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졸전 끝에 요르단과 2-2 무승부…여전히 E조 2위 [아시안컵 리뷰]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고전 끝에 요르단전을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2차전 맞대결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면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요르단(87위)을 비롯해 바레인(86위), 말레이시아(130위)와 함께 E조에 속했다. 이미 지난 15일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클린스만호는 3-1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한국은 곧바로 다음 경기인 요르단전에서 상대 전적 5경기 무패(3승2무) 기록이 무색하게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2실점하면서 패배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황인범이 동점골을 이끌어 내면서 요르단전 무패 기록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 16강행 확정까지 단 1승…클린스만호, 'GK 제외' 바레인전 라인업 재가동
이날 한국은 4-4-2 전형을 내세웠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고,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엔 이재성, 박용우, 황인범, 이강인이 배치됐고, 최전방 투톱 자리에 조규성과 손흥민이 이름을 올렸다.
요르단은 3-4-3으로 맞섰다. 야지드 아부라일라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살렘 알아잘린, 야잔 알아랍, 압달라 나시브가 백3를 형성했다. 좌우 윙백은 마흐무드 알마르디와 에산 하다드가 맡고, 중원엔 라자에이 아예드와 니자르 알라시단이 출전. 최전방에서 알리 올루얀, 야잔 알나이마트, 무사 알타마리가 한국 골문을 노렸다.
이번 아시안컵 엔트리는 26명으로 구성되며 매경기마다 각 팀 감독이 23명을 골라 선발 혹은 교체 명단에 넣을 수 있다. 나머지 3명은 관중석으로 향한다. 클린스만호는 바레인전 명단에서 김진수, 황희찬, 김승규 3명을 제외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골키퍼를 제외하고 바레인전 때와 동일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바레인전 때 골문을 지킨 건 김승규였으나, 경기를 앞두고 지난 19일 김승규가 훈련 중 오른쪽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대표팀 소집에서 해제됐다.
김승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조현우에게 골문을 맡겼다. A매치 통산 24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골키퍼 조현우는 지난해 10월 베트남과의 친선전 이후 5경기 만에 다시 골키퍼 장갑을 끼고 나왔다.
황희찬과 김진수는 바레인전에 이어 다시 한번 명단 제외를 당했다. 김진수는 왼쪽 종아리 부상을 입었고, 황희찬도 엉덩이 근육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이번 아시안컵 첫 출전을 다음 기회로 넘겼다.
클린스만호는 요르단전에서 E조 1위 등극을 정조준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요르단도 말레이시아와의 1차전에서 4-0 완승을 거두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두 팀 모두 승점 3으로 동률이지만 골득실(요르단 +4, 한국 +2)에서 앞서 요르단이 1위로 올라섰다.
요르단을 제압한다면 한국은 16강행 티켓을 거머쥘 뿐만 아니라 사실상 조 1위가 확정된다. 한국의 3차전 상대는 E조 최약체 말레이시아이고, 설령 말레이시아한테 패하더라도 요르단 혹은 바레인과 승점이 같아지더라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이 위로 올라간다. 다만 말레이시아가 조별리그 2경기를 모두 승리한다면 한국은 2위로 내려가게 된다.
16강 진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르단전을 앞두고 지난 19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은 선수 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어려운 팀"이라며 "얼마나 상대의 장점을 잘 차단하느냐, 그리고 우리의 플레이를 잘 해내느냐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요르단에 대해 그는 "첫 경기에서 4골을 넣은 팀이 어떻게 수비적인 팀인가. 공격적인 팀이고, 우리에게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상대를 존중하면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승규의 부상에 대해선 "이날 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김승규의 몫까지 최선을 다해서 대회에 임해야 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앞으로 나아가자'라고 말했다"라며 "김승규가 하차해 매우 가슴이 아프다. 다만, 부상도 축구의 일부다.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전했다.
황희찬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엔 "몸 상태가 좋다. 통증이 없다고 하더라. 워밍업을 소화하고 개인 훈련을 했다. 앞으로 경과를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라며 경기 출전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 태극전사들이 겪고 있는 '옐로 트러블'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바레인전 때 한국은 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포함해 이기제, 박용우, 김민재, 조규성까지 총 5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았다.
대회 규정상 각기 다른 경기에서 받은 경고가 2장이 되면 해당 선수는 한 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게 된다. 대회 기간 중 받은 경고가 모두 사라지는 건 8강 이후이기에 클린스만호는 잔여 경기 동안 카드 관리가 필수가 됐다.
