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와 전쟁 이스라엘, 사상 첫 여군 최전선 투입 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와의 전쟁을 계기로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여군을 최전선에 투입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에 들어간 지난해 10월 말부터 여군을 최전선에 투입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여성에게도 군 복무 의무가 있는 몇 안 되는 징병제 국가지만, 여군을 최전선에 투입한 것은 1948년 건국 이래 처음이다. 유대교 국가인 이스라엘에서 여군은 그간 핵심 전력에서 제외됐다. 극우 성향의 랍비 지도자와 일부 남성 군인들의 반대가 컸던 탓이다.
이스라엘군 내 성차별 비판이 수십년간 이어지면서 여군의 역할은 점차 늘어났다. 최근에는 군 보직의 90%까지 여성에게 개방됐지만, 최전선에 투입되는 주요 보병 부대나 엘리트 특공 부대는 여전히 여군에게는 닫혀있었다. 다만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이번 가자지구 전쟁에 투입된 혼성 부대 중 하나를 이끄는 여성 대위 아미트 부시(23)는 가자 북부 최전선 기지에서 남녀 부대원 83명을 지휘하고 있다. 부시 대위는 NYT에 "그(성별의) 경계는 흐려지고 있다"며 "군에서 우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민간인 1200여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납치당하자 이스라엘 내부에선 군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또 기습 당일 여성 중령 벤 예후다가 이끄는 혼성 보병 부대 카라칼이 하마스 대원과 12시간 동안 전투를 벌인 끝에 이들이 인근 마을을 공격하는 것을 저지하는 등 활약상이 알려지면서 여군 역할의 확대에 비중이 실리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종교가 없는 이스라엘 시민 중 여성 70%, 남성 67%가 전투에 참여하는 여군의 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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