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나오는 ‘이 음식’… 혓바닥 세정한다?

이채리 기자 2024. 1.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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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류의 음식을 동시에 먹다 보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가 힘들다.

이전에 먹던 음식 성분이 혀에 그대로 남아있으면, 다음 음식을 먹을 때 미각 수용체의 결합 양식이 바뀌면서 온전한 맛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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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음식을 먹으면 구강 내 음식물이 씻어내려 가면서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러 종류의 음식을 동시에 먹다 보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가 힘들다. 이전에 먹던 음식 성분이 혀에 그대로 남아있으면, 다음 음식을 먹을 때 미각 수용체의 결합 양식이 바뀌면서 온전한 맛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 특정 음식을 먹으면 구강 내 음식물이 씻어내려 가면서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미각을 세정해주는 역할을 하는 음식 종류에 대해 알아본다.

◇삼삼한 크래커, 효과적인 미각 세정제
전분 덩어리는 꽤 효과적인 미각 세정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식품공학과 연구팀은 효과적인 미각 세정제를 찾기 위해 실험대상자에게 단맛(젤리빈), 쓴맛(커피), 기름진 맛(훈제 소시지), 떫은맛(차), 매운맛(매운 토르티야 칩), 시원한 맛(민트), 잔향(사과 소스) 등을 먹게 한 뒤 크래커, 물, 레몬수, 우유, 초콜릿 등으로 미각 청소를 하게 했다. 그 결과, 밀가루와 물로만 만든 전분 덩어리인 크래커가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바게트 등 별맛이 없는 빵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직까지 명확한 원리가 연구로 밝혀진 것은 아니나, 아무 맛이 나지 않는 식빵을 씹을 때 입 안에서 침이 나와, 남아 있던 맛 분자가 식빵과 함께 목구멍으로 넘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양식 레스토랑에 가면 식전 빵이 종종 나오는 배경도 이런 요인 때문이다.

◇레몬 씹기, 침 분비 촉진해… 미각 극대화
레몬 역시 잘 알려진 미각 세정제 중 하나다. 와인을 시음할 때 중간에 레몬을 씹는 경우가 많다. 와인의 단맛, 떫은맛, 향 등 미묘한 특징을 식별하기 위해서다. 반복적으로 비슷한 맛에 노출되면 미각 수용체가 혀 표면에서 세포 내부로 숨어들어 가 맛을 잘 느끼기 힘든데, 레몬의 신맛은 이를 회복시켜 준다. 또 신맛이 침 분비를 촉진해 구강 내 음식물을 효과적으로 씻어내는 것도 함께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약 복용 후… 미각 저하되기도
만성질환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약이 미각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등에 쓰이는 약은 미각세포의 재생에 중요한 영양소인 아연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아연이 부족하면 미각세포의 재생 속도가 느려지는데, 예전처럼 맛을 잘 느끼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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