일각에선 한국이 요르단전 때 '카드 세탁'을 할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만약 바레인전 때 경고를 받은 선수들이 요르단전에서 경고를 받으면 E조 최약체 말레이시아전을 결장한 뒤 누적 경고가 0장인 채로 토너먼트에 임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이 옐로카드가 누적되면 경기에 못 뛴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 경고가 없어지는 때까지는 잘 관리해야 한다"라며 말을 아꼈다.
김승규 이탈로 인한 조현우 출격, 카드 관리 등 한국 축구 팬들이 관심 있게 지켜볼 요소가 가득한 가운데 일부 팬들은 바레인전 때 혹평을 받았던 이기제가 지난 경기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했다.
지난 15일 바레인전 때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이기제는 황인범의 선제골로 1-0 앞서가던 중 후반 6분 측면에서 볼을 빼앗겨 동점골 빌미가 됐다. 이후 이강인이 멀티골을 터트려 승리를 거둘 수 있었지만 하마터면 이기제가 승리 실패의 중심에 설 뻔 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실점을 혀용한지 1분 만에 경고가 한 장 있던 이기제를 김태환과 교체했다.
이기제는 클린스만 감독 이전에도 대표팀 레프트백으로 곧잘 뽑혔지만, 클린스만이 지휘봉을 잡은 뒤엔 거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소속팀 수원 삼성에선 지난해 9월30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이후 자취를 감췄다.
염기훈 감독대행은 자신이 부임한 뒤 이기제를 단 1초도 쓰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기제가 아시안컵 엔트리에 승선한 뒤 클린스만 감독이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에 대해 "이기제는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그에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대표팀에서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 이를 느꼈다"면서도 "그는 항상 자신의 일을 해냈다. 놀라운 폼을 유지했고 경기에서도 보여줬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팀을 돕는 선수를 뽑고 싶다. 소속팀에서의 이유가 어떻든 대표팀 감독으로서 선수의 모습을 판단해야 한다"고 그를 옹호했다.
이어 "왼쪽이나 오른쪽 풀백은 늘 고민이 있다.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야 했다. 올해 우측에서 어린 선수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왼쪽은 이기제, 김진수가 함께 할 것이다. 이기제가 최근 몇 달간 어려웠지만, 우리는 그를 믿고 있고 최고의 프로페셔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바레인전 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던 이기제가 다시 한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요르단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믿음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한편, 같은 프랑스 리그1에서 뛰고 있고 현재 아시안컵 득점 공동 3위에 올라 대회 득점왕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이강인(PSG)과 요르단 공격수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 간의 맞대결도 주목할 요소 중 하나이다.
1996년생 왼발잡이 윙어 알타마리는 자타 공인 요르단 축구대표팀의 에이스이다. 선수단 대다수가 자국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요르단 대표팀 내에서 유일한 유럽파 선수이자 현재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프랑스 리그1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몽펠리에에 합류한 알마타리는 8월에만 3경기를 뛰며 3골 1도움을 올렸다. 리그앙 이달의 선수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빠른 속도와 드리블에서 나오는 전진 능력, 그리고 공을 소유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몽펠리에에서 꾸준히 출전해 올시즌 16경기에서 3골 3도움을 올렸다. 16경기 중 선발 출전이 15경기로, 명실상부 몽펠리에 주전 선수로 등극했다.
유럽에서 요르단을 대표하는 알타마리는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2016년 20세가 되지 않은 나이에 A대표팀에 데뷔한 그는 말레이시아전을 포함해 벌써 A매치를 55경기 뛰면서 14골을 터트렸다.ㅜ2019 아시안컵 때도 조별리그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조국을 16강으로 이끌었지만 베트남과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16일 말레이시아와의 이번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때 알마타리는 선발로 나와 2골을 터트리며 요르단의 4-0 대승을 이끌면서 한국 대표팀의 '경계 대상 1호'로 등극했다.
