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호' 말레이시아, 바레인에 0-1 패...후반 추가시간 극장골 실점→조 최하위 탈락 확정 [아시안컵]

나승우 기자 2024. 1. 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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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가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국제축구연맹(FFI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는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랭킹 86위 바레인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얻어맞아 0-1로 패했다.

앞서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1차전서 0-4로 대패했던 말레이시아는 2연패를 기록, 꼴찌(승점 0)에 그치면서 최종전 결과와 상관 없이 탈락이 확정됐다. 최종전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을 이기고, 바레인이 요르단에 패해 승점 3 동률이 되더라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말레이시아가 그대로 최하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대회 전 김판곤 감독이 외쳤던 아시안컵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남은 목표인 대회 1승도 쉽지 않게 됐다.

이날 말레이시아는 수비에 최대한 집중한 5-4-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사한 하즈미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매튜 데이비스, 디온 쿨스, 샤룰 쒀드, 도미닉 탄, 라베레 코르뱅옹이 백5를 구성했다. 파이살 할림, 스튜어트 윌킨, 샤메르 압바, 아리프 아이만이 중원에 섰으며 파울루 주에가 홀로 공격진에 배치됐다.

바레인은 4-2-3-1로 나섰다. 에브라힘 루트팔라가 골문을 지켰다. 모하메드 아델, 사예드 바케르, 왈리드 알하얌, 하자 무바라크가 백4를 이뤘다. 모하메드 알하르단, 모세스 아테데가 중원을 구성했으며 알리 마단, 카밀 알아스와드, 모하메드 마르훈이 2선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 압둘라 알하샤시를 지원했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바레인의 우세였다. 바레인은 볼 점유율 67-33으로 크게 앞섰다. 슈팅 수도 13개로 4개의 말레이시아를 압도했다. 하지만 골 결정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 중 3개만 유효슈팅으로 연결됐고, 1골을 득점하는 데 그쳤다.

경기 포문은 바레인이 열었다. 전반 4분 알하얌이 슈팅을 가져갔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말레이시아도 반격에 나섰다. 코르뱅옹의 장거리 스로인에 이어 쿨스가 슈팅을 때렸으나 골대 위를 넘어갔다.

말레이시아의 공격이 이어졌다. 할림의 패스가 주에에게 이어졌고, 주에가 슈팅을 때리려던 찰나 바레인 수비가 막아냈다. 흘러나온 공을 아이만이 재차 슈팅했으나 골키퍼가 막아냈다.

바레인도 공격 기회를 잡았다. 전반 27분 마단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박스 안까지 진입 해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수비 맞고 굴절돼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 30분에는 알아스와드가 골키퍼의 롱킥을 잡아냈다. 쿨스가 걷어내지 못하고 말레이시아 수비가 뚫렸다. 하지만 탄이 끝까지 달려가 막아냈다. 전반전은 0-0으로 종료됐다.

후반전에도 0-0 균형이 이어졌다. 말레이시아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압바를 빼고 나초 인사를 내보냈다. 후반 10분 바레인이 선수 교체를 통해 변화를 가져갔다. 알하햐시와 아테데를 불러들이고 유수프 알셰이크, 압둘라 헤랄을 투입했다. 알셰이크가 좋은 기회를 잡았다. 알아스와드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으나 골대 오른쪽을 살짝 벗어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바레인이 경기를 지배해나갔다. 후반 19분 아델의 크로스를 다시 한 번 알셰이크가 슈팅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발에 닿지 않았다. 후반 27분에도 아델이 낮은 크로스를 보내봤지만 교체 투입된 알후마이단에게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수비가 걷어냈다.

후반 막판 말레이시아가 오랜만에 기회를 잡았다. 인사가 왼쪽 측면에서 박스 안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데이비스가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바레인이 말레이시아의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알셰이크의 패스를 교체 투입된 알리 이사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골키퍼가 쉽게 잡아냈다.

결국 말레이시아의 골문이 열렸다. 추가시간 5분 코너킥 상황에서 말레이시아 수비가 걷어낸 공을 마단이 왼발 슈팅으로 가져가 골망을 갈랐다. 95분을 버텼던 말레이시아는 마단의 한 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마단의 결승골로 바레인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고, 김판곤 감독은 고개를 떨궜다.

1차전에서 한국에 1-3으로 패했던 바레인은 말레이시아를 잡고 첫 승을 따냈다. 1승1패로 조 3위에 올랐다. 요르단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할 경우 조 1위 16강 진출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반면, 말레이시아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앞서 말레이시아는 1차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0-4로 크게 패했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볼 점유율은 말레이시아가 53대47로 오히려 앞섰으나 골 결정력이 승부를 갈랐다. 말레이시아가 8개의 슈팅 중 3개만 유효슈팅으로 연결해 무득점에 그친 것과 달리 요르단은 14개의 슈팅 중 8개를 유효슈팅으로 만들었고, 절반을 득점으로 이어가며 말레이시아의 숨통을 끊었다.

선제골도 빠르게 터졌다. 전반 12분 알마르디가 말레이시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알마르디가 오른발로 크게 감아찬 중거리 슛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말레이시아 골키퍼가 손을 뻗어봤지만 궤적이 워낙 훌륭해 막을 수가 없었다.

선제골 이후 불과 4분 뒤 요르단이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승부가 빠르게 기울었다. 알나이마트가 박스 안으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말레이시아 수비가 손을 써서 넘어뜨렸다. 비디오판독(VAR) 진행 후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알타마리가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고 반대편에 찔러넣었다. 이른 시간 2골을 내주게 된 김판곤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요르단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 25분 알타마리가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왼발로 때려넣었다. 기습적인 슈팅에 말레이시아 수비진과 골키퍼 모두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선 상황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어이 점수를 더 벌리는 데 성공했다. 전반 32분 오른쪽 측면에서 침투 패스를 받은 알나이마트가 골키퍼까지 제친 후 중앙으로 낮게 연결했다. 이를 쇄도하던 알마르디가 수비 경합을 이겨내고 빈 골대에 가볍게 밀어넣었다. 요르단이 3골 차 리드를 잡았다.

후반 49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알타마리가 잡아 돌파해 들어갔다. 수비수를 앞에 두고도 골키퍼가 조금 나와있는 것을 보고는 골키퍼 키를 넘기는 칩슛을 성공시키면서 멀티골이자 이날 경기 4번째 골을 터뜨렸다. 일방적인 경기 끝에 요르단의 대승으로 끝났다.

김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FIF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이기는 게 당면 목표는 아니다. 중요한 건 말레이시아가 아시아 대륙 최고의 팀과 경쟁한다는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도 최고의 동기부여가 된다. 한국 뿐만 아니라 바레인, 요르단도 강하다. 말레이시아 팬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1경기라도 이겨야 한다. 16강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24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경쟁해 각 조 1, 2위가 16강에 오르며 3위 팀 중 상위 4팀이 추가 진출한다. 16강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던 김 감독의 말레이시아는 첫 경기에서 크게 패하면서 3위 등극도 쉽지 않게 됐다. 이어진 바레인과의 2차전마저 0-1로 패하면서 일찌감치 짐을 싸게 됐다.

최종전은 한국이다. 클린스만호는 바레인-말레이시아 경기에 앞서 요르단과 극적인 2-2 무승부를 거뒀다. 골득실 +3으로 +4를 기록 중인 요르단에 밀려 2위를 유지했다.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승리해야 조 1위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전에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는 전패로 조별리그를 마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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