 생기고 세포의 변이나 사멸이 일어난다”며 “당연히 주거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이커 교수는 “1400명이 넘는 협력자들로부터 정기적으로 혈액 샘플 등을 제출받아 연구한 결과 주거 환경이 생물학적 연령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결과가 다른 국가에서도 유효하게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 영국 월셋집의 경우 지어진 지 수십년이 지난 건축물들이 많고, 에어컨 같은 기본적인 설비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한국이나 일본은 세 들어 사는 집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인 설비는 갖춰져 있는 편이다.
임대료 차이도 크다. 연구 표본으로 선택된 이들이 거주한 런던의 월세는 저렴한 원룸을 기준으로 해도 평균 800~900파운드(약 135만~153만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저렴한 월세 임대료(월 40만~50만원)와 비교하면 2~3배 비싼 셈이다. 그만큼 임대료 지불에 따른 스트레스를 훨씬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고교생 77% “정치인 안 믿는다”… 유튜버·BJ보다 낮아
- 손흥민 PK 선제골... 요르단전 2-2 아쉬운 무승부
- 71세 푸틴, 올해도 얼음물 입수… 크렘린궁 발표 ‘건강과시’
- 北 김정은 ‘벤츠 컬렉션’에 벤츠 본사 “철저조사”
- 5만원 5장 찢어 6장… 지폐 연금술의 최후 “징역 3년”
- 마돈나 또 지각 공연… “양심 없나” 뿔난 관객에 피소
- 美 틱톡서 유행하는 ‘쥐 스낵’ 레시피… 재료는?
- 반도체 등 국가 핵심기술 해외 유출 땐 최대 징역 18년 가능
- “‘새상에’ 이런 일이 ‘없세지’ 마세요”… 눈물의 편지
- ‘제목 논란’ 휩싸인 아이유 신곡… 나흘 만에 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