예상대로 요르단은 선발 라인업에 알타마리를 내세웠다. 클린스만호도 이강인을 선발 출격 시키면서 '리그1 더비'가 펼쳐졌다. 이강인 역시 올시즌 PSG로 이적해 프랑스 리그1에 데뷔한 후 모든 대회에서 16경기 3골 2도움을 올리며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강인은 자신이 왜 '클린스만호 에이스'라고 불리는 이유를 바레인전에서 증명했다. 한국이 동점골을 허용해 스코어 1-1이 되자 이강인은 장기의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두 번 흔들면서 3-1 승리를 이끌었다. 바레인전 멀티골로 이강인은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6골 3도움을 올리며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나란히 2골을 터트린 이강인과 알타마리는 아시안컵 득점왕 레이스에 합류했다. 현재 아크람 아피프(카타르)와 아이만 후세인(이라크)이 3골로 득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고, 2골을 넣은 이강인, 알타마리 등 8명의 선수가 뒤를 이었다.
공교롭게도 똑같이 프랑스 리그1에서 활약 중인 두 선수가 조별리그 1차전에서 2골을 터트리며 조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요르단 맞대결에서 이강인과 알타마리 중 마지막에 웃는 선수가 누굴지, 아시안컵 득점왕에 한 발 더 다가서는 선수가 누갈 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 전반 막판 2실점…빛바랜 손흥민 파넨카킥 선제골
전반전 시작 휘슬이 울리자 마자 황인범과 알타마리가 충돌해 쓰러지면서 양 팀 벤치를 긴장하게 했다. 두 선수는 충돌 후 그라운드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지만 다행히 두 선수 모두 일어나 다시 경기에 임했다.
전반 3분 한국의 첫 번째 슈팅이 이강인 왼발에서 나왔다. 지난 바레인전 때 2골을 터트리며 득점 감각이 물오른 이강인은 박스 밖에 가까운 포스트를 노리고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밖으로 향하면서 요르단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전반 4분 손흥민이 박스 안에서 넘어지면서 한국 선수들이 일제히 페널티킥을 주장했다. 황인범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기 위해 손흥민이 박스 안으로 쇄도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요르단 풀백이자 대표팀 주장 하다드가 달려들어 손흥민을 넘어뜨렸다.
이날 주심을 맡은 카타르 출신 살만 팔라히 심판은 요르단의 반칙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비디오판독(VAR)이 가동돼 직접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 온필드 리뷰를 진행했다. 모니터를 확인한 팔라히 심판은 한국의 페널티킥을 선언함과 동시에 반칙을 범한 하다드에게 경고를 주면서 판정을 정정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건 반칙을 얻애낸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과감히 골대 가운데로 툭 찍어 차는 '파넨카킥'을 시도했고, 요르단 수문장 아부라일라를 완벽하게 속이면서 전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요르단전 선제골로 손흥민은 A매치 42호골을 달성했다. 지난해 11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중국 원정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후 3경기 만에 터트린 득점포였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득점 2위 황선홍(50골) 올림픽 대표팀과의 격차를 8골로 좁혔다. 한국 남자 축구선수 A매치 통산 득점 1위는 58골을 터트린 차범근 전 감독이다.
또 지난 2015년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 결승전 때 득점을 터트린 후 약 3277일 만에 아시안컵에서 골맛을 봤다. 손흥민은 지난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도 참가했지만 도움 2개만 올리면서 약 9년 만에 아시안컵 무대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관중석 쪽을 향해 특유의 '찰칼 세리머니'를 펼쳤다. 또 대회 중 십자인대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김승규 유니폼을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이면서 한국 축구 팬들을 감동시켰다.
리드를 잡으며 기세를 탄 한국은 계속 요르단을 밀어붙였다. 전반 13분 선제골 주인공 손흥민은 이번에 박스 밖에서 과감히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났다.
전반 초반 팀 주장 하다드가 경고를 받은 데 이어 전반 18분 요르단 에이스 알타마리도 경고를 받았다. 박스 안에서 정승현이 공을 걷어냈음에도 뒤늦게 달려들어 정승현을 넘어뜨리면서 옐로카드를 피할 수 없었다.
전반 20분 손흥민이 멀티골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요르단 수비수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먼저 박스 밖에서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멋진 드리블 돌파를 한차례 보여준 후 반대쪽에 있던 이재성에게 패스했다. 박스 안에 위치한 이재성은 직접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중앙에 있던 손흥민에게 내줬다.
득점 찬스를 잡은 손흥민은 지체 없이 골대를 향해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요르단 센터백 나시브가 몸으로 막아내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21분 알타마리가 벼락같은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알타마리가 날린 반 박자 빠른 슈팅은 그대로 골대를 향해 날아갔지만 조현우 골키퍼가 위로 쳐내면서 선방에 성공했다.
