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하나만 사도 '우르르'…여행지서 동전 처리 '꿀팁' [日요일日문화]
"정말 이대로 계산하시겠어요?"
일본 여행 갔을 때 놀라는 것은 바로 동전입니다. 지폐를 사용해 물건 하나 사면 동전이 거스름돈으로 우르르 쏟아지죠. 계산할 때 동전 세기가 귀찮아 지폐로 물건값을 건네면, 가게에선 꼭 "이대로 내시는 거냐"는 질문이 되돌아옵니다. 동전 세기도 받기도 참 귀찮은데요.
일본 동전, 왜 이렇게 종류가 많은 걸까요? 오늘은 신기한 일본의 동전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관광하시고 동전 처리하는 '꿀팁'도 알려드릴게요.
일본의 동전은 현재 6종류가 통용되고 있습니다. 500·100·50·10·5·1엔이 사용되고 있죠.
일본도 15세기까지는 중국에서 건너온 도래전 등을 수입해 쓰는 등 화폐 제도가 제대로 정립되지는 못했습니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제도가 마련된 것은 에도시대부터인데요. 당시 엔은 금화나 은화를 사용하다가, 근대화를 목표로 했던 메이지 시대 처음으로 지폐가 등장하고. '엔'이라는 단위를 사용하게 됩니다. 화폐 단위는 '엔'으로 하며, 100분의 1을 '전', 1000분의 1을 '리'로 정하고 순금 1.5g을 1엔으로 한다는 기준이 마련됐는데요.
엔이 된 것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분분합니다만, 에도시대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서 '냥'을 '엔'으로 부르던 풍습이 있어서 자연스레 엔이 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엔화는 모두 원형으로 할 것을 정했는데, 사각형과 비교해 사용하기 편리하고, 각이 없기 때문에 마모가 잘 안 되며, 대량 생산에 적합하기 때문에 동전을 많이 발행할 것을 지시합니다. 특히 지폐의 경우 위조하기가 쉬워 동전이 많이 발행됐죠. 이 당시에 엔뿐만 아니라 1전, 5전, 10전, 50전 등의 동전도 보조화폐로 통용됐었는데, 1988년을 끝으로 지금과 같은 체제가 완전히 정착하게 됩니다.
5엔이나 50엔 동전은 구멍이 뚫린 것이 특징인데, 다른 동전과 구별을 쉽게 하고, 위조하기 어렵게 만들고, 시각 장애인들이 구분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500엔은 원래 지폐로 쓰였다가, 1982년부터 동전으로 발행되기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500엔 지폐를 위조하는 일이 잦은 데다가, 사람들이 100엔 동전을 많이 쓰면서 편리함을 도모하기 위해 탄생하게 됐습니다.
이 500엔은 2021년 다시 새롭게 발행됐죠. 일본에서 500엔짜리 동전 넣었는데 자판기가 뱉어낸 경험 하신 분들이 있을 텐데, 신권을 아직 인식하지 못하는 자판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500엔을 다시 만들어낸 이유도 마찬가지로 위조 화폐가 많기 때문인데요. 심지어 500엔을 활용한 범죄도 성행했습니다.
우리나라 500원짜리 동전의 표면을 깎아내서 일본 자판기에 넣으면, 일본 500엔으로 인식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를 악용해 자판기에서 차액을 편취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500엔이 우리나라 돈으로 4500원 정도니, 사실상 9배 가까운 차익을 얻게 되는 것이죠. 지금은 인식을 하도록 만들어 이런 범죄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여기에 일본은 물건을 살 때 세금이 안 더해진 원가와 세금을 더한 가격을 따로 고지해 물건값이 딱 떨어지지 않고 1엔 단위까지 나뉘곤 하죠. 사실상 1엔은 이 때문에 굉장히 활용도가 높은 동전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결국 물건값을 매기는 방식, 위조 방지 등등의 이유로 동전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인데요.
그런데도 일본 여행 시 동전 처리, 참 곤란하죠. 사실 일본에서 동전을 센다고 앞에서 시간을 잡아먹어도 점원이 보채거나 하는 경우는 잘 없으니 보통은 최대한 동전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동전은 1종류당 20개까지로, 백화점 등에서 이를 초과해 사용할 경우 가게 측에서 계산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가령 동전을 다 사용해야 한다고 10엔짜리 20개로 200엔을 내는 것이 불가능한 것인데요. 은행에서 동전을 바꿀 수는 있지만, 대부분 수수료가 발생하곤 합니다.
사실 동전으로는 캡슐토이를 뽑는 가챠, 자판기 음료수 뽑아먹기, 교통카드 충전 등에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요. 또 귀국길 각 공항에 마련된 동전 교환기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여행에서 제일 편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사실 편의점입니다. 일본 세븐일레븐 등 신형 계산대를 도입한 편의점이 있는데요, 금액에 맞게 동전을 셀 필요 없이 있는 동전을 투입구에 털어 넣으면 알아서 계산하고 남은 돈은 단위에 맞게 지폐나 다른 동전으로 바꿔줍니다. 금액이 많지 않은 소액이라면 시도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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