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냄새에도 두통 생기는 사람 보세요

오상훈 기자 2024. 1.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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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편두통이 무서운 점은 발병 원인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환경 변화에 뇌신경 및 뇌혈관이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면서 통증이 나타난다고 추정하고 있다. 다만 수면이 부족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특정 음식을 먹어서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향수 냄새에 편두통이 발생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편두통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이학영 교수에게 물었다.

◇두통이 72시간 지속되기도
편두통의 특징은 전구기, 조짐기, 두통기 그리고 회복기의 4단계를 통해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나태, 피로, 식욕부진, 변비, 설사 등 기분이나 기력 변화를 느끼는 전구기 ▲두통 발생 전 한쪽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반짝이는 빛이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한 국소신경학적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조짐기 ▲욱신욱신하게 아픈 증상과 울렁거림, 구토, 안구통이 4~72시간 동안 나타나는 두통기 ▲두통이 지나가고 기분 저하나 무기력이 몰려오는 회복기의 4단계로 나뉜다. 물론 모든 편두통 환자가 단계별로 증상을 겪는 건 아니다.

편두통의 증상이 발작처럼 나타나는 두통기의 통증도 다양한 양상을 가진다. 대개 머리의 한쪽 부분으로 아픈 증상이 나타나지만, 통증이 퍼지면서 머리 양측이 아플 수도 있으며 특정한 부위가 아닌 전체의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 양상은 주로 욱신욱신 쑤신다는 박동성의 통증을 흔히 호소한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4~72시간 이후에 진정되기 때문에 길게는 2~3일 가까이 꼼짝 못 하고 통증을 겪을 수 있다.

◇약 상관없이 두통 심해지기 전에 복용해야
편두통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급성기 약물요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이 먼저다. 편두통 발작이 시작되면 가능한 한 빨리 편두통 약물을 복용할 필요가 있다. 많은 환자가 약물의 복용을 꺼리고 두통이 견디기 힘들 정로도 심해진 후에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편두통 급성기 약물치료는 두통 발생 후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해야 더 효과가 좋다.

급성기 약물요법으로 사용되는 약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일반적인 진통제나 항구토제 등 흔한 약물도 있고, 편두통의 통증에만 특이적으로 효능을 보이는 트립탄과 같은 약물도 있다. 약물을 선택할 땐 환자 개인의 통증 정도나 약물에 대한 반응, 부작용 및 동반 질환과 같은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다. 다만 약물을 너무 자주 복용하면 ‘약물과용두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항CGRP단클론항체 등 예방 약물 개발돼… 
급성기의 약물요법과 함께 통증의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을 줄이기 위한 예방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즉, 두통 발작이 너무 잦거나 혹은 심해서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거나 급성기 약물요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예방치료를 해 볼 수 있다. 예방치료에는 여러 가지 약물들 중 환자에게 맞는 약물을 선택해 2~3개월 이상 충분히 사용해 보고 예방 효과에 대해 평가하게 되며, 보툴리눔독소 주사인 보톡스 역시 만성편두통의 예방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하는데 3개월에 한 번 주사하게 된다.

최근에는 항CGRP단클론항체라는 새로운 계열의 약물들이 개발되면서 편두통의 예방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항CGRP단클론항체는 먹는 약물이 아니라 한 달 또는 석 달에 한 번씩 주사하게 되는 주사제로서 용량 조절이 필요 없고 복용 순응도가 우수하다. 효과가 매우 우수한데도 주사를 맞은 부위의 통증과 발진 정도 외의 큰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약제의 비용이 고가이며 아직 임신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것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유발원인 파악 가장 중요, 통증 기록하는 ‘두통일기’ 작성 도움
개인별로 다를 수 있는 편두통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두통일기를 작성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개별 환자의 두통 유발 원인을 확인했다면 이를 회피하거나 경감시킬 수 있는 다양한 대처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하거나 적절한 수면을 취하거나 운동 등을 통해 생활 습관을 조절하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이학영 교수는 “환자 스스로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 및 언제 두통이 유발되는지 편두통의 유발 요인도 파악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개인별 유발 요인에 대처하는 치료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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