전반 28분 한국도 이날 첫 번째 경고를 받았다. 알타마리의 드리블 돌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황인범이 반칙을 범해 팔리히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은 요르단은 키커로 알마르디를 내세웠다. 알마르디의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은 그대로 골대 쪽으로 날아갔지만 조현우가 몸을 날려 옆으로 쳐내면서 동점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이어진 역습 상황에서 황인범이 요르단 수비수 알아랍과 충돌해 넘어졌다. 머리 쪽에 큰 충격을 받은 황인범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심판은 알아랍에게도 경고를 주면서 이날 요르단은 전반에만 경고 3장을 받았다.
전반 34분 설영우가 한국 진영에서 골을 빼앗기면서 위기를 초래했다. 강한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올루얀은 그대로 박스를 향해 돌진했고, 동료와 2 대 1 패스를 주고받은 후 슈팅까지 날렸지만 유효슈팅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요르단이 조금씩 한국을 몰아붙이는 가운데 전반 37분 한국은 끝내 세트피스 상황에서 동점골을 허용했다.
요르단의 코너킥 상황에서 마르디가 먼 포스트를 향해 길게 크로스를 올렸다. 마르디의 크로스는 그대로 반대쪽에 있던 센터백 알아랍에게 향했는데, 박용우가 이를 중간에 차단하기 위해 몸을 날렸다. 이때 공이 박용우 머리를 맞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한국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동점을 내준 한국은 다시 리드를 되찾기 위해 분투했다. 전반 43분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은 손흥민은 가까운 골대를 향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슈팅은 골대를 벗어나 요르단의 골킥으로 이어졌는데, 이때 손흥민이 심판한테 슈팅이 수비 몸 맞고 나갔다고 주장해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반전 정규 시간이 모두 흐르면서 전반 추가시간이 8분 주어졌다. 전반 추가시간 답답한 공격을 해소하기 위해 조규성이 먼 거리에서 직접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봤지만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기회를 날린 조규성은 동료들에게 손을 들며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전반 추가시간 4분 가량 흐른 시점 요르단의 역전골 기회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괴물 센터백' 김민재가 강인한 신체 능력으로 막아냈다. 역습 상황에서 알타마리는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할 뻔했지만 김민재와의 몸싸움에서 밀려 끝내 슈팅까지 시도하지 못했다. 넘어진 알타마리는 심판한테 페널티킥을 주장해 봤지만 팔라히 심판은 정당한 몸싸움으로 간주했다.
김민재의 호수비로 한국은 위기를 넘겼지만 결국 역전골을 내주며 리드를 잃어버렸다. 먼저 박스 안에서 알타마라의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정승현이 막아냈는데, 박스 밖으로 나간 세컨볼을 공격수 알나이마트가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한국 골망을 흔들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쫓아가는 입장이 된 한국은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다시 스코어를 원점으로 되돌리기 위해 분투했다.
전반 추가시간도 다 끝날 무렵 수비수 이기제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이를 아부라일라 골키퍼가 선방했다. 이때 세컨볼이 조규성 앞에 흐르는 행운이 따랐으나 조규성의 오른발 발리 슈팅이 크게 바운드 되면서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조규성의 득점 기회가 무산된 후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한국은 전반전을 1-2로 마치며 승리를 위해선 후반전 때 최소 2골이 필요하게 됐다.
전반 45분 동안 한국은 볼 점유율 54%, 슈팅 숫자 8 대 8을 기록하며 요르단 상대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특히 유효슈팅은 요르단이 3개로, 한국(2개)보다 1개 더 많았다. 코너킥도 5 대 1을 기록해 한국보다 더 많은 세트피스 기회를 만들었다.
◆ '바레인전 1골 1도움' 황인범, 또 클린스만호 구했다…후반 추가시간 극적 동점골 이끌어내
후반전이 시작되자 클린스만 감독은 교체 카드 2장을 바로 사용했다. 박용우와 이기제를 불러들이고, 홍현석과 김태환을 투입하면서 전술에 변화를 줬다. 이로써 이기제는 지난 바레인전에 이어 또다시 선발로 나왔지만 이른 시간에 교체 아웃됐다.
후반 9분 손흥민이 황인범한테 슈팅 기회를 만들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박스 안에서 손흥민은 직접 슈팅을 시도하기 보다 박스 밖에서 달려오던 황인범 앞으로 패스했고, 황인범이 곧바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외면했다. 이때 황인범 슈팅이 요르단 선수 맞고 나간 것으로 보였으나 심판은 요르단의 골킥을 선언했다.
