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빅찬스 실수가 전부가 아니다…더 아쉬운 공중볼 경합 승률 ‘0%’ [아시안컵]
김명석 2024. 1. 21. 07:3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이 또 고개를 숙였다.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아 여러 차례 상대 골문을 노렸지만, 결정적인 기회조차 살리지 못하는 등 침묵에 그쳤다. 뿐만아니라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조차 단 한 차례도 공을 따내지 못했다. 클린스만호 원톱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아무 것도 해내지 못한 셈이다.
조규성은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 24분 교체 아웃됐다. 지난 15일 바레인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침묵이다.
조규성의 활약이 절실했던 경기였지만, 그 기대에 답하지 못했다. 이번 경기는 손흥민(토트넘)은 물론 지난 바레인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도 상대의 집중 견제가 예고된 경기였다. 그만큼 최전방 원톱 역할인 조규성의 활약이 절실했다. 만약 최전방에 선 조규성의 골이 터지면 상대 수비에 큰 부담을 안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 이강인의 존재감은 지난 바레인전과 비교해 확실히 줄었다. 측면에서 공을 잡으면 2~3명의 수비가 둘러싸 압박 수비를 당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손흥민은 페널티킥 득점과 상대 자책골 장면의 기점 역할을 하는 등 고군분투했지만 필드골과 인연이 닿진 않았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득점 기회는 조규성에게 더 찾아왔다.
그는 전반 추가시간 미드필드 지역에서 찬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팀이 1-2로 뒤지던 전반 추가시간 막판 결정적인 득점 기회도 찾아왔다. 이기제(수원 삼성)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내 문전으로 흘렀다. 쇄도하던 조규성이 골 지역 왼족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정확한 슈팅이라면 충분히 득점도 기대할 수 있었던 만한 장면. 조규성의 슈팅은 그러나 바운드 이후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후반 20분엔 더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패스를 받은 조규성은 페널티킥 지점에서 패스를 받았다. 골키퍼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상황, 조규성은 그러나 사실상 비어 있는 골문으로 찬 슈팅마저 허공으로 날렸다. 오프사이드 판정과 무관하게 최전방 공격수로서 안타까운 결정력이었다.
이후에도 조규성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공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해 기회를 놓치는 등 아쉬운 장면들만 남기다 결국 팀이 1-2로 뒤지던 후반 중반 교체됐다. 대신 교체로 투입된 건 또 다른 원톱 자원인 오현규(셀틱)였다. 골이 절실한 상황인데도 최전방 원톱 공격수가 맞교체되는 건 그만큼 부진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문제는 비단 득점 기회들을 놓친 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날 조규성은 네 차례의 공중볼 경합에서 모두 상대에게 공을 빼앗겼다. 공중볼 경합 승률 0%. 상대팀에 장신 센터백 등 공중볼 경합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만한 상대가 있던 것도 아니었는데도 조규성은 공중볼 싸움에서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최근 A매치 득점력이 떨어지는데도 조규성이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중용을 받았던 건, 득점이 아니라면 공중볼 등 경합 상황에서 확실한 우위를 통해 다른 2선 공격진들에게 기회를 열어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중에서도 1m89㎝의 장신을 활용한 공중볼 경합, 이를 통한 세컨드볼 기회는 중요한 공격 루트가 될 수 있지만 요르단전에선 이 기회 자체를 만들지 못한 셈이다.
최근 A매치 15경기에서 단 2골에 그치고 있는 득점력에, 요르단전처럼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조차 이렇다 할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 이대로라면 자연스레 클린스만호 최전방 공격수로서 활용 가치에도 의문부호가 남을 수밖에 없다. 손흥민 전방 배치 등 최전방 공격진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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