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 정신없는 프림, 아반도 사건 잊었나

이준목 2024. 1. 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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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목 기자]

'악동' 게이지 프림(울산 현대모비스)이 또 한번 비매너 플레이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1월 2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경기에서 프림은 상대에게 자칫 큰 부상을 입힐 수 있는 위험한 파울을 저지르는 모습으로 도마에 올랐다.

프림은 4쿼터 시작 10초 만에 현대모비스의 공격 상황에서 듀반 맥스웰(가스공사)과 골밑에서 몸싸움을 펼치고 있었다. 현대모비스 김국찬의 슛이 림을 맞고 튀어나와 사이드 라인 쪽으로 흘렀다. 맥스웰은 프림과 경합하면서 공이 밖으로 흘러나갈때까지 박스아웃으로 저지하면서 공격권은 가스공사에게로 넘어갔다. 농구에서 흔하디 흔한 기본적이고 정상적인 플레이였다.

그런데 프림은 돌연 공과 상관없이 달려가던 속도 그대로 맥스웰을 팔꿈치를 사용하여 강하게 앞으로 밀어버렸다. 갑자기 등 뒤에서 떠밀린 맥스웰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광고판을 넘어 가스공사 벤치 쪽으로 넘어졌다. 벤치에 앉아있던 동료 선수들과 부딪혀 하마터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했던 장면이었다.

다행히 맥스웰은 곧바로 일어났으나 프림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며 고성을 질렀다. 가스공사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맥스웰을 붙잡고 재빨리 만류하여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맥스웰은 한동안 분을 삭이지 못했고, 가스공사 벤치도 강하게 항의했다.

정작 프림은 맥스웰을 고의로 넘어뜨리고도 모른 척 고개를 돌리며 자기 벤치 쪽으로 돌아갔고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다. 경기를 중계하던 이상윤 SPOV 해설위원은 "저러면 안 된다. 동업자 정신이 있어야 한다. 상대가 다칠 수 있다"며 프림의 행동을 질타했다.

심판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프림에게 일반 파울 1개와 추가로 U파울을 선언했다. 하지만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고의적으로 위험한 플레이를 저지른 프림에게 다이렉트 퇴장 등 더 강한 징계를 내렸어야 했다며 심판의 소극적인 대처를 지적했다.

프림은 이날 끝까지 코트를 지키며 22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 1블록을 기록하며 현대모비스의 91-88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맥스웰에게 저지른 비매너 플레이 이후 4쿼터에만 10점을 넣는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최근 프로농구는 동업자 정신을 상실한 일부 선수들의 플레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고양 소노의 외국인 선수 치나누 오누아쿠가 안양 정관장의 렌즈 아반도를 공중에서 밀어 허리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힌 사건이 있었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올시즌에만 이미 상대팀에 몇 번이나 부상을 입힌 전적이 있다. 지난해 12월 7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허일영이 현대모비스 김준일과의 충돌로 무릎부상을 입으며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8일에는 이번엔 SK 안영준이 현대모비스와의 경기 도중 장재석과의 충돌로 내측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날 허일영은 경기종료 후 현대모비스 선수단에게 다가가 부상 장면에 대하여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심지어 가스공사전에서 프림의 행동은 고의성이 명백했기에 변명의 여지도 없다. 오누아쿠-아반도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무방비 상태에 있는 선수를 등 뒤에서 밀치는 것은 상대가 전혀 대비할 수 없기에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프림이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그가 이미 여러 차례 비매너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상습범이기 때문이다. 2022-23시즌부터 현대모비스 소속으로 한국무대에서 뛰고 있는 프림은 보드 장악력이 뛰어난 정통빅맨으로 실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지나치게 거친 플레이 스타일과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인하여 'KBL판 디그린'으로 불리우는 악동이다. 감정조절을 못하여 테크니컬 파울을 받거나 경기를 망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NBA의 올스타 빅맨인 드레이먼드 그린(골든스테이트)은 상대 선수의 목을 조르는가하면 발로 밟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등 동업자 의식이 없는 거칠고 폭력적인 플레이로 악명이 높다. 보다못한 NBA는 그린에게 지난해 12월 무기한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그린은 지난 7일에야 징계가 해제되며 팀에 복귀했지만 막대한 벌금과 징계로 인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반면 KBL은 위험한 비매너 플레이에 대한 대처에 소극적이다. 아반도에게 중상을 입혔던 오누아쿠는 KBL 재정위원회에서 고의성이 인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제재금 300만 원이라는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다. 이후로 경기에도 계속 정상적으로 출전하고 있다.

프림 역시 오누아쿠의 전례를 감안할 때 큰 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프림 역시 디그린 못지 않게 좋지 못한 경기매너와 태도로 도마에 오른 게 여러 번이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 소속팀도 주축 선수인 프림의 돌출행동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비슷한 문제를 반복해서 일으킨 선수에게는 징계 수위를 강화해야할 필요가 있다.

공교롭게도 해당 경기에서는 비매너 플레이의 희생양이 된 팀들이 모두 패배했다. 패한 팀들은 경기도 지고 이후로 부상선수로 인한 전력누수까지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동업자 의식 없는 행동들을 방치하는 것은 오히려 KBL이 위험하고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조장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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