후반 10분 조현우가 후방 빌드업 중 패스 미스로 실점 위기를 초래할 뻔했으나 수비에 성공한 김민재가 공을 걷어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좀처럼 공격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후반 16분 왼쪽 측면에 있던 손흥민이 박스 쪽으로 크로스를 올렸으나 너무 길게 날아와 반대편 터치라인으로 향했다. 교체로 들어온 김태환이 공을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요르단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실수를 한 손흥민은 곧바로 미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후반 20분 오프사이드 상황이긴 했지만 했지만 조규성이 다시 한번 아쉬운 결정력을 보였다. 부심이 깃발을 들었지만 한국은 만약의 상황을 위해 끝까지 경기를 플레이했는데, 조규성이 완벽한 득점 찬스에서 골대 위로 슈팅을 날리면서 좀처럼 대회 첫 골을 터트리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2분 뒤 이강인의 왼발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24분 클린스만 감독은 다시 한번 선수 2명을 교체했다. 조규성과 이재성을 빼고, 정우영과 오현규를 넣으면서 공격진에 활기를 더했다.
후반 27분 한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정승현이 머리에 공을 맞히는데 성공했지만 공이 위로 뜨면서 아부라일라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1분 뒤 박스 밖에서 날아온 알라시단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은 조현우가 품에 안았다.
후반 30분이 넘어서자 요르단이 수비적으로 나서면서 한국의 공격이 이어졌다. 손흥민의 센스 있는 패스로 왼쪽 측면에서 설영우가 돌파에 성공한 뒤 골대 앞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조규성을 대신해 투입된 오현규가 힘껏 뛰어올라 헤더 슈팅을 노려봤지만 아부라일라 골키퍼가 한 발 먼저 공을 잡는데 성공했다.
후반 33분 손흥민의 백힐 패스를 받은 정우영이 박스 안에서 과감하게 돌파한 뒤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슈팅이 부정확해 골대 밖으로 향했다. 1분 뒤 박스 안에서 이강인이 공을 잡아 기회를 엿봤으나 미끄러 넘어지면서 아쉽게 공격 기회가 무산됐다.
정우영은 후반 35분 다시 한번 박스 안을 들어와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또 슈팅이 골대를 외면해 요르단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후반 37분 이강인도 또다시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부라일라 골키퍼가 선방에 성공했다. 이때 세컨볼을 노린 오현규가 몸을 날려 바이시클 킥을 시도했으나 교체로 들어온 수비수 무하메드 아부 하쉬시한테 방해를 받았다.
계속 요르단을 밀어붙이던 한국은 후반 41분 요르단의 전방 압박으로 실점을 허용할 뻔했다. 교체로 들어온 미드필더 파디 아와드가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했고, 근처에 있던 동료들에게 패스하기 보다 직접 슈팅을 택했는데 힘이 너무 들어간 나머지 슈팅이 관중석 쪽으로 날아갔다.
후반 추가시간이 11분 주어진 가운데 한국이 드디어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귀중한 동점골은 만든 건 황인범이었다.
먼저 오른쪽에서 날린 김태환의 크로스가 오현규를 지나쳐 반대쪽에 있던 손흥민에게 향했다. 손흥민이 쇄도하는 황인범한테 공을 내줬고, 황인범 다이렉트 슈팅은 요르단 센터백 알아랍 맞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돌아갔다.
지난 바레인 전때도 1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던 황인범은 요르단전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동점골을 만들어 내면서 팀의 패배를 막아냈다.
한국은 내친김에 역전골까지 노렸다. 오현규가 박스 밖에서 날린 오른발 터닝 슈팅은 아쉽게 골대 밖으로 날아갔다.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빈 황인범을 빼고, 박진섭을 투입하면서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오현규는 후반 추가시간 알타마리와의 볼 경합 상황에서 반칙을 범하며 팔라히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후반 추가시간 8분 가량 흐른 가운데 홍현석이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지만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세컨볼을 홍현석이 몸을 날려 골대 안으로 집어넣기 위해 분투했지만 아쉽게도 슈팅이 골대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추가시간도 모두 흘렀고 심판은 경기 종료 휘슬을 불면서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나 한국과 요르단이 사이 좋게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E조 순위는 변화 없이 요르단이 1위, 한국이 2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오는 25일 오후 8시30분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고, 같은 날 요르단도 바레인과 조별리그 3차전을 가질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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